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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 [UBC 한인학생 기자단의 눈] 급식체, 인정할 수 있는 부분?

안세영 인턴 기자 입력17-12-15 09:39 수정 17-12-1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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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ㅈ? ㅇㅈ각인부분? ㅇㄱㄹㅇ ㅂㅂㅂㄱ ㄹㅇㅍㅌ 아~~~ 오지구요 지리구요 소쩍새가 날아드는 각이구요 인정따리 인정따 쿵취따취 샘오취리도 에취하고 인정하는 각이고요” 

최근 SNS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글이다. “급식체”라고 불리는 이 문체는 인터넷에서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은어를 일컫는다. 그러나 급식체는 더 이상 청소년들만의 유행이 아닌 하나의 대중문화로 자리잡은듯하다. 최근 SNS에 인기를 끌었던 급식체의 말투를 딴 사직서부터 급식체를 이용한 SNS 컨텐츠, tvN <SNL코리아>의 ‘설혁수의 급식체 특강’ 등은 급식체가 청소년을 넘어서 더 넓은 대중에게 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립국어원의 청소년 신조어 사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95퍼센트가 일상생활에도 온라인신조어를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온∙오프라인 언어의 경계가 흐려지는 것은 비단 청소년만의 문제는 아니다. 조사에 따르면 “대자보” 등 대학생들의 글에서도 83퍼센트의 높은 빈도로 신조어가 사용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급식체 등의 인터넷 매체 언어는 더 이상 온라인의 문화에만 머물지 않고 사람들의 일상에도 녹아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급식체는 이미 넒은 대중과 오프라인 언어에도 스며들었지만, 일각에서는 급식체의 무분별한 유행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그저 유행으로 치부하기엔 급식체에 짙게 깔려 있는 혐오의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급식체”라는 명칭의 어원인 “급식충”은 급식을 먹는 청소년을 의미하는 “급식”에 벌레를 뜻하는 “-충”을 붙여 만들어진 청소년 혐오 단어이다. 이러한 혐오를 담은 표현이나 단어를 무슨 뜻인지 모르는 채로 무분별하게 흡수하여 생활언어로 사용하는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비슷한 발음의 단어, 초성체, 자문자답이 난무하는 급식체는 문제이기만 할까? 

급식체와 같이 특정 집단의 말투가 유행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몇 년 전 유행한 “줌마체”*, “노땅체”* 등이 그 예이다. 육아카페, 요리카페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줌마”, 네이버 뉴스, 등산카페 댓글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노땅”과 급식체의 유행을 선도하는 청소년은 모두 인터넷상의 소수집단이라는 점에서 닮은 구석이 있다. 실제로 급식체를 쓰는 청소년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초글링”, “초딩” 등으로 불리며 온라인 상에서 무시 받아오던 대상이었다. 

이들은 독특한 말투 등 집단의 특징을 나타내는 그들만의 디지털 언어를 통해 집단 감각을 획득하고, 자신만의 문화적 경계를 구축한다. 국립국어원 장지수 연구원은 급식체의 유행을 “성인들과 차별화된 존재로서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시도”로 보았다. 그렇다면 급식체는 경계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해 줘야 할 문화가 아닐까?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취향은 개인이 살아온 사회적 조건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취향은 사람들을 묶어 주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구별시켜 주기도 하는데 브루디외는 이런 포함과 배제의 구조를 “구별짓기” 라고 정의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구별짓기”를 경험한다. 어쩌면 급식체는 청소년들이게 타인와 자신을 구별짓는 도구일 뿐이다. 우리는 급식체의 무분별한 유행이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청소년들에게 “구별짓기” 당하는 것이 불편한 게 아닐까?

*’줌마체’: 아줌마의 준말인 ‘줌마’와 어미 ‘-체’의 합성어. 주로 전업주부들이 활동하는 육아카페나 요리카페 등의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말투.   

*’노땅체’: 중장년층 남성들을 낮잡아 부르는 말인 ‘노땅’과 어미 ‘-체”의 합성어. 뉴스 댓글 등에서 찾아볼 수 있고 ‘저씨체’, ‘아재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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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C KISS 하늬바람 7기 학생기자단

안세영 인턴기자 sy.ahn11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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