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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팍팍한 삶 … 종교활동도 소득 수준에 따라 양극화하나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7-04-24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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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사는 직장인 김모(34·여)씨는 압구정동의 한 대형 교회에 20년 넘게 다니고 있다. 그에게 교회는 신앙 공동체이면서 사람을 사귀는 교제의 장이기도 하다. 십일조 헌금 등을 포함해 김씨는 한 달에 45만원가량을 종교 활동에 쓰고 다양한 교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한다. 강남구에는 김씨 교회처럼 1만 명 이상의 신도가 있는 대형 교회가 5곳이 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나모(29)씨는 파트타임 강사로 일하면서 취업을 준비 중이다. 그는 중학생 때부터 다니던 교회에 나가지 못한다. 아르바이트 등에 쫓기면서 교회 나갈 시간이나 교회 친구들과 어울리는 비용 등이 전보다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나씨는 “취업을 못하거나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진 친구들이 교회에 잘 나오지 않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의 종교 활동이 경제적 영향을 받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 산하 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이 최근 펴낸 『서울사회학』에 실린 ‘청년 세대, 피안(彼岸·이상의 세계)은 어디인가?’라는 연구에 따르면 소득수준이 높은 동네일수록 종교를 가진 사람의 비율(유종교율)이 높았다.
 
이 연구는 2015년 여론조사기관(서울 서베이)이 서울에 사는 만 15세 이상 4만6800명을 대상으로 거주지별 종교 유무 등을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강남 3구(강남·송파·서초구)에 거주하는 조사 대상자 열 명 중 대여섯 명이 종교를 가진 반면 은평·영등포·도봉·관악구는 열 명 중 세 명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종교율이 가장 높은 자치구는 강남구(58.1%)였고, 강서구(55.8%), 송파구(53.6%), 서초구(50.9%)가 뒤를 따랐다. 은평구(31.4%)는 종교가 있다고 말한 사람의 비율이 가장 낮았다. 영등포구(33.3%), 도봉구(33.7%), 관악구(35.2%) 등도 상대적으로 유종교율이 낮았다.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의 유종교율 평균은 42.8%였다.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변미리 서울연구원 글로벌미래연구센터장은 “한국 종교가 점점 더 중산층을 위한 종교에 가까워져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제·시간적 빈곤층’이 종교 활동에 진입하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서울연구원의 조사에서 젊은 층(20~39세)의 유종교율 추이도 감소세로 나타났다. 2007년 47.3%에서 2017년 42.8%로 10년간 4.5%포인트 줄었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서도 유종교율은 43.9%로 감소세를 보였다. ‘종교가 없다’(56.1%)고 답한 비율이 전체의 절반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이 같은 ‘탈(脫)종교화’는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종교적 소속감이 있다’고 답한 미국인은 2007년 83%에서 2014년 77%로 줄었다. 오세일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업 절벽과 경제난 속에서 정신적 의미를 추구하는 종교가 우선순위에서 자연스레 밀려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오 교수는 “흔히 어려움에 처할수록 종교에 귀의할 것이란 세간의 믿음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말했다. 
 
임선영·서준석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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