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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 미 초등교육 현장서 '숙제 효과' 논쟁 가열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6-10-0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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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등학교 교사 벌리 콜먼 미첼이 지난 9월 13일 (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오크리지 초등학교에서 4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오크리지 초등학교를 비롯해 버몬트주 사우스 벌링턴, 매사추세츠주 홀리오크에 있는 초등학교들이 최근 학생들에게 숙제를 부과하지 않는 정책을 시작했다. 

 

 

미국에서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주지 않는 초등학교와 초등교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방과 후 숙제를 하기 보다는 신나게 뛰어 놀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며, 책을 많이 읽고, 잠도 충분히 자며, 과외 활동을 더 많이 하라는 것이다. 


버몬트주(州) 사우스 벌링턴에서 유치원부터 5학년까지 학제를 운영하는 오차드 초등학교는 10년 전인 지난 2006년 과감하게 숙제를 없앴다. 당시 교장은 학생들 사이에서 숙제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자, 2006년 발간된 미국 교육심리학자 알피 콘이 ‘숙제의 신화(The Homework Myth)’ 란 저서에서 한 제안에 따라 숙제를 내주지 않는 방침을 선택했다.

 

현대의 교육방식을 꾸준히 비판해온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알파 콘은 이 책에서 "숙제는 힘들기만 하고 얻는 것이 없는 일"이란 파격적인 주장을 제기했다. 


오차드 초등학교의 현재 교장인 마크 트리필리오는 최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초등학생들은 많이 어리다”며 “학생들은 하루 종일 공부를 하는데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공부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강제로 주입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숙제의 역효과는 모든 사람에게 확실히 나타난다”며 그 역효과로 피로감, 좌절감, 다른 관심사를 추구할 시간의 낭비, 공부에 대한 흥미와 관심의 감소를 꼽았다. 또한 "숙제는 이제까지 개발됐던 아이들의 호기심을 언제든 꺼뜨릴 수 있는 소화기가 될 수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숙제없는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감은 당연히 매우 높다. 오차드 초등학교의 학생들은 수업이 끝난 후 집에서 책을 읽거나, 밖에 나가 놀고, 부모와 저녁을 먹으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이 학교에 재학 중인 에이버리 큐트로니(9) 경우는 방과 후 댄스 학원과 피아노 학원을 다니고 있다. 그래서 에이버리는 하루 일정이 바쁘다. 에이버리의 엄마 하이디 큐트로니는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딸이 책도 많이 읽는다고 말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이디 큐트로니는 숙제를 없앤 학교의 정책에 대해 "아이들에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쉴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학부모, 교사, 학생 관계에도 정말 좋고 아이에게 자신의 열정과 흥미가 있는 일에 시간을 활용할 기회를 준다고 생각한다"며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물론 정반대의 의견도 있다. 


30여년 동안 숙제의 효과를 연구해 온 듀크 대학 심리학과의 해리스 쿠퍼 교수는 알파 콘이나 트리필리오 교장과는 반대 의견을 갖고 있다. 그는 모든 학교가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숙제의 양과 방식은 연령과 발달정도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쿠퍼 교수는 1987년부터 2003년까지 숙제를 한 학생 60여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숙제가 학생의 성취도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숙제의 긍정적 효과는 초등학생보다 7~12학년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쿠퍼 교수는 초등학생들에겐 짧은 시간 내에 쉽게 할 수 있는 숙제를 부과해야한다고 주장하고있다. 그는 숙제는 초등학생들이 단지 교실에서 배우는 것만이 아니라 평생학습자로 변모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독립성, 시간관리 능력, 학습능력도 키워준다고 주장한다. “숙제는 약과 같다.약을 너무 적게 먹으면 아무 효과도 없고 과용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적당량을 복용하면 기적을 이룰 수 있다”며 “교사가 지나치게 많은 숙제를 내주면 반발이 일어나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래서 쿠퍼교수는 1학년 경우 10분, 2학년은 20분 식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숙제하는 시간을 10분씩 늘리는 방식을 권장하고 있다. 


숙제의 효과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면서, 미국 초등학교 교육 현장에서는 숙제를 내주는 방식에 변화를 주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몬태나주 마리온에 있는 K-8 마리온 초등학교의 쉐리 스토비 교장은 "숙제를 전혀 내주지 않는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합리적으로 숙제를 내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미국교원협회(AASA)의 엘레인 M. 엘러슨역시 숙제 방식을 바꾸는 초등학교와 교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예 숙제를 내주지 않거나, 학교에서 끝내지 못한 과제만을 숙제로 내주는 경우, 또는 학부모와 함께 하는 숙제를 내주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8월 30일 초등 1~2학년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 적응을 위한 '안성(안정과 성장) 맞춤 교육과정'을 2017년 1학기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안성맞춤 교육과정은 공교육을 기반으로 학습발달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해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덜고 선행학습 필요성을 근절하기 위해 추진된다. 이 교육과정은 선행학습이 필요 없는 한글·수학교육 활동 학습부담 감소를 통해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신장하는 교육 학습자가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놀이 중심 교육 활동 등을 포함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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