[UBC 한인학생 기자단의 눈] #MeToo운동에 대한 엇갈린 시선, UBC는?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밴쿠버 | [UBC 한인학생 기자단의 눈] #MeToo운동에 대한 엇갈린 시선, UBC는?

안세영 인턴 기자 입력18-03-27 09:11 수정 18-03-29 16:27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본문

 

 

전 세계는 #MeToo(이하 미투)혁명 중이다. 권력의 위계에 의한 성폭력을 대중에게 폭로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미투운동은 2017년 하반기 북미에서 시작되어 SNS을 통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올해 1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청 내부 성추문 폭로와 함께 시작된 한국의 미투운동 또한 한국사회의 전반을 흔들어 놓고 있다. 

피해자들이 발언이 터져 나오고, 거물 가해자들이 언론의 첫 페이지에 실리면서 대중은 어느 때보다 더욱 엇갈린 의견을 내고 있다. 

미투운동의 지지자들은 더 많은 피해자가 발언할 수 있도록 그들의 용기를 지지하고 격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각엔 미투운동을 지지한다는 마음에도 불구하고 서슴없이 가해자의 등급을 나누고 그들을 무분별하게 비난하며 피해자의 용기와 고통을 희석시키기도 한다. 또한 익명발언자들의 피해사실을 임의적으로 진단하고, 실명발언자들의 신상을 파헤치는 등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도 만연하다. 이러한 행위는 다른 피해자들을 입막음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무고한 사람들이 미투로 지목되어 심각한 피해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채 판결이 나기도 전에 온라인 상에서 대중들에게 집단린치를 당하기 때문이다.

미투발언은 언론계, 문화예술계, 연예계, 정치계를 넘어 교육계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대학가도 예외는 아니다. 과연 UBC는 미투에서 자유로울까?

2016년 UBC 문예창작 프로그램 학과장 스티븐 갤러웨이(Steven Galloway)가 성추문 의혹으로 고발당한 적이 있다. UBC는 조사를 거쳐 그를 해고했다. 이에 마가렛 엣우드(Margaret Atwood) 등 캐나다의 저명한 작가들은 UBC에 갤러웨이의 해고가 부당하다는 공개서문을 보냈다. 공개서문은 갤러웨이에게 정당한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UBC가 사건을 매듭짓는데 급급해” 갤러웨이의 권리를 무시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공개서문은 온라인상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작가, 시인, 인권운동가를 포함한 많은 대중은 이들의 공개서문을 비판했다. 기존 법률제도가 성폭행 피해자들이 겪는 2차 피해를 방관하는 점을 꼬집으며 기성문인들이 기득권임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입막음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대부분 미투발언자들이 법리적 해결방안을 포기하고 더 많은 성폭행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지하기 위해 발언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캐나다 대중의 주장은 미투운동의 본질인 억압 및 차별과도 닿아있다.

갤러웨이 논란은 벌써 2년전 일이지만 올 해 1월 마가렛 엣우드가 The Globe and Mail의 오피니언란에 기고한 글*을 계기로 또 한번 수면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미투운동은 “법률 제도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법리적 해결방안이 배제된 미투운동의 “여론재판은 집단린치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또한 온라인상의 수 없는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해당 사건 이후, UBC는 2017년 첫 교내 성범죄 정책을 만들었다. 또한 매 해 1월 실시해오던 성폭력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는 캠페인(Sexual Assault Awareness Month)을 강화했다. 성폭력 방지 및 대응 국(Sexual Violence Prevention and Response Office)의 디렉터 소냐 보이스(Sonya Boyce)는 올 해 1월에 있었던 캠페인의 목표가 “성폭력에 대한 인식을 함양하고, 특히 미투운동에 힘입어 더욱 많은 성폭력 생존자들에게 도움을 청할 곳이 있음을 알리는 것” 이라고 밝혔다. 

미투운동은 원래의 목적인 성범죄의 심각성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사회의 곪은 부분을 짚어준다. 이에 대해 대중은 공론의 장을 만들고 엇갈린 의견들을 표출한다. 과거엔 사적인 문제에 해당하던 성범죄 또는 권력에 의한 억압 등이 열린 장소에서 논의되고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조금 더 건강한 사회로 내디딘 것은 아닐까?  

필자는 UBC에서 문제를 해결한 과정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한국의 기사를 보면 미투운동의 후속 활동이 정부 및 민간 차원에서 만들어지고 있음에 안도한다. 미투운동은 비단 어느 사회만의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나 캐나다 사회 모두 미투운동과 이에 관련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투운동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사회 전체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이다.

