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다른 말로 바꾸라" 朴 "예예예"…음성파일 공개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한국 | 최순실 "다른 말로 바꾸라" 朴 "예예예"…음성파일 공개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9-05-17 09:35

본문

박근혜 전 대통령.[뉴스1] 

 

  

5e5733caf8e92cebb7b685fb918e85aa_1558128731_5564.jpg
최순실씨(왼쪽)과 박근혜 전 대통령. [중앙포토,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사 회의에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녹음파일이 17일 시사저널을 통해 공개됐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취임사와 관련해 직접 대화를 나누는 음성 파일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 파일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증거로 꼽혔던 이른바 '정호성 녹음파일' 중 하나로 박 전 대통령 취임식 직전인 2013년 2월 서울 모처에서 녹음됐다. 전체 분량은 약 90분이다. 

  

파일에는 박 전 대통령 참모들이 모여 만든 취임사를 최씨가 주도해 수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씨는 주로 지시하거나 질책했고, 박 전 대통령은 주로 최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의 지시에 깍듯하게 답했다. 

  

최순실 "받아 적으라" 정호성 "예, 예"  

 

5e5733caf8e92cebb7b685fb918e85aa_1558128764_3542.jpg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뉴스1] 

 

이날 공개된 녹음파일 속에서 최씨는 대학교수 등 참모진이 만든 박 전 대통령의 취임사 초안을 살펴보더니 한숨을 쉬며 "이런 게 취임사에 들어가는 게 말이 되나. 너무 말이 안 된다"며 정 전 비서관을 질타했다. 이어 "늘어지는 걸 취임사에 한 줄도 넣지마"라며 "쓰세요. 받아 적으세요"라는 등 지시를 내렸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가 말할 때마다 "예, 예"라고 대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말이 없었다. 

  

최씨는 또 정 전 비서관에게 "이게 취임사라니까. 새 팩트를 정확하게 말을 만들어 보세요"라며 초안 수정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어 "경제부흥, 그 다음에 두번째 국민행복, 세번째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높이는 거를 뭐라고 할 것인지를 말을 만들고"라며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였던 '경제부흥', '미래창조'가 최씨의 입에서 나온 순간이다. 

  

최순실 입에서 나온 취임사, 朴 "그게 핵심이에요"  

 

박 전 대통령의 목소리도 등장했다. 최씨가 "나는 경제부흥에서 가장 중요한 국정의 키를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IT산업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어떠냐"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그것이 핵심이에요"라며 최씨 의견에 동조했다. 

  

최씨는 "경제부흥 이야기를 잡다하게 안 해도 IT 경쟁력, 빌 게이츠 이야기 하나만 해서 우리나라가 그렇게 발전할 수 있다는 식으로, 그런 꽂히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녹음 파일에는 정 전 비서관의 필기 소리가 들렸다.  

  

최순실 "다른 말로 바꾸라" 朴 "예, 예, 예" 


 5e5733caf8e92cebb7b685fb918e85aa_1558128803_4835.jpg 최순실씨. [연합뉴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의 말을 자르거나 박 전 대통령에게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부국(富國)·정국(正國)·평국(平國)'을 언급한 대목에서다. 박 전 대통령이 "부국이란 건 부자 나라. 정국이란 건 바른, 부패 안 하고 신뢰가 쌓이고. 그다음 편안한 평국"이라고 설명하자 최씨는 "평국을 좀 다른 말로 해서 상의를 해보라"고 잘라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정 전 비서관처럼 "예, 예, 예"라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의 추임새는 계속 이어졌다. 최씨가 "창조 경제는 앞에서 얘기했잖아"라며 문화 한류에 대해 언급하자 박 전 대통령은 "너무 돈벌이 얘기만 하니까"라고 나즈막히 끼어들었다.   

  

최순실 "정 과장" 정호성 "최 선생님"

 

5e5733caf8e92cebb7b685fb918e85aa_1558128853_9123.jpg
[시사저널 유튜브] 

 

최씨는 한류에 대해 언급하며 "문화가 그런 거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다 "노트 같은 거에 써야 하는데 이상하게 쓴다"며 정 전 비서관을 질책했다. 정 전 비서관은 헛기침을 했고 박 전 대통령은 "노트가 안 돼 있어요?"라며 함께 질책했다. 

  

최씨는 정 전 비서관을 '정 과장, 정 과장님'이라 불렀고 정 전 비서관은 최씨를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녹음 파일을 통해 드러난 최씨의 지시는 2013년 2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박 대통령이 읽은 취임사에 실제 반영됐다. 

