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인정받는 순간, 아이의 잠재력이 눈뜬다"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교육 |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순간, 아이의 잠재력이 눈뜬다"

redbear300 기자 입력15-04-29 06:43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본문

뮤지컬 ‘빅터’의 한 장면. 주인공 빅터가 어렵게 취직한 회사에서 바보라 놀림받고 쫓겨나게 되자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며 방황하는 모습. [사진 제작사 ㈜휴아시스]



올 7월부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의무적으로 실시된다. 지난해 12월 제정된 인성교육진흥법에 따라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 일선 학교는 물론 대입에까지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인성교육 확산을 위해 교육부는 2013년부터 ‘우수인성교육실천사업 공모전’을 시작했다. 올해 제2회 우수인성교육 실천 사업으로는 세계 수재들의 모임 ‘멘사’ 회장 빅터 세리브리아코프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뮤지컬 ‘빅터’가 선정됐다. 이 작품의 최종찬 연출자는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나의 학창시절에 대한 기억과 이제 곧 학교에 들어갈 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장면들을 담았다”며 “부모와 사춘기 자녀가 함께 와서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연출자가 뮤지컬 ‘빅터’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들어봤다.
 

최종찬 연출가

"-소설 『바보 빅터』가 원작이다. 뮤지컬로 각색할 때 원작의 어떤 부분을 강조했나.

 “주인공 빅터는 아이큐가 173인 천재다. 그런데 청년기까지 그 사실을 모르고 자신을 바보라 여기며 살아간다. 나중에 자신의 아이큐를 알고 본인이 더 놀라게 된다. 원작에선 아이큐가 중요한 소재로 나오지만, 뮤지컬에서는 아이큐는 그저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중요한 건 자신의 잠재력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던 시기엔 바보라 불렸다는 것이다. 아이큐는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상징하는 도구일 뿐이다.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느냐, 무시하느냐에 따라 발현될 수도 있고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자신의 잠재력을 스스로 인정하려면 계기가 필요할텐데.

 그건 친구다. 빅터는 학창시절 아이큐 검사에서 ‘73’을 받았다. 돌고래의 아이큐와 같은 수치라 같은 반 아이들에게 엄청난 놀림을 당한다. 그때 빅터의 가능성을 본 친구가 로라다. 로라 역시 별 볼 일 없는 아이지만 빅터의 공책에 적힌 발명품 아이디어를 보고 ‘대단하다’며 그를 치켜세워준다. 빅터 역시 작가를 꿈꾸는 로라의 습작 노트를 보고 ‘정말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칭찬한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순간, 자신의 가능성에 대해 자각하고 ‘작은 기적’이 시작된다. 빅터는 타고난 아이큐가 173이어서가 아니라, 그를 알아봐준 로라라는 친구가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셈이다.”

-뮤지컬의 내용은 대체로 원작에 충실한데, 유독 ‘친구에게 인정받는 순간’만은 원작보다 강조된 것 같다.

 “개인적인 경험이 녹아있다. 중학교 1학년 때 수학 시간이었다. 선생님이 이론을 설명해준 뒤 교과서엔 없는 어려운 문제를 칠판에 적더니, 나더러 칠판 앞에 나와 풀어보라고 했다. 난 본래 수줍음이 많아서 굉장히 떨면서 쭈뼛쭈뼛 문제를 풀었는데 선생님이 ‘오, 수학 천재’라고 칭찬해줬다. 그 순간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날 이후 뭔지 모를 자신감에 수학 공부를 열심히 했고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수학만큼은 100점을 놓치지 않았다. 빅터와 로라가 서로에게 인정받을 때 ‘오, 수학 천재’라는 말을 들은 나와 같은 감정이었을 거라 생각하고 연출했다.”

