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글로벌기업 '혁신'을 배워라]-소니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부동산 경제 | [신년기획-글로벌기업 '혁신'을 배워라]-소니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6-01-11 08:03

본문

NISI20160108_0011225309_web.jpg
1980~1990년대 전자기기 브랜드로 세계를 주름 잡았던 소니. 소니는 브랜드 이름이지만 고유명사로 활용될 정도로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만큼 소니는 일본의 자존심과도 같았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국내 기업들이 일본 전자업체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소니는 원래 도쿄 니혼바시 백화점의 작은 라디오 수리점이었다. 1946년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와 이부카와 마사루(井深大)가 도쿄통신공업주식회사(東京通信工業株式会社)로 설립, 최초로 생산한 제품은 전기밥솥이었다. 직원도 20여명에 불과했다. 1965년에는 소니로 이름을 바꿨다. 

1979년 출시된 휴대용 뮤직 플레이어인 '워크맨'은 세계적으로 2억대 이상 팔리는 등 전 세계 젊은이들의 라이프 스타일까지 바꿔놨다. 워크맨은 브랜드의 가치를 넘어 '음악은 실내에서만 듣는다'는 고정관념을 깨버리고 걸으면서도 고품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차별화된 '문화 아이콘'으로 통했다. 하지만 MP3 플레이어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1999년 한때 매출액이 9000억엔을 넘었던 워크맨은 현재는 세계 전자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소니는 2005년부터 주력 사업인 TV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삼성에 내줬다. LCD와 PDP TV가 각광을 받으면서 소니의 브라운관 TV는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소니는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기 보다는 '소니'라는 브랜드 힘만 믿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과거의 영광에만 취해 변화하고 있는 시장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소비자들로 부터 외면을 받은 것이다. 덩치가 커지면서 워크맨 같은 혁신적인 제품도 내놓지 못했다. 소니 전 직원인 미야자키 타쿠마는 '소니의 침몰'이라는 글에서 "소니는 여러가지 병을 앓고 있지만 이 가운데 가장 치유하기 어려운 병은 관료화"라며 "일명 '넥타이 부대'가 회사의 의사 결정을 독점하면서 기술자들(현장)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니의 몰락은 경제 위기로 인한 엔화 강세 탓이 컸다. 엔화 강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주력 상품인 TV가 삼성이나 LG 등 국내 기업에 밀려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과거의 위엄도 사라졌다. 

소니는 2007 회계연도 이후 2011년까지 적자를 기록했다. 소니 주가 역시 2007년 12월 6010엔에서 5년 만인 2012년 12월 789엔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체 매출에서 내수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소니는 2011년 전체 매출 가운데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32%에 달했다. 

소니가 국제적 흐름을 무시하고 '갈라파고스 증후군'에 매몰된 것이 몰락의 단초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히토츠바시(一橋)대학 요이치 와시다 교수는 캐나다 IT 전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소니가 '갈라파고스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니의 '워크맨'은 수십년 간 퍼스널 음악 시장의 선두주자 였다"며 "하지만 애플의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에 왕좌를 내줬다"고 지적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 했던 소니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최고경영진(CEO)과 임직원들의 희생이 뒤따랐기 때문에 가능했다. 첫 외국인 CEO였던 하워드 스트링어를 경질한 후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된 카즈오 히라이(平井一夫) CEO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자 봉급 삭감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임원진 십여 명과 함께 보너스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소니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 실적 개선에 나섰다. 부동산 등 자산을 매각하고 공장 통폐합, 인력감축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했다. 히라이는 2012년 2월 사장에 임명된 직후 전체 직원의 6%에 달하는 1만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소니는 올해 3월까지 임직원 5000명을 더 감축할 계획이다.

소니는 2014년에는 수익이 저조한 개인용 컴퓨터(PC)인 바이오 사업부를 전부 매각했다. 대신 모바일, 게임, 디지털이미지에 집중했다. 

TV 사업부는 따로 떼어 내고 스마트폰 사업부를 전면 개편해 스마트폰용이나 디지털 카메라에 사용되는 이미지센서와 같은 스마트폰 부품 출시에 나섰다. 이미지센서는 빛을 인식해 이미지로 보여주는 반도체로 스마트TV나 CC(폐쇄회로)TV,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등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또 '플레이스테이션4(PS4)' 등을 출시하는 등 전 세계 110억 달러 규모의 비디오 게임 시장에 발을 디뎠다. 

소니의 자구책은 먹혔다. 소니의 구조조정과 성장 산업 육성이 결실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1년 회계연도에 순익 430억엔을 거두는 등 5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구조조정과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 하락 등의 영향으로 TV 등 전자사업 부문은 1344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즈는(NYT)는 이에 대해 "전자업계의 낙오자인 소니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PS4를 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평가했다.

