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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 가까운 미래에 사라질 직업 위해 공부하지는 않나?

표영태 기자 입력19-01-10 11:49 수정 19-01-1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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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한국 최초의 캐나다학 강의를 개설했던 문영석 교수(우측 3번째)가 출판기념회의 자리를 가졌다. 

 

 

문영석 교수 '교육혁명으로 미래를 열다' 출판기념회

공부를 위한 공부에 멍들어가는 자녀들의 미래에 경종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야당인 공화당의 교육예산 삭감을 비판하며, 한국의 교육정책을 다시 한번 `좋은 사례'로 언급했다는 것이 한 때 한국의 장안의 화제 뉴스였다. 그러나 바로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저자인 칼럼니스트 미치 앨봄씨가 한국에 와 한국 교육 현장을 직접 살펴본 뒤에 오바마의 발언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칼럼을 썼다.

 

앨봄씨는 "서울 거리에서 밤늦은 시간에 교복을 입고 걸어다니는 학생을 보거나 주말 내내 공부하러 다니는 학생들을 보는 건 아주 흔한 일"이라면서 "영어를 위한 개인교습은 공교육보다 우선 순위에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가족들은 자식 교육을 위해 떨어져 살고 학원수업은 해가 떠서부터 밤늦게까지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에 있는 아이들은 미국 아이들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며 성공을 위해 내몰리고 있다고 앨봄 씨는 동정을 했다.

 

OECD 국가 중 교육 성적은 높을지언정 피로도와 자살율도 제일 높은 한국, 그리고 그런 교육시스템 속에 자라 캐나다에서도 자식에게 자신의 교육방식을 투영하는 한인 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책이 나와 주목을 받았다.

 

한국에서 최초로 캐나다학을 개설했던 문영석 교수는 지난 4일 오후 6시에 버나비 카메론 도서관(9523 Cameron Street, Burnaby)에서 '교육혁명으로 미래를 열다'라는 책자의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우선 책의 목차를 보면 제1부에 '피로사회 대한민국'으로 성적지상주의, 성과지상주의, 우울한 사회의 종착역은 '헬조선'을 담았다. 2부는 '놀이와 쉼에 대한 학문적 성찰'로, 3부는 '잘 노는 아이가 성공한다', 4부는 '미래는 창조와 공유의 시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로에 선 한국 교육만이 미래다'로 글맺기를 했다. 

 

이 책은 요즘 유행하는 자기 계발서나 성공을 위한 요령을 가르쳐 주는 책자와는 거리가 멀다. 열심히 공부하기보다 쉬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주장을 하게 된 작가의 삶의 족적을 알아보는 것이 바로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지름길이라고 문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먼저 말했다.

 

문 교수는 1981년 오타와대학 학사학위를 받기 시작 한 이후 토론토대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하며 16년간 학생신분으로 지내면서 프로페서(교수)가 아닌 프로스튜우던트(프로 학생)이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오랜 학생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을 다니며 한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진학 관련 사업을 해 큰 돈을 벌기도 했단다.

 

문 교수는 이처럼 학생으로 오랜 경험을 쌓았고, 또 1996년 외교부 산하 한국재단(Korea Foundation) 초청으로 귀국하여 서울대에서 지난 4년간 강의했고, 현재 한국에서는 최초로 강남대 국제학부에 캐나다학 전공을 개설하여 가르치는 등 오랜 동안 교육계에 몸을 담았다. 특히 문 교수는 신부가 되기 위한 공부로 시작했다가 부제로 남았지만, 치열하게 직업을 얻어 돈을 벌어야 하는 압박감이 없는 신분이기 때문에 성적이나 성과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

 

이런 오랜 동안 객관적으로 교육에 대해 경험을 한 문 교수는 이날 '과연 가까운 미래에 남아 있을 직업이 몇 개나 되겠냐?'고 반문하고 제3의 물결과 미래충격 등의 저서로 유명한 세기의 석학 앨빈 토플러의 말을 인용했다. 바로 2008년 9월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포럼에 참석했을 때 한국의 과열된 학업 풍토를 보고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한 내용이다.

 

바로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문 교수는 한국 교육의 문제점, 즉 피로사회, 성과제일주의로 결국 창조적인 교육이 아니라 합목적인 교육을 받고 나중에 전혀 창의적이지도 못하고, 점차 상실감과 자괴감에 빠져 들 수 밖에 없는 한국 교육 문제점을 책의 앞장에 지적한 것이다.

 

이런 문 교수의 책에 대해 서평을 하기 위해 자리를 한 오강남 교수의 폐부를 찌르는 성과주의 교육에 대한 쓴 소리가 더해졌다. 즉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것보다 재미를 갖고 놀이를 하듯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제3부의 잘 노는 아이가 성공한다는 말을 인용했다.

오 교수는 20세기 초기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심리학자로 '자유로부터의 도피'와 '사랑의 기술' 등을 저술한 에리히 프롬의 유명한 책제목을 인용했다. 바로 '소유냐 존재'냐라는 책이다. 있는 그대로이냐 아니면 그렇게 만들려는 것이냐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을 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오 교수는 "있는 그대로 즐기고 놀아야 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게임중독과 같은 것은 놀이의 타락"이라며 적정한 놀이에 대해 중용적인 자세를 언급했다.

 

즉 자녀의 진정한 교육은 의무적인 노동이 아니고 말 그대로 놀기 위한 노동이어야 하며, 그런 속에서 창의성이 발달되고 미래 세상에 적응할 수 있는 미래형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출판회는 정기봉 민주평통 밴쿠버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축하 공연과 저자와의 북 콘서트 등으로 진행됐다.

 

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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