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시해' 낭인 아닌 일본 국가 차원 범죄 확인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세계한인 | '명성황후 시해' 낭인 아닌 일본 국가 차원 범죄 확인

한국 중앙일보 기자 입력21-11-16 08:01 수정 21-11-16 08:01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본문

을미사변에 가담한 일본 외교관이 사건 직후 친구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발견됐다는 기사가 실린 16일자 아사히신문. 이영희 기자


"명성황후 죽였다, 간단했다" 126년만에 발견된 '을미사변 고백'

당시 조선 영사관보(補) 호리구치 구마이치 서한 추정 8통 발견


명성황후(1851~1895) 시해에 직접 가담한 일본 외교관이 고향 친구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126년 만에 발견됐다. 편지에는 "우리가 왕비를 죽였다"는 내용 등 명성황후 시해 사건 경위가 상세히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명성황후 시해가 일본 국가 차원에 주도된 것은 아니라는 그간 일본의 주장에 반박할 수 있는 자료로 역사학자들이 "가치가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16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을미사변(乙未事變) 당시 조선에 영사관보(補)로 머물던 호리구치 구마이치(堀口九万·1865~1945)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서한 8통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호리구치는 당시 외교관·경찰·민간인 등으로 구성된 을미사변 실행단의 일원이다. 편지를 받은 사람은 일본 니가타(新潟)현 나카도리무라(中通村·지금의 나가오카시)의 한학자이자, 호리구치의 친구인 다케이시 사다마쓰(武石貞松)다.


새로 발견된 편지는 1894년 11월 17일부터 을미사변 이후인 1895년 10월 18일까지 쓴 것으로 총 8통이다. 이중 6번째 편지는 을미사변 다음날인 1895년 10월 9일에 쓰여졌다. 명성황후 시해 현장에서 벌어진 일들이 상세하게 기록됐다.


그는 편지에서 "나는 진입을 담당했다. 담을 넘어 (중략) 간신히 오쿠고텐(奧御殿·귀족 집의 안쪽에 있는 건물, 침소)에 이르러 왕비를 시해했다"고 썼다. 또 "생각보다 간단해서 오히려 놀랐다"는 소감도 덧붙였다.


해당 서한은 일본 나고야(名古屋)시에 사는 우표·인지 연구가인 일본계 미국인 스티브 하세가와(長谷川·77)씨가 고물상에서 입수했다. 붓으로 흘려쓴 글자의 내용은 『조선 왕비 살해와 일본인』의 저자인 재일 역사학자 김문자씨가 판독했다. 아사히신문은 "편지가 원래 보관돼 있다고 여겨지는 장소나 기록된 내용, 소인, 봉인 편지를 만든 방법 등을 비춰볼 때 호리구치의 친필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문자씨는 "사건의 세부(내용)나 가족에 관한 기술 등을 비춰봐도 호리구치 본인의 진필로 봐도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역 외교관이 임지에서 왕비 살해에 직접 관여했다고 알려지는 문면(文面·편지에 적힌 문구, 표현에서 보이는 취지)에서 새삼 생생한 충격을 느꼈다"며 "아직도 불명확한 점이 많은 (을미사변의) 세부 사항을 해명하는 열쇠가 될 가치 높은 자료"라고 덧붙였다.


일본 근대사와 한·일 관계사에 정통한 나카쓰카 아키라(中塚明) 나라여대 명예교수는 아사히신문에 "청일전쟁도, 러일전쟁도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면서 "당시 일본이 조선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사건으로부터 120년이 지난 이 시점에 당사자로부터 1차 자료가 나온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또 "(이 자료가) 사건 당사자들이 현지인들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행동했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해당 서한에 대해 "을미사변이 일본 국가 차원의 범죄라는 걸 입증하는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명예교수는 "그간 일본은 '명성황후 시해 사건은 대원군의 뜻을 따라 일본인이 도운 것이며 을미사변 당시 실행단은 일본 낭인 등 민간인이었다'고 주장해왔다"면서 "범죄 현장에 있던 현직 외교관이 1인칭 시점으로 자신의 범행 사실을 인정한 서한이 발견된 것은 을미사변이 일본의 국가범죄라는 명백한 증거가 된다"고 강조했다.