-부모가 사춘기 자녀를 데리고 와서 보면 좋겠다고 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뮤지컬의 핵심적인 부분은 빅터의 학창시절이다. 친구들에게는 놀림거리이고 선생님에게도 인정받지 못한다. 처음엔 로라도 빅터를 무시했다. 이때 빅터를 감싸준 유일한 인물이 아버지다. 빅터를 위해 특별한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오늘 무슨 일 있었니’하고 관심을 가져주고 ‘빅터는 뭐든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든든한 믿음을 보내준다. 나 역시 아버지이지만, 이렇게 변함없이 믿어준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아이가 겪는 작은 일에도 마음이 요동을 친다. 이 작품을 연출하면서 나 자신이 어떤 아버지인지도 많이 돌아보게 됐다. 뮤지컬을 보면서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믿음을 준다는 게 어떤 건지 다시금 되새겨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요즘 청소년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아이디어 뱅크. 자유분방함. 무궁무진한 가능성.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언론을 통해 보면, 중2병이니 뭐니 청소년을 비하하는 듯한 표현이 많다. 나는 내 어린 시절보다 현재 청소년이 훨씬 가능성 있고 기발하고 대단하고 생각한다. 이들이 불행하다면 기성세대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아이들을 질타하기 전에 어른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주변의 손가락질에 기죽은 청소년들을 보면 ‘너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대단한지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절실하다. 이 작품으로 그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게시물 검색
Total 21,859건 762 페이지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뉴스 제목
밴쿠버 집값 상승 규탄 대규모 집회- '1백만 달러 없다'
            집회 공감 표한 로버트슨 시장, SNS 비난 글 이어지기도   지난 24일(일), 밴쿠버 아트 갤러리에서 ‘나에게는 1백만 달러가 없다
05-25
밴쿠버 캐쉬 크릭, 지난 주말 태풍으로 피해 극심
            60여 가구 주택 훼손   지난 주말, BC주 내륙의 캐쉬 크릭(Cache Creek)에 태풍을 동반한 많은 양의 비가 내려 60여 가구가
05-25
밴쿠버 캐쉬 크릭, 지난 주말 태풍으로 피해 극심
            60여 가구 주택 훼손   지난 주말, BC주 내륙의 캐쉬 크릭(Cache Creek)에 태풍을 동반한 많은 양의 비가 내려 60여 가구가
05-25
캐나다 캐나다 기자, IS 소녀 유인 과정 위장취재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온라인을 통해 10대 청소년을 살인병기나 성노예로 유인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 캐나다 언론이 그 유혹 과정을 위장취재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 언론 글로벌뉴스 네트워크
05-25
교육 우리 아이 리더로 키우고 싶다면 리딩하게 하세요
박철원 한우리열린교육 회장   박철원 한우리열린교육 회장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권하고 어떻게 읽히시나요.”  지난 6일, 독서교육기업 한우리열린교육(이하 한우리) 본사에서 만난 박철원 회장의 첫인사였다. 요즘은 학년별 추천
05-24
교육 [전교 1등의 책상] 교과서 넘어 논문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공부
창덕여고 2학년 이수인양   이수인양이 상대성이론의 내용을 학교 교실 칠판에 적으면서 스스로 묻고 답하고 있다. 수학·과학 등 개념 이해가 중요한 과목은 이런 식으로 자문자답하며 원리를 깨우친다. 호기심 풀릴 때까지 배경 이론 파고들어
05-24
교육 직원 뽑을 땐 창업 실패자 선호 … 대학만 나온 사람보다 낫다
3500만 켤레 신발 기부한 탐스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요즘 뭐가 제일 기쁘냐”고 마이코스키에게 물었더니 “6개월 전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태어나 아빠가 된 게 가장 기쁘다”고 답했다.
05-24
교육 브라질 상파울루 사립학교 '에스콜라 베라 크루즈'
상파울루엔 4237개 사립학교 … 스파르타부터 아테네식까지 골라간다 브라질 학교에선 매해 6월에 ‘훼스타 주니나’라는 민속 축제를 연다. 이날 학생들은 브라질 전래동화를 연극·뮤지컬로 각색해 공연하고 브라
05-23
캐나다 캐나다 정부, 미국인 관광객 유치활동 전개
캐나다 총리, 스테픈 하퍼(Stephen Harper) 22일(금), 스테픈 하퍼(Stephen Harper) 총리가 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약 3000만 달러의 예산을 쓰겠다고 발표했다. 하퍼 총리는 캐나다 관광청과 협의 및 논의를 하여 약 68만명에 이
