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선호 ‘벌떼하키’에 … 세계 1위 캐나다 ‘벌벌'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캐나다 | 백지선호 ‘벌떼하키’에 … 세계 1위 캐나다 ‘벌벌'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7-12-14 11:25

본문

한국 아이스하키 사상 첫 맞대결

2피리어드 중반까지 앞서

 

‘카레야(Корея·한국)! 카레야!’ 

  

14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VTB 아이스팰리스.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한국과 캐나다의 개막전을 찾은 러시아 팬들은 목청 높여 한국을 응원했다. 한국 선수들이 역습 찬스를 잡을 때마다 환호성이 들렸다. 한국아이스하키 89년 역사상 처음으로 성사된 세계 1위 캐나다와의 맞대결. 21위 한국은 일방적으로 밀릴 것이란 예상을 깨고 캐나다를 끝까지 괴롭혔다. 상어처럼 압박하고, 벌떼처럼 역공했다. 한국은 2피리어드 중반까지 2-1로 앞서며 ‘대형사고(?)’를 칠 뻔 했다. 러시아 팬들은 한국 선수들의 투혼에 큰 박수를 보냈다. 한국은 결국 2-4로 졌지만 승리만큼 값진 자신감을 얻었다. 

 

7088a18f2fdaf5822caa8ca6a228093b_1513279418_5907.jpg
  

한국은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국 자격으로 ‘프레올림픽’인 채널원컵에 출전해 이날 캐나다와 역사적인 첫 대결을 펼쳤다. 캐나다는 세계선수권 26회, 올림픽 9회 우승에 빛나는 세계 최강이다. 북미아이스하키(NHL) 선수들은 리그 일정과 부상을 이유로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하지 않는다. 채널원컵에서도 캐나다는 NHL 선수 없이 러시아·스웨덴·스위스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그래도 25명 중 23명이 NHL에서 뛴 경험이 있는 정상급 선수들이었다. 최정예 멤버는 아니어도 객관적인 실력 차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심의식(48) 국군체육부대(상무) 감독은 경기 전 “1(한국)-23(캐나다) 정도 차이가 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백지선(50·영어이름 짐 팩) 한국 남자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지난 2014년 부임 이후 선수들에게 늘 “상어가 피냄새를 맡은 것처럼 상대를 압박하라”고 강조했다. 모든 지역에서 필드 플레이어 5명 전원이 플레이에 가담하는 5-5-5 전략, 이른바 ‘벌떼 하키’다. 아이스하키 변방 한국은 이 전략으로 지난 4월 우크라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1 그룹A(2부리그)에서 깜짝 준우승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대표팀 26명 가운데 12명이 속한 안양한라의 김창범 사무국장은 “선수들끼리 ‘캐나다가 얼마나 센지 한 번 부딪혀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긴장하기보단 캐나다전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했다. 

 

캐나다가 경기 시작 2분 57초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한국은 캐나다의 공세에 잔뜩 웅크려 있다 날카롭게 역습을 전개했다. 김상욱(29·안양한라)이 연달아 두 골을 성공했다. 빈 공간을 찾아 위치를 선점하는 센스가 돋보였다. 김상욱은 두 번째 골을 넣고 오른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상욱은 "캐나다를 상대로 주눅들지 않고 우리 경기를 펼쳤다"고 했다. 한국 골리 맷 달튼(31·안양한라)은 캐나다의 소나기슛을 신들린 듯이 막아냈다. 2피리어드 중반까지 한국이 앞서나갔다. 캐나다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한국은 고비를 넘지 못했다. 2피리어드 중반 2분 사이 2골을 내줘 역전당했다. 

