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판 살인의 추억'…정부가 나서 진상 조사한다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캐나다 | '캐나다판 살인의 추억'…정부가 나서 진상 조사한다

온라인중앙일보 기자 입력15-12-09 06:47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본문

Assembly of First Nations (AFN) National Chief Perry Bellegarde (R) adjusts a blanket presented to Canadian Prime Minister Justin Trudeau following speeches at the AFN Special Chiefs Assembly in Gatineau on December 8, 2015. (The Canadian Press)

 

“희생자들은 정의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유가족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위로해야 합니다. 우리는 함께 이 비극을 끝낼 것입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8일 퀘벡주 가티노에서 열린 캐나다 원주민 총회(AFN)에 참석해 지난 30년간 벌어진 원주민 여성들의 사망·실종 사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킨다고 선언했다. 진상 조사를 위해 4000만 캐나다달러(약 348억원)의 예산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캐나다 언론은 전했다.

원주민 문화 말살 정책은 캐나다의 어두운 역사였다. 캐나다는 140년 전 인디언법을 만들어 원주민의 투표권을 빼앗고 이들의 종교와 문화 행사를 금지시켰다. 이런 정책은 20세기 중반까지 이어져 원주민 보호를 명목으로 원주민 문화 말살 정책을 폈다. 원주민 어린이들을 가정에서 빼앗아 강제로 기독교 기숙학교에 다니게 했다. 폭행과 성범죄도 벌어졌다. 2008년 스티븐 하퍼 당시 총리는 과거 정부의 ‘문화적 인종말살정책(Cultural Genocide)’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강제 동화정책이 사라진 후에도 원주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백인들의 원주민 박해와 인종 차별이 이어지며 1980년 이후 30여년간 살해된 원주민 여성은 백인 여성의 6배에 이르렀다. 캐나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 기간 1181명의 원주민 여성이 살해·실종됐고 상당수가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인권단체들은 “캐나다 사회의 증오 범죄 증가와 원주민 사회의 빈곤·폭력 문제가 원주민 여성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진상 조사를 요구해 왔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AI)·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 등도 진상 조사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캐나다 정부는 “단순 범죄에 불과하다”며 거부해 왔다.

원주민들의 지지로 정권을 잡은 트뤼도 총리는 원주민 여성 살해·실종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가 차원의 사회 경제적 차별과 직결된 최우선 과제라는 게 트뤼도 총리의 시각이다. 캐나다 정부는 원주민과 피해자 가족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진상조사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2개월 동안 사전조사작업을 진행하고 내년 봄 진상조사위를 본격 가동하기로 했다.