05-22
밴쿠버 BC 페리, 주요 노선 축소 계획 철회
  "노선 축소시 득보다 실이 더 많아"              예산 절감을 위해 노선 축소를 감행해 온 BC 페리(BC F
05-22
밴쿠버 BC 페리, 주요 노선 축소 계획 철회
  "노선 축소시 득보다 실이 더 많아"              예산 절감을 위해 노선 축소를 감행해 온 BC 페리(BC F
05-22
밴쿠버 CRTC, 인터넷 연구 위한 자원봉사자 모집
  화이트박스 기기 컴퓨터에 부착             캐나다의 방송 및 통신 정책을 관장하는 CRTC가 인터넷 서비스 제공 속도를 조사하기
05-22
밴쿠버 CRTC, 인터넷 연구 위한 자원봉사자 모집
  화이트박스 기기 컴퓨터에 부착             캐나다의 방송 및 통신 정책을 관장하는 CRTC가 인터넷 서비스 제공 속도를 조사하기
05-22
밴쿠버 엑스포 라인 운행 지연, 대중교통 무료 제공
      (캡션: 22일(금) 아침 조이스 스테이션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   지난 22일(금), 하룻 동안 메트로 밴쿠버 전역에서 대중교통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었다.   밤에 발생한&
05-22
밴쿠버 엑스포 라인 운행 지연, 대중교통 무료 제공
      (캡션: 22일(금) 아침 조이스 스테이션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   지난 22일(금), 하룻 동안 메트로 밴쿠버 전역에서 대중교통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었다.   밤에 발생한&
05-22
밴쿠버 하키맘 살인 용의자, 법정에서 유죄 인정
(캡션: 세 아들의 어머니였던 故 줄리 파스컬 씨)     줄리 파스컬 씨 살인 용의자 요셉 고폴, 1년 만에 범행 사실 시인   지난 2013년 12월, 연말연시 중 들려온 ‘하키맘’ 줄리 파스컬(Julie
05-22
밴쿠버 하키맘 살인 용의자, 법정에서 유죄 인정
(캡션: 세 아들의 어머니였던 故 줄리 파스컬 씨)     줄리 파스컬 씨 살인 용의자 요셉 고폴, 1년 만에 범행 사실 시인   지난 2013년 12월, 연말연시 중 들려온 ‘하키맘’ 줄리 파스컬(Julie
05-22
밴쿠버 VPD, 행방 묘연했던 성폭행 전과범 1인 체포
  밴쿠버 경찰(VPD)이 ‘귀가 시간을 어긴 후 행방이 묘연하다’고 발표한 성폭행 전과범 3인 중 한 사람이 지난 20일(수) 저녁에 발견되었다.   게리 보그리그(Gary Vogrig, 51세: 위 사진)로, 이 날
05-21
밴쿠버 VPD, 행방 묘연했던 성폭행 전과범 1인 체포
  밴쿠버 경찰(VPD)이 ‘귀가 시간을 어긴 후 행방이 묘연하다’고 발표한 성폭행 전과범 3인 중 한 사람이 지난 20일(수) 저녁에 발견되었다.   게리 보그리그(Gary Vogrig, 51세: 위 사진)로, 이 날
05-21
밴쿠버 BC 페리 '새 선박 이름짓기' 캠페인에 부정적 반응
  불만 담은 조롱 이름 넘쳐나   3 대의 새 선박 론칭을 앞두고 있는 BC 페리(BC Ferries)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이름 붙이기 캠페인(#NameAFerry)을 진행 중이다.   페리 측은 “페리
05-21
밴쿠버 리치몬드 시의회, '허가안된 홍보물 전시 금지' 안건 가결
  중국어로만 이루어진 간판 및 홍보물 퇴치 위한 결정   영어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중국어 간판 퇴치를 추진 중인 리치몬드 시의회가 ‘시청 허가를 받지 않은 홍보물 전시 일체 금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05-21
밴쿠버 RCMP와 CRTC 사칭 사기 전화 기승, 주의하세요 !
RCMP와 CRTC를 사칭한 사기 전화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RCMP는 “최근 경찰의 기술범죄 전담반(Integrated Technical Crime Unit)을 사칭해 ‘수신인의 컴퓨터가 범죄 행위에 이용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05-21
밴쿠버 RCMP와 CRTC 사칭 사기 전화 기승, 주의하세요 !
RCMP와 CRTC를 사칭한 사기 전화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RCMP는 “최근 경찰의 기술범죄 전담반(Integrated Technical Crime Unit)을 사칭해 ‘수신인의 컴퓨터가 범죄 행위에 이용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05-21
밴쿠버 메트로, '수도에 버려지는 식용유 폐해 심각'
  가정 대상 안전 캠페인 실행 예정   메트로 밴쿠버(Metro Vancouver)가 “가정집과 레스토랑 등에서 버려지는 식용유가 수도 시스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스템에서 응집하는 성질이
05-21
밴쿠버 PNE, 올해 공연 일정 발표
  유명 아티스트와 뮤지컬 공연 등 포함   올해 100주년을 맞는 PNE 행사의 공연 일정이 발표되었다.   주최 측은 한국에서도 유명한 R&B 그룹 보이즈 투 맨(Boyz II Men)과 밴드 비치 보이즈(B
05-21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