  

10-57, 유효 슈팅 숫자가 말해주듯 캐나다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였고, 한국은 필사적으로 막았다. 심의식 상무 감독은 “골리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던 경기였다”고 설명했다. 달튼이 없었다면 점수 차는 더 벌어졌을 수도 있었다. 캐나다 출신 달튼은 조국을 상대로 최선을 다했다. 캐나다 선수들의 슈팅 방향과 타이밍을 감각적으로 읽었다. 캐나다의 56개 슈팅 중 53개를 막아냈다. 달튼은 “캐나다를 상대해 좀 어색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했다.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힘들었지만 결과에 만족한다. 올림픽에서는 좀 더 나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달튼은 지난해 3월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인이 됐다. 아이스하키에서 골리는 전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골리가 이변을 연출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개최국 자격으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으로서는 정상급 골리 확보가 급선무였다. 달튼은 2009년 NHL 보스턴 브루인스에 입단했지만 후보 선수에 머물러 NHL 무대를 밟진 못했다. 2011년부터는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리그(KHL)에서 3년간 활약했다. 2014년 귀화 제안을 받고 한국 땅을 밟았다. 달튼은 “돈을 원했다면 러시아에 남았을 거다. 평창올림픽에서 한국을 위해 뛰고 싶었다”고 했다. 

  

한국은 평창올림픽에서 캐나다와 함께 예선 A조에 속했다. 내년 2월 18일 맞대결을 펼친다. 아직 캐나다는 평창올림픽에 나설 대표팀 엔트리를 확정하지 않았다. 이날 한국전에 나온 선수들이 대표팀의 주축이 될 전망이다. NHL에 이어 평창올림픽 불참을 고민 중인 KHL의 결정에 따라 캐나다 대표팀의 수준은 더 떨어질 수 있다. 한국전에 출전한 캐나다 대표팀 25명 중 19명이 KHL 소속이다. 

  

