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유령회사 세운 북 김철삼, 주소는 종로구 평창동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한국 | 중국에 유령회사 세운 북 김철삼, 주소는 종로구 평창동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7-03-16 02:01

본문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2010년 이후 2011년 한 해를 빼곤 매해 회원국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해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를 공개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중국이 대북제재의 구멍이라는 사실이 종전보다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수록돼 있다.
지난해 8월 이집트 당국에 의해 적발된 북한 선박지혜산호. [사진 유엔 보고서]

지난해 8월 이집트 당국에 의해 적발된 북한 선박지혜산호. [사진 유엔 보고서]

 ◆로켓탄 실은 북한 선박, 중국서 출발=지난해 3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 2270호에서 유엔은 북한에 대한 해운제재를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중국이 해운제재의 구멍이자 북한의 우회로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집트 당국은 수에즈 운하를 지나가는 북한 선박 지혜산호를 검색했다. 패널의 현장조사 결과 나무 화물박스 79개 안에서 갈철광 2300t 밑에 숨겨놓은 PG-7 휴대용 로켓유탄 3만 개 및 관련 부품이 나왔다. 
지혜산호에 선적된 PG-7 휴대용 로켓유탄. [사진 유엔 보고서]

지혜산호에 선적된 PG-7 휴대용 로켓유탄. [사진 유엔 보고서]

패널은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 금수 제재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유탄을 숨기는 데 쓴 갈철광 역시 금수품목이었다. 
북한은 갈철광 2300t 밑에 유탄 3만 개를 숨겼다. [사진 유엔 보고서]

북한은 갈철광 2300t 밑에 유탄 3만 개를 숨겼다. [사진 유엔 보고서]

보고서는 “북한이 소형화기, 경무기부터 광물까지 다양한 금수품목을 조합해 한꺼번에 불법 운송한다는 사실이 처음 드러났다”고 밝혔다. 해당 화물은 서류상으론 2016년 3월 중국 난징에서 선적한 것으로 돼 있었다. 패널 조사 결과 선적인인 ‘다롄 하오다 석유화학주식회사’의 주소는 다롄의 호텔 주소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선박의 보험 처리 과정에선 마셜 제도에 설립돼 있는 중국 국적자 소유의 유령 회사 ‘베네 스타’가 이용됐다. 이 회사는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 선박들과 관련된 업무를 장기간 해온 것으로 패널은 파악했다. 이집트 당국은 해당 무기를 모두 폭파시켰다.
 
◆김철삼, 조세회피처에도 유령회사=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자금 유입을 막기 위해 유엔 안보리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북한 은행들이 중국 내에 유령 자회사를 여럿 세워 외화 거래를 계속하고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를 위해 북한 국적의 요원은 수차례 국적을 속였다.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은행들의 다롄사무소 대표인 김철삼의 여권. [사진 유엔 보고서]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은행들의 다롄사무소 대표인 김철삼의 여권. [사진 유엔 보고서]

패널은 2013년 유엔 안보리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북한의 대동신용은행·조선대성은행이 다롄·단둥·선양에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롄사무소의 대표는 ‘김철삼’이라는 북한 국적자였다. 그는 유령 자회사를 다수 만들어 북한 은행들의 외화 거래에 활용했다.
 
그는 2006년 ‘다롄다신전자회사’를 설립했다. 한자 이름으로 ‘金鐵三’을 썼는데 북한 국적자라는 점을 밝히지 않았고 중국 당국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김철삼이 설립한 유령회사 관련 서류. 주소를 평양으로 적었다. [사진 유엔 보고서]

김철삼이 설립한 유령회사 관련 서류. 주소를 평양으로 적었다. [사진 유엔 보고서]

김철삼은 그해 조세회피처인 버진 아일랜드에 ‘대동신용은행무역’이란 유령 회사도 세웠다. 이 회사의 주소지는 북한과 불법거래를 한 혐의로 지난해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은 중국 훙샹(鴻祥)산업개발의 유령 자회사 4곳과 주소가 똑같았다.
 
패널은 김철삼이 다롄다신전자회사와 대동신용은행무역을 이용해 수백만 달러어치의 자금을 거래했다고 밝혔다. 한 건에 100만 달러 이상의 거래도 있었다. 패널은 그가 WMD 개발에 쓰일 수 있는 벌크 캐시(대량현금) 이동에도 관여했다고 봤다. 
김철삼이 홍콩에 설립한 다른 유령회사의 서류에는 주소를 서울 평창동으로 적었다. [사진 유엔 보고서]

김철삼이 홍콩에 설립한 다른 유령회사의 서류에는 주소를 서울 평창동으로 적었다. [사진 유엔 보고서]

김철삼은 2011년 홍콩에 유령 자회사 ‘홍대국제회사’를 세울 때는 한국 국적이라고 속였다. 주소를 ‘서울 종로구 평창동 4XX-XX’로 적었다. 그러면서 북한 여권 번호를 함께 적는 허술함을 보였지만 문제없이 회사를 설립할 수 있었다.
 