소니의 2015년 회계연도 2분기(7~8월) 순이익은 336억엔, 영업이익은 880억엔을 기록했다. 상반기(4~9월) 당기순이익은 1159억엔으로 전년동기 1091억엔 적자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매년 4월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일본 기업은 4~9월을 상반기로 보는데 소니가 상반기 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5년만에 처음이다. 소니는 2014년에만해도 1259억엔의 적자에 허덕였었다.

매출액은 3조7007억엔, 영업이익은 1849억엔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0년 간 최고 흑자를 보였던 2007년도 영업이익(1897억엔)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흑자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스마트폰 카메라용 이미지센서다. 애플의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에 부품으로 사용되는 이미지센서는 아이폰이 한 대 팔릴 때마다 20달러를 받는 등 수년간 소니에 효자 노릇을 해왔다. 또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대표되는 게임 부문 실적 호조도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소니는 오는 4월부터는 이미지센서가 주력인 반도체 부문을 분사시켜 운영할 계획이다. 도시바의 이미지센서 사업부문도 인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신속한 제품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Total 22,121건 693 페이지
제목
[밴쿠버] MLA 보궐선거, 신민당(NDP) 대승으로 마…
신민당 소속의 새 MLA, 멜라니 마크(좌)와 조디 위킨스(우)   낮은 투표율 다시 도마 위, 녹색당 약진도 눈에 띄어           &nbs...
이지연기자
02-03
[캐나다] 일자리 줄어들며 생계형 자영업자 증가
  캐나다 고용시장이 시대적 변화에 뒤져 숙련-전문 일자리가 사라지며 자영업은 상대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민간싱크탱크인 C.D.연구소가 공개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시장에서 인력이...
온라인중앙일보
02-03
[캐나다] 케이블 TV업계, 25달러 미만 패키지 외면
기본패키지 출시 ‘모르쇠’  캐나다 케이블TV 업계가 연방감독당국의 새 규정에 따라 오는 3월1일부터  월 시청료 25달러 미만의 기본 채널패키지를 내 놓아야 하나 현재까지 내역을 공개조차 않고 침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
온라인중앙일보
02-03
[밴쿠버] 밴쿠버 소방서, 서장의 지도력 둘러싼 내분
  로버트슨 시장, 소방관들의 서장 교체 요청에 '현 지도부 신뢰' 응답   밴쿠버 소방서(Vancouver Fire and Rescue Services)가 존 맥키어니(John McKearney) 서장(Fire ...
이지연기자
02-02
[밴쿠버] 밴쿠버 소방서, 서장의 지도력 둘러싼 내분
  로버트슨 시장, 소방관들의 서장 교체 요청에 '현 지도부 신뢰' 응답   밴쿠버 소방서(Vancouver Fire and Rescue Services)가 존 맥키어니(John McKearney) 서장(Fire ...
이지연기자
02-02
[밴쿠버] 써리 RCMP, 미성년자 성추행범 몽타주 공개
  "아는 사람이면 반드시 신고해달라" 당부              써리 RCMP가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의 용의...
이지연기자
02-02
[밴쿠버] 써리 RCMP, 미성년자 성추행범 몽타주 공개
  "아는 사람이면 반드시 신고해달라" 당부              써리 RCMP가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의 용의...
이지연기자
02-02
[밴쿠버] 뉴웨스트 재목 저장소 사고, "목격자 없어 정…
  사망한 직원들은 60대의 중국계 남성들로 확인   지난 1월 23일, 뉴 웨스트민스터의 재목 저장소에서 작업 중 사망한 직원 2명의 신원이 공개되었다. <본지 1월 26일 기사 참조>   BC ...
이지연기자
02-02
[밴쿠버] 뉴웨스트 재목 저장소 사고, "목격자 없어 정…
  사망한 직원들은 60대의 중국계 남성들로 확인   지난 1월 23일, 뉴 웨스트민스터의 재목 저장소에서 작업 중 사망한 직원 2명의 신원이 공개되었다. <본지 1월 26일 기사 참조>   BC ...
이지연기자
02-02
[밴쿠버] 애보츠포드, 공원 노숙 불허 규정 철회
  보호소 확대 등 실내 거주지 찾기 지원     노숙인들의 공원 취침을 두고 많은 갈등을 겪어 온 애보츠포드 시의회가 지난 1일(월), 정식으로 ‘저녁 7시부터 아침 9시까지 노숙인들의 공원 ...
이지연기자
02-02
[밴쿠버] 애보츠포드, 공원 노숙 불허 규정 철회
  보호소 확대 등 실내 거주지 찾기 지원     노숙인들의 공원 취침을 두고 많은 갈등을 겪어 온 애보츠포드 시의회가 지난 1일(월), 정식으로 ‘저녁 7시부터 아침 9시까지 노숙인들의 공원 ...
이지연기자
02-02
[밴쿠버] 페어세이버 판매 중단, 사용 마감 기한은 아직…