하지만 백지선 감독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점수 차는 얼마 안 났지만 경기력 차이는 컸다”며 “우리가 할 수 있고, 가장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15일 세계 4위 핀란드, 16일 3위 스웨덴과 맞붙는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Total 22,143건 490 페이지
제목
[부동산 경제] 물가 상승세 둔화
BC주 등 서부 전국 평균 상회작년 12월, 연료가 전년대비 크게 오르면서 캐나다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연방통계청이 26일 발표한 12월 물가지수에 따르면, 연간 기준으로 1.9%가 상승했다. 11월 2.1%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12월 물가에서 ...
표영태
01-26
[캐나다] 인간의 자유 미국은 높아지고 캐나다는 하락했다…
프레이저연구소 3년 전 자료 작성청와대문건유출 민간인사찰에도 한국 상승캐나다의 보수성향 민간 연구소가 국가별 인간에 대한 자유도 순위를 발표했다. 그러나 근거 자료가 2014~2015년도로 캐나다를 자유도가 하락한 나라라고 현재형으로 표현해 현실을 왜곡한 듯 보인다.....
표영태
01-26
[밴쿠버] 밴쿠버 도심 마지막 공터 개발된다
폴스크릭 북동지역 개발안 31일 시의회 통과 후 시행다운타운 전체 1/10 면적 밴쿠버 다운타운의 지형을 바꿀 계획이 공개됐다. 밴쿠버시는 24일 폴스크릭(False Creek) 북동지역 최종개발안을 내놓았다. 개발안이 31일 시의회에서 통과...
이광호
01-25
[세계한인] 정현 4강전 0시30분 TSN 생중계
정현이 '테니스 황제'인 로저 페더러와 26일 오전 0시30분 호주오픈 4강전에서 한판 승부를 벌인다. 체력으로 승부수를 띄어야 하는 정현의 강한 스매싱 모습. [연합]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오른 정현(22)이 세계...
밴쿠버 중앙일보
01-25
[세계한인] 원정출산 의심? "LA말고 LV로 들어와" ……
경험담·정보·편법 넘쳐나출산 업체 20여 개 성업 미국 원정출산은 출산과 귀국을 모두 '90일' 안에 끝내야 한다.  대개 원...
장열
01-25
[밴쿠버] 오페라 '손양원' 진실한 사랑을 실천한 목회…
고려오페라단의 이기균 단장(좌측에서 3번째) 일행이 밴쿠버를 방문해 창작 오페라 '손양원' 공연에 관해 한인 언론사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밴쿠버교회협의회 목사들과 시온합창단 정성자 지휘자 등이 자리했다. 2월 28일·3월 1일 패시픽아카데미극장한국...
표영태
01-25
[밴쿠버] [유학생 인턴의 밴쿠버 이야기] 동물을 사랑하…
잉글리시베이에 자리를 잡고 잔디밭에 앉아 음식을 먹고 있으면 거위가 뒤뚱뒤뚱 다가와 한 입만 달라는 애절한 눈빛을 보낸다. 사람들은 애써 무시하지만 그들은 자연스레 그 사이에서 떨어진 음식을 주워먹곤 한다. 스탠리파크, 잉글리시베이, 콜하버 등 밴쿠버 곳곳에서...
이지아 인턴
01-25
[캐나다] 대마초 운전 처벌은 어떻게?
연방 처벌안 마련 중소지-흡연 합법화 대비 연방자유당정부는 올여름 대마초 합법화와 관련해 마약을 사용한 뒤 운전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처벌법 제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당정부는 이르면 오는 7월 초부터 대마초 소지 및 흡연 행위를 처벌 대상...
토론토 중앙일보
01-25
[세계한인] 재외공관 '영주권자 등 입영희망원' 제도 적…
영주권자 등 병역 연기 혜택을 받고 있는 병역 대상 연령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군복무를 할 수 있는 영주권자 입영희망원 제도에 대해 한국 재외공관들이 병무청의 요청에 따라 적극 홍보에 나섰다. 최근 국적법이 개정되어 오는 5월 1일부터 이민이나 외국 출생...
밴쿠버 중앙일보
01-25
[캐나다] 전국 평균 주급 988.29달러
전국 0.6% 상승BC 0.3% 하락작년 11월 전국적으로 주급이 전달대비 증가했고, BC주는 유일하게 하락한 주가 됐다.연방통계청이 25일 발표한 지난 11월 주급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 평균 주급은 988.2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의 982.59달러보다 5.7...
표영태
01-25
[캐나다] 작년 대마초 매출 57억 달러
1인당 1200달러 구매 꼴대마초 합법화를 위한 최종 입법 단계에 들어간 가운데, 각 가정이 매년 점차적으로 마리화나 구입 비용이 증가했다는 통계보고서가 나왔다.연방통계청이 발표한 '마리화나 경제 보고 1661년-2017년'에 따르면 작년에만 15세에서 64세 캐나다인...
표영태
01-25
[캐나다] 캐나다 삶의 질 3년 째 세계 1위
한국 좋은 나라 종합순위 22위  캐나다가 지난 3년간 연속해서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 2위를 차지하는 동안 한국은 20위권을 오르내렸다. 미국의 U.S.뉴스와 Y&R, 그리고 와튼 스쿨은 공동으로 2018년도 최고국가 2018(Be...
표영태
01-24
[밴쿠버] '사고다발 1위' 나이트 브리지 오명 사라질까