  

한편 2016년 말 국정농단 수사를 진행하던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정 전 비서관 휴대전화 속 녹음파일을 50개 이상 복구했다. 당시 녹음파일을 들은 검사들이 대통령의 무능에 경악했다는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파일을 들은 검사들이 “10분만 파일을 듣고 있으면 ‘대통령이 어떻게 저 정도로 무능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 "직접 듣고 실망과 분노에 감정 조절이 안 될 정도"라고 토로했다는 것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원본기사=https://news.joins.com/article/2347074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Total 16건 1 페이지
제목
[한국] 문 대통령 “특정 교회, 사과 대신 적반하장으…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방역 노력에 교회가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청와대)“특정 교회 때문에 한국 방역 한순간에 위기&he...
밴쿠버 중앙일보
08-27
[한국] 진중권 "야당 노릇, 통합당 아닌 내가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제가 이 자리에 와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네요”15일 국회의...
한국 중앙일보 손국희
05-15
[한국] "난 검찰의 개, 한명숙 뇌물은 거짓진술" 9…
“난 검찰의 강아지” 진술 거래 주장 담긴 비망록한명숙(76) 전 총리에게 9억원의 뇌물을 줬다고 알려진 고(故) 한만호 씨의 옥중 비망록이 뉴스타파와 MBC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한씨는 지난 2010년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1심 공판에...
한국 중앙일보 김수민 기자, 이수정
05-15
[한국] '초강성 진보' 샌더스 다시 인기 상승
CNN 조사 민주당 후보 호감도 1위"시스템을 고치려면 혁명이 필요하다"  나이 많은 진보주의자' 버니 샌더스 후보(78·버몬트·사진)가 민주당 주자들의 각축속에 인기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리버럴리스트로 단단한 지지층을 자랑하는 샌더스 상원의...
미주 중앙일보 봉화식
12-31
[한국] KBS와 유시민, 같은 사람을 만난 후 각각 …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의 유튜브 알릴레오 3회 방송 모습 [유튜브 캡처] 최근 같은 사실을 놓고도 어떻게 편집을 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일이 많다. 그런 사실 중의 하나가 바로 KBS 사회부기자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알릴레오 유튜브 방...
표영태
10-11
[한국] 문재인 대통령 제74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 전…
유엔과 회원국들의 헌신으로 세계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고, 평화를 위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티자니 무하마드 반데 총회 의장의 취임을 축하하며, 의장의 탁월한 지도력으로 다자협력이 확산되는 총회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밴쿠버 중앙일보
09-25
[한국] [전문] 문 대통령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
(사진출처=청와대 홈페이지)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재외·해외동포 여러분,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올해, 광복 74주년 기념식을 특별히 독립기념관에서 갖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오늘의 대한민국은 어떤 고난 앞에서도 꺾...
밴쿠버 중앙일보
08-15
[한국] 문 대통령 “애국 앞에 보수·진보 없어…기득…
  현충일 추념사, “보수든 진보든 모든 애국 존경…이분법 시대 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다”면서 “기득권이나 사익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는 마음이 바로 애국”이라고 말했다.&nbs...
밴쿠버 중앙일보
06-06
[한국] 문 대통령 “외교채널과 물적·인적자원 총동원해…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수보회의서...“각 부처 할 수 있는 노력 다해야""장례·가족심리안정·의료·법률 지원 성의 다하라”문재인 대통령은 3일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수습과 관련, “정부는 ...
밴쿠버 중앙일보
06-03
[한국] 캐나다 대형산불 수만 명 대피 … 비상사태 선…
Alberta Wildfire  페이스북 사진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20일(현지시간) 강풍을 타고 급속히 퍼진 산불로 주민 수만 명이 대피하고 주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소방당국은 주요 빌딩과 일반 주택 주변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화염을 막고 ...
본국지
05-21
[한국] 최순실 "다른 말로 바꾸라" 朴 "예예예"…음…
박근혜 전 대통령.[뉴스1]    최순실씨(왼쪽)과 박근혜 전 대통령. [중앙포토,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사 회의에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녹음파일이 17일 시사저널을 통해 공개됐다...
중앙일보 본사 정은혜
05-17
[한국]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미국서 숙환으로 별세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새벽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대한항공이 밝혔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현지에 머무르며 폐 질환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
홍수민
04-08
[한국] 2018 재외동포 중고생 대학생 모국 연수, …
 50개국 1천여명 재외동포 청소년 참가모국의 사회, 문화, 역사, 전통 배우기  전 세계 50개국 재외동포 청소년·대학생 1000 여명이 한민족 뿌리를 찾고, 모국의 전통과 문화, 역사, 사회를 배우고자 한 자리에 모였다. 재외동포...
밴쿠버 중앙일보
07-25
[한국] 한-캐나다 보호무역주의 대응 공조 강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8일 캐나다의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무부장관과 마크 마친(Mark Machin) 캐나다연기금(CPPIB) 회장과의 각각 면담을 통해 주요 통상현안 및 양국간 교역과 투자 확대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자동...
밴쿠버 중앙일보
07-20
[한국] 제주 밴쿠버 등 북미 무역사절단 참가업체 모집
10월 11일부터 19일까지 방문접수 7월 15일까지 10개사 내외 제주특별자치도와 중소기업진흥공단 제주지역본부(본부장 김춘근)는 밴쿠버,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북미 3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무역사절단 참가업체를 오는 15일까지 모집 중이라고 밝혔다.&nbs...
밴쿠버 중앙일보
07-04
[한국] 평택 미군사령부 회의실 이름에 '김영옥' '안…
테이프 커팅식-(왼쪽부터)빈센트 브룩스 주한미사령관(대장),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이환준 김영옥평화센터 사무총장(예비역 해군대령), 김병주 한미연합사부사령관(대장) 독립군 자녀이자 미군 전쟁영웅  재외동포재단은 유엔사령부가 ...
밴쿠버 중앙일보
06-29
게시물 검색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