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65세 이상) 비율, 작년에 처음으로 어린이(0세~14세) 보다 더 앞서

문화적 소외 느끼는 기존 노인 요양시설 불만소리 많아

캐나다 노령인구가 급증하면서 시니어를 위한 요양 시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 캐나디언을 위한 건강 네트워크가 결성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결성된 Asian Canadian Seniors Health Network(이하 ACSHN)은 캐나다 정치권에 아시아 캐나니언 노령층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다수 아시아 캐나디언 노인층이 문화와 언어 차이 때문에 기존 노인 요양원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UBC 대학 역사학과 헨리 유(Henry YU) 교수는 자신의 할머니를 사례로 들며 ACSHN주장을 뒷받침했다. 유 교수는 “85살 할머니가 심장에 이상이 생겼다. 그녀가 간 곳은 모든 노인들이 그러하듯 지역에 있는 노인 요양원이었다”며 “그러나 그곳에서 지낸 3년간 내 할머니는 불행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언어 소통이 안되고 입에 맛는 음식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만약 문화적인 소통이 되는 곳이었다면 할머니는 더 오랜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이민지원 단체인 석세스(Success) 의장이면서 ACSHN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퀘에니 추(Queenie Choo)는 “리치몬드의 경우 인구의 60 %가 아시아 캐나디언이다. 그러나 나이먹은 후 그들이 갈 곳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며 “석세스가 운영하고 있는 요양시설은 113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곳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4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석세스는 이곳 이외에도 리치몬드에 50명, 그리고 밴쿠버에 33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요양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커뮤니티인 니케이 플레이스 시니어(Nikkei Place Seniors)의 캐시 마키하라(Cathy Makihara)도 “우리가 운영하는 요양시설도 이미 8년치의 대기자 리스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계 이민자가 많은 써리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인도-캐나디언을 위한 요양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레시브 인터컬처럴 커뮤니티 서비스(Progressive Intercultural Community Services Society)의 쉬루티 조시(Shruti Prakash-Joshi)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들어오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노인들을 위한 시니어 하우스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화차이를 고려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ACSHN 은 캐나다 정부 및 정치권에 “변하고 있는 나이 계층별에 적합한 요양 정책”과 “아시아 캐나디언 노인층이 문화 소외감을 느끼지 않는 요양 시설 마련”을 촉구했다.

캐나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발표에 의하면 현재 캐나다 인구는 36,286,425 명이다.( 2016년 7월 1일 현재) 이것은 작년에 비해 1.2 %(437,815명)가 늘어난 수치다. 작년에 최초로 65세 이상 노인층 비율이 아동(0세 ~ 14세) 비율보다 높아 변하는 인구 증가 추세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인구 센서스 분석 결과 65세 이상 노인층은 5,990,511 명으로 전체 인구에서 16.5%를 차지했다. 이것은 6명 중 한 명이 노인인 것을 의미한다. 반면 0세~14세 인구는 5,831,649 명으로 16.1 %를 점했다. 지난 1986년 조사에서는 0세~14세 비율이 65세 인구의 두 배를 차지했다. 그 이후 계속 간격이 줄어들면서 작년에 처음으로 노인층 비율이 더 앞선 것이다.

추 의장은 “향후 ACSHN을 중심으로 아시안 각 국가의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 시니어 하우스 건립에 대해 예산 마련 및 정책 추진 등을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할 예정”이라며 “특히 BC주는 아시아 캐나디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BC 주정부도 더 큰 관심을 갖고 시니어 관련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 천세익 기자

ACSHN는 지난 11월 23일 관련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인구 계층 변화에 맞는 시니어 정책 수립에 대해 토의했다.(사진 제공 - ACS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