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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 [틴틴 경제] AIIB는 어떤 기구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5-04-2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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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Q 중국이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거대한 국제 경제기구인 AIIB를 만들었습니다. 미국이 이 기구를 반대하고 있는데 한국을 포함한 세계 57개국이 가입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AIIB가 어떤 기구인지 궁금합니다. 

A AIIB는 ‘아시아 인프라스트럭처 인베스트먼트 뱅크(Asia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의 영문 앞글자를 딴 단어입니다. 중국어로는 아주기초시설투자은행, 우리말로는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이라고 하죠. 여기서 인프라는 고속도로나 공항, 수력 발전소와 같은 사회 기반 시설을 의미합니다. 경제 발전에 필요한 기초 시설이 되죠.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AIIB는 아시아 지역의 기초 시설 투자 사업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한국은 3월 참여 … 미국·일본은 아직

 AIIB는 2013년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를 순방하던 중 공식 제안했습니다. 2015년 말 공식 출범할 예정인데요, 중국 정부는 지난 15일 57개 창립회원국을 확정했습니다. 57개국은 아시아 34개국, 유럽 20개국, 아프리카 2개국, 아메리카 1개국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한국도 3월에 가입신청을 했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회원국이 모여 중국은 한껏 고무되어 있지요. 아시아가 아닌 다른 지역의 뜻하는 역외(域外) 회원국이 20개에 달합니다. 주요 7개국이라 불리는 G7에서도 미국·일본·캐나다를 제외한 4개국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동안 “불투명하게 운영되기 쉽고 지속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가입을 말렸던 미국의 입장이 난처할 정도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일 파키스탄을 방문했습니다. AIIB 창립회원국이 확정된 뒤 첫 외국 순방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를 만나 50조원에 달하는 경제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은 40년간 파키스탄 과다르항 운영권을 확보했는데요, 바로 이 항구가 향후 AIIB 운영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곳입니다. 

 AIIB의 초기 활동은 최근 중국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대(一帶)’란 중국-중앙아시아-유럽으로 이어지는 과거의 실크로드를 복원한 육상 운송로를, ‘일로(一路)’란 중국-서남아시아-중동-아프리카-유럽을 연결하는 해상 운송로를 뜻합니다. 파키스탄은 해사 운송로 중에서 중국과 인도에 이어 이집트 수에즈 운하 사이를 잇는 중요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죠.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28일 중국 하이난(海南)에서 열린 보아오(博鰲) 포럼에서 “일대일로는 공허한 구호가 아니다. 아시아 각국에 어떤 이익이 돌아가는지 곧 보게 될 것이다”며 자신감 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초기 활동 ‘일대일로’ 정책에 집중될 듯

 

 일대일로는 70년대 덩샤오핑(鄧小平)이 세운 중국의 장기 국토 개발계획인 ‘점-선-면’ 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78년 개혁개방 당시 덩샤오핑은 거점도시(점)를 개발하고 이를 연결하는 경제대(선)를 만든 뒤 범위를 점차 확장시키는(면) 큰 그림의 국토 개발계획을 세웠다”며 “서부 연안 중심의 개발 계획이 내륙으로 확산되는 전략”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말 중국 정부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이 서부 대개발 사업에 지난 2000년부터 15년 동안 들인 돈은 4조8390억 위안으로 집계됐습니다. 지금 환율로 계산하면 한 해 평균 54조원이 넘는 돈입니다. 자국에 깔린 이 인프라를 유럽과 다른 아시아 국가로 계속 연결한다는 게 중국의 기본 구상이겠죠. 

 그렇다면 중국은 왜 지금 인프라 건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려고 할까요. 일단 2008년 세계 각국에 몰아닥친 금융 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일영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하면서 수출 규모가 급속하게 늘었지만 세계 경제 위기 이후 중국산 물품을 받아 줄 국가가 줄어 새로운 경제 성장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면서 전 세계 고용과 노동 판도마저 바꿔 놓았던 중국이 과거와 같은 전략으로는 성장에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입니다. 2007년 14%까지 치솟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딱 그 절반인 7%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위안화를 국제 통화 수단으로 활용 전망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있지만 넘쳐 나는 외화를 해결하려는 측면도 있습니다. 중국의 지난해 외화 보유액 규모는 4조 달러에 육박해 2006년 일본을 따돌린 후 9년 째 세계 1위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중국의 외화 보유액이 비정상적으로 많다”며 “앉아서 국채를 파는 미국에게 좋은 일만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AIIB를 통해 자국의 통화인 위안화를 미국의 달러를 뛰어 넘는 국제 통화 수단으로 활용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몸집이 제법 큰 국제기구는 자금을 조달할 때 달러를 사용해 왔습니다. 홍콩의 영자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회원국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 달러화를 결제 통화로 사용한 뒤 점진적으로 위안화 사용 확대를 권장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영국은 유럽 국가 중 가장 먼저(3월 12일) AIIB 참여를 선언한 데는 이같은 흐름에 편승해 위안화 허브 구축을 위한 것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중국이 아닌 국가에서 가장 강력한 위안화 거래 중심지가 되고 싶다는 뜻입니다. 미국이 왜 AIIB를 견제 하는 지 틴틴 여러분도 이제 짐작이 가겠죠. 

 한국도 미국의 반대를 무릎쓰고 가입을 선택했습니다. 아시아 인프라 시장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경제 이득을 얻을 수 있는데다 북한·중국·러시아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투자 사업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된다면 한반도 통일에도 중요한 초석이 될 수 있겠죠.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 차관도 “AIIB를 통해 한반도 통일 시대에 대비한 북한 인접지역 인프라 개발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3년 후 구체적인 AIIB의 사업 계획이 확정되기 전에 우리 기업이 아시아 지역에서 투자 기반을 선점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국 5%대 지분율, 부총재 자리 노려

 한국을 포함해 57개 창립회원국은 27~28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釣魚臺)에서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갑니다. 0.01%라도 더 많은 지분과 의결권을 얻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AIIB 내에서 미국과 관계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강조하며 5%대 지분율과 부총재 자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보면 지분은 3% 내외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부총재 자리 역시 인도와 러시아의 견제로 난항이 예상되는 분위기입니다. 올해 AIIB를 둘러싼 국제 사회 구도가 어떤 결과로 나오게 될 지 틴틴 여러분도 함께 지켜보길 바랍니다.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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