 

fb9ad6dec7b068f4b24e7be870f5d50f_1522167049_1419.jpg
 

안세영 인턴기자(sy.ahn1122@gmail.com)

UBC 하늬바람 기자단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게시물 검색
Total 22,386건 477 페이지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뉴스 제목
밴쿠버 코비스, 롯데 신제품 '순하리 딸기' 출시: 부드러운 목넘김에 새콤달콤한 맛
 캐나다 주류 공급업체 (주) 코비스(대표: 황선양)는 롯데주류의 '순하리 딸기'를 5월1일부로 온타리오주를 제외한 캐나다 전역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캐나다에 선보이는 '순하리 처음처럼 딸기'는 롯데주류의딸기향이 첨가된 소주 베이스
04-26
이민 "EB-5 최저투자금50만불로 그린 카드를"
한국인 세계 4위, 90% 이상 리저널 센터 통해 영주권 받아미국으로 이민하고자 하시는 한국인들 중 많은 분들이 부딪치는 높은 영어의 장벽, 더 어려운 미국 내 취업 혹은 친인척이나 연고 없이도 본인의 자산 (합법적 투자자금 확인) 자격만 확인되면 아주 쉽고 빠르게 영
04-26
캐나다 토론토 부상자 13명 명단 공개, 나머지 1인 한인 가능성
토론토 희생자를 위한 추모 장소에 몰려든 시민들(트위터 캡쳐)마지막 1인 한인일 경우 한인부상자 총 3명한인 사망자 남성 1명, 여성 2명으로 알려져 지난 23일 발생한 광역토론토 노스욕의 영과 핀치 교차로에서 발생한 사건의 한인 부상자 명단이 범인의 살인미수
04-25
이민 EE이민 통과점수 441점...연중 최저
매번 3300명 선발해야 상반기 목표 달성4월 25일 3500명, 한인에게 화중지병  4월 들어 연방 EE이민 관련 조치가 작년 4월과 비슷한 양상으로 마치 복사 해 놓은 모습을 보였다. 연방이민부는 25일자로 3500명의 EE 이민신청자를
04-25
밴쿠버 재닛 오스틴 신임 BC주총독 취임
재닛 오스틴 제30대 BC주총독이 24일 BC주의사당에서 로버트 바우만 BC주대법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 BC주정부]BC서 英여왕 대리 역할다양한 비영리기구 활동 경력 재닛 오스틴(Austin) 제30대 BC주총독이 취임했다. 공식
04-25
밴쿠버 "지하 여유 공간에 손님 들여도 되나요?"
문답으로 살펴보는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 등 단기숙박업이 19일부터 밴쿠버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24일 오후 밴쿠버공립도서관에서 열린 단기임대업 설명회에는 여러 주민이 모여 시 공무원에게 다양한 질문을 꺼내며 궁금점을 해소했다. 이날 나온 내
04-25
밴쿠버 전기자동차를 누가 죽였나? 전기차에 대한 미신들
  지구온난화에 따른 전기자동차의 보급이 시급하지만 다양한 오해로 인해 구매의사결정에 방해가 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BC 하이드로(BC Hydro)가 발표한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자동차 구매 희망자들이 아직도 전기자동차가
04-25
부동산 경제 사채 빌려 집 사는 사람 늘어
새 모기지 규정 시행후 대출 신청 봇물  올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연방정부의 새 모기지 규정에 따라 대출심사가 엄격해 지면서 이 과정에서 탈락한 주택구입 희망자들이 신용조합과 사채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04-25
밴쿠버 봄 홍수 시즌 갑자기 불어나는 물에 차 조심
봄철 날씨가 높아지면서 겨우내 산에 쌓였던 눈들이 녹으면서 BC 내륙지방에 예기치 않은 홍수가 날 수 있어, 운전자들의 도로 주행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ICBC는 이번주 상습 범람 지역에 홍수가 예상됨에 따라 해당 지역을 지나는 운전자들에게 이에 대비할
04-25
세계한인 재외한인 대상 한민족통일문예 공모
통일부와 (사)민족통일협의회에서는 문예창작 활동지원을 통해 국내외 미래 통일세대들에게 통일의지를 심어주고,  통일지지 기반 조성에 기여하고자 매년'한민족통일문예제전'을 개최해 왔다. 이에 따라 '제49회 한민족통일문예제전'을 해외동포 학생과 일반인들을
04-25
캐나다 지난해 캐나다 對韓 직접투자 20억 달러
한국의 對캐나다 26.6억 달러캐나다가 한국에 직접 투자한 실가치 금액은 지난 4년간 점진적으로 늘어났지만 한국의 대 캐나다 직접 투자액 가치는 오히려 감소했다.연방통계청이 25일 발표한 직접해외투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캐나다가 한국에 직접 투자한 장부
04-25
세계한인 “2018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사)세계한인언론인협회는 750만 재외동포와 더불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진심으로 환영하며 뜨겁게 응원합니다. 2018년 2월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되기 시작한 남북 화해 분위기는 4월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과 6월 북•미