나이트 스트리트 교통흐름 개선공사 마무리 밴쿠버시가 상습 교통사고 지역인 나이트(Knight) 스트리트와 마린 드라이브 교차로 교통흐름 개선공사를 마쳤다. 새로 바뀐 교통체계로 사고 발생 1위 지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시...
이광호
01-24
[이민] 연방 EE 통과점수 444점
두번째 초청자 2750명 결정  연방이민부가 올 들어 2번째 캐나다 연방이민 EE(Express Entry) 초청자를 추첨했는데 Comprehensive Ranking System(CRS)의 통과점수가 444점으로 지난번보다 2점 내려갔다. 연방이민부...
표영태
01-24
[밴쿠버] BC페리 전면 금연
전자담배도 안돼차내 흡연도 금지  BC페리가 선박에서의 전면 금연을 시행했다. 선내에서만 금지하던 흡연을 갑판과 선적된 자동차 전체로 확대한 것이다. 전자담배와 마리화나도 금연 대상에 포함된다. BC페리는 21일부터 일부 선박에서 운영되던 갑...
이광호
01-24
[밴쿠버] 호건 수상 통상외교차 동아시아 순방
존 호건 BC주수상과 통상 관련 장관들이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BC에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일 밴쿠버를 출발했다. 이번 10일 일정의 통상외교단에는 호건 수상을 비롯해 브루스 랄스톤(Bruc...
표영태
01-24
[세계한인] SM상선 밴쿠버·시애틀 신규 노선 개설
5월부터 4000TEU 선박 6척 투입  부산시는 한진해운의 선박․항만시설․인력 등 자산을 인수하여 아시아와 미주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국적 원양 컨테이너선사 SM상선이 본사 주소를 지난 1월 8일 부산에 등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번 발표...
표영태
01-24
[캐나다] 주캐나다대사관 연구행정원 모집
국방무관부 근무  주캐나다대사관 국방무관부는 무관부에서 근무할 연구행정원에 대한 모집 공고를 냈다. 이번에 모집하는 무관부 연구 행정원 업무는 ▶ 국방 및 국가안보에 관한 정보 및 자료(정부공문, 리포트, 보도자료 등) 수집․조사, ...
밴쿠버 중앙일보
01-24
[교육] 캐나다 대학교수 연간 소득이
풀타임 교수 여성 비율 점차 증가 지난 7년간 캐나다의 공공학위 수여 대학과 대학교 교수들 중 정교수와 부교수의 수가 증가했는데 여성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늘어났다. 연방통계청이 최초로 캐나다의 공립대학에 근무하는 풀타임 교수(Full-time Uni...
표영태
01-23
[캐나다] 트뤼도 총리, '여성·직업·교역' 방점
다보스 포럼 특별 연설   저스탱 트뤼도 연방총리가 스위스 다보스 포럼 총회에 참석해 여성에 대한 성평등과 생산 자동화에 따른 근로자의 직업 불안정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성평등 관련해, 트뤼도 총리는 현재 노력은 별로 효과를 거두지...
표영태
01-23
[캐나다] 미국 빠진 CPTPP, 아태 교역의 대세되려나
미 탈퇴 전 교역 규모 40%→14% 급감 3월 칠레서 최종 서명키로 캐나다와 일본 등 11개 국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대체할 새로운 국제무역협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캐나다통상부는 23일 일본 도쿄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이광호
01-23
[밴쿠버] 포트코퀴틀람 열차 화재
[사진=JamesPutnam/twitter]  포트코퀴틀람 캐네디언패시픽철도(Canadian Pacific·CP) 야적장에서 22일 밤 화재가 발생해 한때 인근 주민이 대피하고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는 오후 6시 4...
이광호
01-23
[캐나다] 한국·일본계 이민자만 증가하는 소득은?
이민자 소득 세대 내려갈수록 차이  지난 2016년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색계 이민 2세대가 부모세대보다 높은 소득을 올렸으나 3세대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인과 일본계 3세는 유색계 그룹중 유일하게 각각 8%와 7%의 ...
토론토 중앙일보
01-23
[캐나다] 유지가능 세계 100대기업에 캐나다 4개 기업…
한국 삼성 SDI, 신한금융, POSCO 3개 다보스 연례 모임을 이용해 전세계 시가 총액 상위 기업을 대상으로 유지가능한 100대 기업(2018 Global 100 Most Sustainable Corporations in the World index)을 발...
표영태
01-23
[부동산 경제] "직원 필요없다"... 무인 편의점 '아마존 …
시애틀 다운타운에 위치한 아마존의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Amazon Go)’가 22일 오픈했다. 이 날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아마존 고 앱의 QR코드를 스캔한 뒤, 수 백개의 센서와 카메라로 감지되는 매장에 들어가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AP]센서로 고객 움직임 ...
김지영
01-23
게시물 검색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