을미사변은 1895년 10월 8일 일본 육군 출신 미우라 고로(三浦梧櫻) 당시 공사의 지휘로 일본 군인, 외교관 등이 경복궁을 기습해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시신에 석유를 뿌려 불태운 사건이다. 불평등 조약인 강화도조약(조일수호조규) 하에서 을미사변을 실행한 일본인들은 조선이 아닌 일본 재판에 회부됐다. 호리구치 등 48명은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면소(免訴)·석방됐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박형수 기자 misquick@joongang.co.kr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게시물 검색
Total 883건 29 페이지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뉴스 제목
세계한인 차세대 전자여권 한국시간으로 오는 21일부터 발급 시작
한국 외교부의 전자여권 사용법 안내밴쿠버 시각 20일 오전 8시부터 시작한국 외교부는 오는 21일부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보안성 및 내구성이 강화된 폴리카보네이트(PC: Polycarbonate) 재질의 차세대 전자여권 발급을 시작한다. 폴리카보네이트는&nb
12-03
세계한인 한국 교육부, 해외 22개국 청소년 300여 명 맞춤형 한국어교육 연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일 열린 제3회 해외 청소년 한국어교육 연수 폐회식에서 ‘한국문학작품 감상발표회’의 우수작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신남방·신북방, 아시아, 오세아니아 현지 학생·교사 등 온라인
12-03
세계한인 한국, 병역의무자 대상 온라인 여권재발급 신청 확대 시행
한국 병무청 SNS현역, 병역미필자, 대체복무자 등 전 병역의무자 대상일괄 5년 복수여권 발급, 허가서 제출 의무 폐지 등한국 외교부는 행정안전부와 협력하여 올해 12월 1일부터 현역, 병역미필자, 대체복무자 등 병역의무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여권 재발급신청 서비스를 확
12-02
세계한인 한국 “출국기한 만료일이 공휴일이면 그 다음 날이 만료일”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유권 해석"휴일 이유 출국기한 연장 신청 접수 거부 위법" 외국인의 출국기한 만료일이 공휴일이면 그 다음날을 만료일로 봐야 한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 이하 국민권익위) 소속 중
12-02
세계한인 한국, 3일부터 모든 내·외국인 입국자 접종여부 관계없이 10일간 격리
지난 1일 인천공항에서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검사센터를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기존 발급 자가격리면제서도 3일부터 효력 정지장례식 참석하는 경우 7일간 자가격리면제대상단기체류외국인은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 격리한국 정부가 국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입 차단 및 전
12-02
세계한인 재외동포재단, 전세계 재외동포 언론인과 찾동 간담회
2일 온오프라인 12개국, 25개 언론사, 28명 참여 김 이사장 "재외한인언론 세계 한류 전하는 신경망"재외동포재단(이사장 김성곤)은 지난 2일(목), 재외동포 언론인을 대상으로 지역별 동포사회, 언론환경 현황을 청취하고, 재외동포 언론인
12-02
세계한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응 TF 회의 개최
최종문 제2차관은 외교부 업무 관련 방역상황 점검을 위해 12.1.(수) 관련 실.국장 참석 하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응 TF 회의를 개최하였다. TF 회의는 오미크론 변이 발생과 국내의 엄중한 방역상황에 따라 12.1. 개시된 정부의 특별 방역점검에
12-01
세계한인 한국, 해외 예방접종완료자 대상 격리면제 중지-12월 3일부터 16일까지
한국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향후 2주간(12월 03일 0시∼12월 16일 24시) 모든 국가에서 입국하는 내외국인은 예방접종여부와 관계없이 10일간 격리를 해야 하며, 강화된 격리면제제도를 적용하여 장례식 참석의 경우 7일
12-01
세계한인 “오미크론, 이미 널리 퍼졌을 수도”…WHO 보고까지 2주 이상 공백
주요국 오미크론 변이 확진 현황. [뉴스1]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 출현에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이 다시 국경을 통제하고 있지만 국경 통제 시점 이전에 이미 여러 대륙으로 광범위하게 전파됐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29
11-30
세계한인 2021 재외동포 언론인 초청연수 개최
2021 재외동포 언론인 초청연수 개회식 (재외동포재단 보도자료)12월 1일-9일 중국 및 러시아CIS지역 동포 언론인 참여재외동포재단(이사장 김성곤)은 재외동포 언론인의 역량 강화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재외동포 언론인 초청연수”를 오
11-30
세계한인 오미크론 위험 속 한국 입국 절차는 어떻게
11-29