04-24
밴쿠버 세계 최대 마리화나 온실 BC에
캐노피그로우스의 자회사 트위드가 델타에서 운영하는 마리화나 온실. [사진 tweed] 랭리서 델타로 확장 이전170만 제곱피트10만 그루 동시 재배 세계에서 가장 큰 마리화나 재배 온실이 언론에 공개됐다. 미세하게 온도를 조절하도록 냉·난방 설비를 갖
04-24
밴쿠버 토론토 한인 희생자 사망 3명·부상 2명
   모두 20-30대 젊은이들한인들, 희생자 추모운동24일 경찰 공식 부상자 14명   23일 광역토론토 노스욕의 한인타운에서 발생한 밴트럭 사고의 한인 희생자들이 모두 20-30대 젊은이들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
04-24
밴쿠버 선셋비치 파크 6월초 재개장
밴쿠버공원관리위윈회가 4/20 행사가 열린 선셋비치 파크를 복구하고 있다. [사진 밴쿠버공원위]  '4/20 밴쿠버 프로테스트' 행사가 열린 밴쿠버 선셋비치 파크가 예상보다 빨리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선셋비치 파크는 버라드 브리지 북단 인근에 있다
04-24
세계한인 "왜 꼭 '한인교회'만 다녀야 하나요?"
다음 세대 잃어가는 한인 교회 <1> 한인 2세들 교회 출석 인식 변해1세대 중심 교회 점점 의미 퇴색 한인 2세들이 교회를 떠나는 '조용한 탈출' 현상은 오늘날 한인 교계에 던져진 숙제다. 정체성의 혼란, 1세대와의 괴리, 언어 및 문화적
04-24
밴쿠버 ICBC "소송비 줄여 부상자에게 보상금 더 주겠다"
관련법 개정, 내년 4월부터 발효  BC주정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자동차보험 법률과 행정 비용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ICBC 법안을 제안했다. 주정부가 제안한 법안은 보험료 지불이 5만 달러 미만일 경우 이와 관련한 소송을 단순화 시켜 90일
04-24
밴쿠버 "한인 난치병 환자 위해 엄마 같은 사랑을"
캐나다헌혈협회 어머니날 행사5월 5~6일 써리 길포드몰  캐나다 헌혈협회(Blood Canada)에서 어머니날을 앞두고 5월 5일과 6일 써리 길포드타운센터몰에서 헌혈과 줄기세포, 장기 기증 등에 대해 대대적인 홍보와 대중교육을 통한 생명나눔
04-24
밴쿠버 "버나비 소녀 살인범은 이런 모습 보였다"
매리사 센양이 사망 당일 오후 집을 나서는 모습 [사진 RCMP]생전의 매리사 센 양 [사진 RCMP] 합동수사팀, 프로파일러 분석 공개 작년 7월에 발생한 버나비 센트럴 파크의 10대 소녀 살인사건이 장기 미제로 남을 우려가 생기면서 경찰은 
04-24
캐나다 토론토 한인타운 질주한 밴... 10명 사망
23일 오후 토론토 보행자 사망 범행에 사용된 밴. [사진 twitter]  중상자 포함 16명 부상한인 피해 여부 확인 안돼 토론토 한인타운에서 밴이 인도로 돌진해 여러 명이 숨지고 다쳤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한인 업소가 많아 한인 피해자
04-23
밴쿠버 빈집세 가장 많이 낸 집, 얼마나 냈기에?
그레고어 로버슨 밴쿠버시장이 23일 오전 밴쿠버시청에서 빈집세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 이광호 기자]세수입 3000만 달러과세 제외 이유 "명의 이전 중" 가장 많아전액 서민주택 보급에 사용 예정 올해 처음 도입된 빈집세(Empty Homes
04-23
밴쿠버 컴패스단말기 신용카드·모바일 결제도 가능
  5월 22일부터 비자·마스터 신용카드애플페이·구글페이·삼성페이도 가능   마침내 트랜스링크는 물론 휴대폰 결제시스템으로도 대중교통비를 받을 수 있도록 컴패스단말기 결제 시스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트랜스링크
04-23
밴쿠버 노스웨스트준주 실종 한인 결국 숨진채 발견
노스웨스트준주 헤이리버. [지도 구글맵스]실종 신고 19일 만에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 이달 초 노스웨스트준주 헤이리버(Hay River)에서 실종된 한인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헤이리버 RCMP는 박정환(영어명 데이빗·34)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04-23
밴쿠버 가평 승전 67주년 기념행사 토피노에서 거행
  20~21일 한인인사 대거 참석  한국전쟁에서 캐나다 군인들이 기념비적인 승리를 했던 가평전투를 기리기 위한 연례 행사가 올해도 많은 한인 인사들과 캐나다 참전용사들이 참석해 거행됐다. 가평전투 기념비가 있는 밴쿠버 섬의
04-23
세계한인 국회의원 관행적 외유성 해외출장 꼼짝마라
 국회의회외교지원처법안 발의영사업무 다변화에 따른 체계화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캐나다 출장 논란 최근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들의 돈으로 외유성 해외출장을 한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제 얼굴에 침뱉기를 하면서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자, 여당이
04-23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