원주민 출신인 조디 윌슨 레이볼드 법무장관은 “어떤 조사도 지금까지의 비극과 희생자들을 되돌릴 순 없지만 앞으로 나아갈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캐롤린 베넷 원주민장관은 “조사위 활동은 국가적 비극을 종식하고 모든 것이 바로잡힐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게시물 검색
Total 22,386건 715 페이지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뉴스 제목
밴쿠버 애보츠포드 1번 고속도로 뺑소니 사고, 보행자 사망
사고 원인 확인되지 않아                애보츠포드 경찰이 지난 6일(수) 새벽에 고속도로 뺑소니 사고를 조사 중이다
01-06
밴쿠버 애보츠포드 1번 고속도로 뺑소니 사고, 보행자 사망
사고 원인 확인되지 않아                애보츠포드 경찰이 지난 6일(수) 새벽에 고속도로 뺑소니 사고를 조사 중이다
01-06
부동산 경제 2015년 부동산 시장, 1년 내내 호황
 '수요 대비 공급 부족' 이 원인                 광역 밴쿠버 부동산 보드(Real
01-06
부동산 경제 BC 주정부, 부동산 보조금 수령 기준 상향 조정
소유 부동산 가치 120만 달러 넘지 않을 경우 연 570달러 수령                 BC 재정부(Ministry o
01-06
밴쿠버 버크 마운티과 마운트 플레전트, MLA 보궐선거 확정
연방 선거 도전 위해 비워진 자리, 곧 다시 채워질 예정                  현재 MLA 부재 상태인 두 개 선
01-06
밴쿠버 버크 마운티과 마운트 플레전트, MLA 보궐선거 확정
연방 선거 도전 위해 비워진 자리, 곧 다시 채워질 예정                  현재 MLA 부재 상태인 두 개 선
01-06
캐나다 가구부채, 새해에도 경제 악재
금융권 전망 ‘회색’ 올해 사상 최고 수위에 도달한 캐나다 가구 부채가 내년에도 늘어나 내수 경제의 큰 불안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가구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164%선을 웃
01-05
밴쿠버 캣페(Catfe), 고양이 부족으로 일시 운영 중단
  예상보다 빠른 입양 속도, 더 많은 관심 아직 필요                지난 해 12월 14일,
01-05
밴쿠버 캣페(Catfe), 고양이 부족으로 일시 운영 중단
  예상보다 빠른 입양 속도, 더 많은 관심 아직 필요                지난 해 12월 14일,
01-05
밴쿠버 자해 시도 남성, 경찰 투입, 교통 통제도
경찰, 전화로 설득해 사고 없어                 지난 4일(월), 코퀴틀람에서 한 남성이 자해를 시도하다 경찰이 투
01-05
밴쿠버 자해 시도 남성, 경찰 투입, 교통 통제도
경찰, 전화로 설득해 사고 없어                 지난 4일(월), 코퀴틀람에서 한 남성이 자해를 시도하다 경찰이 투
01-05
밴쿠버 2016년 첫 총격 사건, 써리에서 발생
델타 인근에서 용의자 3 명 체포                지난 4일(월) 저녁, 써리에서 두 차량 사이에 총격과 추격전이 벌어졌다.
01-05
밴쿠버 2016년 첫 총격 사건, 써리에서 발생
델타 인근에서 용의자 3 명 체포                지난 4일(월) 저녁, 써리에서 두 차량 사이에 총격과 추격전이 벌어졌다.
01-05
부동산 경제 부동산 공시지가, 메트로 밴쿠버 등 높은 상승세 기록
  정부 보조금(Home Owner Grant) 수령자 크게 줄을 듯, '기준 높여야' 의견도             &nbs
01-05
밴쿠버 CFIA, 한국 수입 어묵 제품 리콜
리콜 이유, '계란 성분, 성분표에 표기 안 해'     지난 4일(월), 캐나다 식품안전청(Canadian Food Inspection Agency, CFIA)이 한국산 수입 식품 리콜을 발표했
01-05
밴쿠버 CFIA, 한국 수입 어묵 제품 리콜
리콜 이유, '계란 성분, 성분표에 표기 안 해'     지난 4일(월), 캐나다 식품안전청(Canadian Food Inspection Agency, CFIA)이 한국산 수입 식품 리콜을 발표했
01-05
부동산 경제 국가대표 23조원 투하…중국 증시 일단 진정
  국가대표가 돌아왔다. 5일 중국 증시에 5개월여 만에 소방수가 긴급 투입됐다. 지난해 6~8월 증시 폭락 당시 구원투수로 나섰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 등이다. 개장 첫날인 4일 블랙 먼데이를 맞으며 거래 정지
01-05
부동산 경제 블랙먼데이에 세계 5대갑부 10조원 손실
  세계 5대 부호도 중국발 블랙먼데이의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마존 창업주인 제프 베저스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셔웨이 최고경영자(CEO) 등 세계 5대 부호가 하루만에 87억 달러(약 10조
01-04
부동산 경제 사우디·이란 갈등에 원유공급 '폭증' 우려 …유가 폭락 가속화 전망
이란 테헤란 시의회는 지난 3일(현지시각) 이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이 위치한 '부스탄 거리(Boustan St.)' 명칭을 '아야톨라 님르 바크르 알님르 거리(Ayatollah Nimr Baqir al-Nimr St.)'로 바꿨다.
01-04
부동산 경제 2016년 세계경제 리스크는?…美금리·中성장둔화·低유가
국내외 전문가들은 2016년 세계경제 주요 리스크로 미국 금리인상을 비롯한 주요국 통화정책 탈동조화, 중국경제 성장 둔화, 저유가 지속 등을 꼽았다. 5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힐튼 호텔에서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과 아시아금융학회 주최로 열린
01-04
밴쿠버 BC 검시청 구인광고 게시, 10일(일)까지 신청 가능
업무량 불규칙 파트타임, 인력 찾기 어려워   BC 검시청(BC Coroners Office)이 “8개 지역 지부들이 인력 부족 문제를 안고 있다”며 젊은 층의 관심을 호소했다.  
01-04
밴쿠버 BC 검시청 구인광고 게시, 10일(일)까지 신청 가능
업무량 불규칙 파트타임, 인력 찾기 어려워   BC 검시청(BC Coroners Office)이 “8개 지역 지부들이 인력 부족 문제를 안고 있다”며 젊은 층의 관심을 호소했다.  
01-04
밴쿠버 써리-똑똑, 문두드려 열어주면 묻지마 폭행
             써리 RCMP가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가택 침입 용의자 2명 모습(위 사진)을 공개했다.   사건
01-04
밴쿠버 써리-똑똑, 문두드려 열어주면 묻지마 폭행
             써리 RCMP가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가택 침입 용의자 2명 모습(위 사진)을 공개했다.   사건
01-04
밴쿠버 컴퍼스 카드, 사용 인구 늘면서 서비스 문제 떠올라
먼슬리 패스 충전 오류 많아                새해 시작과 함께 트랜스링크(Translink)가 기존의 교통 티켓 대신&
01-04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