◆평양에서 중국 위안화 버젓이 거래=패널은 “평양에 있는 국제무도은행이라는 곳이 외국인 고객을 위한 위안화 거래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소개했다. 안보리 결의 2270호에 따라 모든 회원국은 북한 내에 있는 계좌를 폐쇄해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위안화 거래를 전담했다는 것으로 미뤄 고객들이 중국인들임을 짐작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무도은행은 영어와 중국어로 된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어 외국인 고객들이 어떻게 중국에서 북한의 국제무도은행 계좌를 통해 위안화를 거래할 수 있는지 요령을 버젓이 광고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Total 38건 2 페이지
제목
[한국] 안철수 호남 승리의 특급 도우미는 부인 미경…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내외가 변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약점으로 지적받던 연설도 '강철수' 모드로 바뀌었고,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도 ‘특급 도우미’가 됐다는 평가다.  안 후보는 이번 대선후보 경선을 거치며 “진화했...
한국중앙일보
03-26
[한국] [단독] 정은 어부바 해준 ‘3·18 미사일…
북한은 지난 18일 실시한 신형 미사일(로켓) 엔진 개발을 ‘3·18 혁명’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엔진 개발자를 등에 업고 ‘개발 창조형 로켓’이라고 치하했다. 북한은 이 엔진 개발...
한국중앙일보
03-22
[한국] 경진 “朴, 내일 새벽까지 조사할 것…금요일…
김경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 [중앙포토] 김경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김 대변인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안종범 전 수석ㆍ정호성 전 비서관ㆍ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 대통령 하부단계에서 뭔가 일을 수...
한국중앙일보
03-20
[한국] “정남 암살 용의자 응급실까지 미행”…CCT…
[사진 뉴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신원이 밝혀진 북한 김정남 암살 사건 용의자 8명 외에 추가 가담자들이 더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18일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 뉴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현지 전문가들과 함께 범행 현장 폐...
한국중앙일보
03-18
[한국] 중국에 유령회사 세운 북 철삼, 주소는 종로…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2010년 이후 2011년 한 해를 빼곤 매해 회원국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해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를 공개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중국이 대북제재의 구멍이라는 사실이 종전보다 다양하고 구체적으...
한국중앙일보
03-16
[한국] [동호의 직격 인터뷰] “삼성전자·현대차도 …
 ━ 김현철 서울대 일본연구소장의 경고  일본 기업 도시바와 샤프의 몰락은 충격적이다. 일본에서 다른 기업들이 다 망해도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것이라던 초일류 기업들이었기 때문이다. 다나카제작소로 출발해 일본산 1호 제품을 줄줄이 ...
한국중앙일보
03-16
[한국] 문재인이 영입한 광두ㆍ상조 "경제민주화,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입한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와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가 16일 “경제민주화는 김종인 박사만의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전날 문 전 대표 측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각각 합류했다.&nb...
한국중앙일보
03-15
[한국] 진태 "홍준표, 출정식 장소 바꿔야"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와 김진태 의원이 16일 신경전을 벌였다. 친박계 핵심인 김 의원이 선공(先攻)을 날렸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 지사가 연 이틀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우파는 총결집 해...
한국중앙일보
03-15
[한국] 평우, 朴 자택 찾았다가 발길 돌려…취재진에…
김평우 변호사 [사진 중앙포토]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이던 김평우 변호사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했지만 사전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들어가지 못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전 ...
한국중앙일보
03-13
[한국] 연아 놔두고, 미국 선수 새겨넣은 평창 주화
한국 선수가 아닌 그레이시 골드(미국)의 사진을 새겨넣은 평창올림픽 피겨 기념주화. [사진 한국은행]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평창동계패럴림픽 대회 기념주화 디자인이 논란에 휩싸였다. 주화 속 피겨선수의 모습이 김연아 등 국내선수가 아니라 외국선수를 따왔다는 것이...
한국중앙일보
03-13
[한국] [포천시장 보궐선거] 자유한국당 후보로 종천…
오는 4월 12일 치러지는 포천시장 재보궐선거 자유한국당 후보로 김종천 전 포천시의장이 확정됐다.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 7~ 8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종천 전 포천시의회의장이 36.8%를 얻었다. 김 전 의장은 34.6%를 얻은 박창수 포...
한국중앙일보
03-09
[한국] 시흥시의회 영철 시의장, 불신임안 가결
▲ 시흥시의회 김영철 시의장이 자신의 불신임안 상정에 대한 신상발언을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드려지지 않았다. 김형수기자시흥시의회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소속의원들이 김영철(민주당) 시의장의 불신임안을 가결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김 의장은 ‘지방자치법...
한국중앙일보
03-09
[밴쿠버] RCMP, 살인 용의자 윤영구 씨와 실종 상태…
경찰, "동행이 맞다면 가장 우려되는 것은 김 씨 안전"   지난 주, 버나비 한인 타운 상가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 교민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준 가운데, 이번 주에는 써리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 실종 사...
이지연기자
10-12
게시물 검색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