세계한인 오미크론 전 대륙 확산…온타리오주에서도 발견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러시아 하바롭스크발 여객기를 이용한 승객들이 검역 절차를 밟고 있다. 연합뉴스온타리오주정부 28일 나이지리아 여행객 2명영국·네덜란드·독일·이탈리아·벨기에 등 확진자전 세계로
11-29
세계한인 "백신 무력화 될수도"…"끔찍" 과학자도 놀란 최악의 변이
코로나19 '누' 변이 바이러스. 데일리메일 캡처남아프리카공화국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심각한 최악의 변이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B.1.1.529)가 최악의 변종이
11-26
세계한인 외국 국적 한인, 한국 땅 당당한 주인이자 세계 한인 영토 늘리는 프론티어
외국 국적자 증여와 상속, 토지 보유자 한인 외국 국적 취득상반기 외국인 토지 256.7㎢ 중 캐나다·미국 가장 많아한반도에 사는 한국인만 한인인 것처럼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쇄국적인 한국 언론들과 일부 세력이 있지만, 실제로 외국 국적 한인들이 점차 한
11-26
세계한인 주한 캐나다 대사관 앞마당에 조각가 고(故) 이원형 작품 설치
주한캐나다대사관은 대사관(정동길 21번지) 앞마당에 한국에서 태어난 캐나다 조각가 고(故) 이원형 작가의 작품 ‘반복과 차이 #6’의 제막행사를 가졌다. 이원형(Won Lee) 작가는 구상화가로 시작해 청동을 매체로 삶과 예술에 대한 자신
11-24
세계한인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해야 캐나다 입출국 가능
11월 30일 일반 출입국자부터 접종 완료 요구성인 유학생, 취업비자 소지자 내년 1월 15일 캐나다 정부가 내년 1월 15일부터 캐나다 입국을 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지난 19일 발표를 했다.이에 따라 주한캐나다대사관
11-24
세계한인 제20차 재외동포정책위원회 개최
한국 외교부장관 주재 제20차 재외동포정책위원회 모습(외교부 보도사진)코로나19 상황 동포들 직면 다양한 애로 사항 해소 노력재외동포기본법 제정, 국내체류동포 지원 등 부처간 논의한국 정부는 23일(화)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정의용 외교부장관 주재로 「제20차 재외동포
11-23
세계한인 2021 외교톡톡 in 메타버스...메타버스에서 외교관을 만나보자
한국 외교부의 외교톡톡이 2021 메타버스로 돌아왔다.이를 기념하기 위해 외교부는 메타버스로 구현된 외교부도 구경하고, 준비한 이벤트와 푸짐한 선물까지 받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벤트 날짜는 오는 25일(목) 오후 3시(한국 시간)이다. 이번 메타버스 참가신청
11-19
세계한인 재외동포재단 차세대 해외입양동포 지원 사업 수요조사 중
재외동포재단은 ‘2022년도 차세대 해외입양동포 지원사업 수요조사’를 위한 동포단체의 신청접수를 12월 7일까지 받고 있다.중점 지원 사업은 ▪  차세대해외입양동포 권익신장을 위한 현지 컨퍼런스, 세미나, 공청회, 캠페인 등,▪  
11-19
세계한인 백신접종 완료 안 하면 한국 가는 것 불가능
캐나다의 모든 공항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백신 카드를 제시해야 한다. 캐나다항공수송안전청(Canadian Air Transport Security Authority) 페이스북 사진캐나다 공항들 접종 완료 확인서 카드 지참 해야PCR음성확인서 미지참
11-18
세계한인 해외여행자에게 꼭 필요한 `재외국민 119응급의료상담 서비스`
단계적 일상 회복 증가 국외 여행사 보호재외국민 질병·부상 등 원격 응급조치 등한국 소방청(청장 신열우)은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해외로 나가는 국민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재외국민 119응급의료상담 서비스’를 적극 이용하여
11-17
세계한인 한복 교복, 영국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에서 만난다
기증한 한복 교복.(사진=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한복 교복 기증…박물관, 내년 9월 ‘한류’ 기획전‘한류’ 주제 케이팝 스타 입은 한복, 전통한복 등도 전시한복이 세계 최초이자 최대의 장식예술 박물관인 영국 빅토리
11-16
세계한인 '명성황후 시해' 낭인 아닌 일본 국가 차원 범죄 확인
을미사변에 가담한 일본 외교관이 사건 직후 친구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발견됐다는 기사가 실린 16일자 아사히신문. 이영희 기자"명성황후 죽였다, 간단했다" 126년만에 발견된 '을미사변 고백'당시 조선 영사관보(補) 호리구치
11-16
세계한인 한국 영사콜센터, 위챗·라인 상담 오픈, 재외국민보호 사각지대 해소
중국과 아시아 지역 서비스 접근성 높이기 위해향후 신고자 스마트폰 GPS 이용 ‘위치기반 상담’한국 외교부는 해외 어디서든 국민이 보호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전화, 무료전화앱(App), 카카오톡에 이어 11월 15일부터는
11-14
세계한인 재외동포재단 내년도 재외동포단체 지원사업 수요조사 실시
12월 7일까지 온라인으로 접수관련 서류 관할 공관 우편 제출재외동포재단은 ‘2022년도 재외동포단체 지원사업 수요조사’를 위해 오는 12월 7일(화)까지 온라인 신청 받는다고 발표했다. 대상 사업은 내년 1월부터 12월 사이에 개최되는
11-14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