  대변인, "스타디움-차이나타운 역에서 스토어 벨류로 전환 가능"    지난 1일(월), 트랜스링크(Translink)가 ‘교통 할인티켓 페어세이버(Faresaver) 판매가 전면 중단되었...
이지연기자
02-02
[밴쿠버] 페어세이버 판매 중단, 사용 마감 기한은 아직…
  대변인, "스타디움-차이나타운 역에서 스토어 벨류로 전환 가능"    지난 1일(월), 트랜스링크(Translink)가 ‘교통 할인티켓 페어세이버(Faresaver) 판매가 전면 중단되었...
이지연기자
02-02
[부동산 경제] 회복하던 국제유가 1일 다시 급락 배럴당 31…
산유국들의 감산 가능성 약화 등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1일 배럴당 31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달러(5.9%) 하락한 배럴당 31.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온라인중앙일보
02-02
[부동산 경제] 한국의 의성여고 컬링부, 동계 전지훈련서 '…
  한국의 의성여자고등학교 컬림부 선수들이 서부 캐나다 지역에 동계 전지훈련을 와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경북 의성여자고등학교(교장 김현인) 컬링부 선수들은 최근 '던컨컬링클럽여자컬링대회'에서 우승한데 이...
온라인중앙일보
02-02
[캐나다] 캐나다 식수도 안전치 않다
주요도시 상수도 ‘노후’   최근 미국에서 독성 식수 사태로 물의가 일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 주민들도 수돗물 오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시가 10만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
온라인중앙일보
02-02
[캐나다] 지카바이러스, 캐나다 발병자 1명 추가-총4명
감염자들, 전염지역 방문 경험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돼 현재까지 캐나다 내에는 총 4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1일 연방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3명의 감염자가 확인된 것에 이어 퀘백지역에서 새로운 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4명...
온라인중앙일보
02-02
[부동산 경제] 해외자산 신고, 방심하면 자칫 ‘탈세’
전문가 상의 후 자진신고 최선 한인 강동수씨(옥빌/34)는 최근 한국의 부모님과 통화를 하던 중 새로운 사실을 알게돼 서둘러 회계사와 상담을 가졌다.   한국의 부모님들이 비과세가 적용되는 액수 만큼 강씨에게 증여를해 강씨의 명의로 주식, 펀드...
온라인중앙일보
02-02
[밴쿠버] 지난 주말, 산악지대에서 스노우보더 6인 사망
실종된 써리 주민과 눈사태에 갖힌 앨버타 주민 5인   지난 주말, BC 주의 산악지대에서 스노우보더 6인이 사망했다. 프린스 죠지(Prince George) 남동부에 위치한 맥브라이드(McBride)에서 1월 29일(금) 1시 반 즘 눈사...
이지연기자
02-01
[밴쿠버] 지난 주말, 산악지대에서 스노우보더 6인 사망
실종된 써리 주민과 눈사태에 갖힌 앨버타 주민 5인   지난 주말, BC 주의 산악지대에서 스노우보더 6인이 사망했다. 프린스 죠지(Prince George) 남동부에 위치한 맥브라이드(McBride)에서 1월 29일(금) 1시 반 즘 눈사...
이지연기자
02-01
[밴쿠버] 오늘(2일) 두 개 지역 보궐선거, BC주 정…
전문가들, "주총선 16개월 앞두고 사실상 레이스 시작"   오늘 2일(화), 두 개 지역에서 주의원 보궐선거가 진행된다.   밴쿠버의 마운트 플레젼트(Vancouver-Mount Pleasant) 선거구와 코퀴...
이지연기자
02-01
[밴쿠버] 오늘(2일) 두 개 지역 보궐선거, BC주 정…
전문가들, "주총선 16개월 앞두고 사실상 레이스 시작"   오늘 2일(화), 두 개 지역에서 주의원 보궐선거가 진행된다.   밴쿠버의 마운트 플레젼트(Vancouver-Mount Pleasant) 선거구와 코퀴...
이지연기자
02-01
[밴쿠버] 밴쿠버 시 올해 첫 살인사건 기록
사망자는 40세 남성   지난 주말, 밴쿠버 시에서 올해 첫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밴쿠버 경찰(VPD)의 브라이언 몬테규(Brian Montague) 대변인은 “1월 30일(토) 밤, 그랜빌 스트리트(Granvil...
이지연기자
02-01
[밴쿠버] 밴쿠버 시 올해 첫 살인사건 기록
사망자는 40세 남성   지난 주말, 밴쿠버 시에서 올해 첫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밴쿠버 경찰(VPD)의 브라이언 몬테규(Brian Montague) 대변인은 “1월 30일(토) 밤, 그랜빌 스트리트(Granvil...
이지연기자
02-01
[밴쿠버]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족의 날
날짜 변경 위한 서명운동도 다시 활기 쉬지 못하는 사람들, "다른 지역들과 맞춰달라"   가족의 날(Family Day, 2월 두번 째 월요일) 휴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 날을 앞두고 다시 한번...
이지연기자
02-01
게시물 검색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