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 다시 뛰는 김상수… 5년 만의 도루왕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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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5-14 02:00 조회67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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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삼성 감독은 “우리 팀에선 김상수와 박해민에게 그린라이트를 준다”고 했다. 그린라이트는 언제든 재량껏 도루를 시도하라는 지시다. 박해민은 2015년부터 4년 연속 타이틀을 차지한 대도다. 김상수도 도루 능력이라면 박해민 못잖다. 2014년엔 53개로 도루 타이틀을 차지했다. 올 시즌엔 김상수가 박해민보다 더 많이 뛰었다. 13일 현재 12개의 베이스를 훔쳐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건 성공률이다. 올 시즌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사실 김상수는 예전부터 도루 성공률이 높았다. 최근 10년 간 도루성공률(79.4%,50도루 이상 기준)이 가장 높은 선수가 바로 김상수다. 세이버메트릭스(야구를 수학, 통계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의 아버지인 빌 제임스 보스턴 수석 고문은 '70%의 성공률이 아니면 도루하지 말라'고 했다. 김상수는 매우 효율적인 '도둑'인 셈이다.
최근 몇 년간 김상수는 제대로 뛰지 못했다. 2016년엔 6개, 2017년엔 1개, 지난해 12개에 그쳤다. 무릎, 발목, 허벅지 등 아프지 않은 곳이 없어서였다. 김상수는 “통증도 있었고, 부상 위험도 있어 시도를 많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아픈 데가 없고, 몸도 좋다. 타고투저도 완화되는 분위기라 도루 가치도 높아진다. 더 적극적으로 뛸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상수는 90년생 ‘에드먼턴 키즈’다. 안치홍(KIA), 박건우, 정수빈, 허경민(이상 두산), 오지환(LG), 장영석(키움) 등과 함께 2008년 세계청소년 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동기생 중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건 김상수였다. 입단하자마자 1군에서 활약하더니 3년 만에 '국민 유격수' 박진만을 밀어내고 삼성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하며 4년 연속 통합우승(2011~2014년)에 기여했다.
아픔은 김상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김상수는 낙담하지 않고 스프링캠프에서도 수비 훈련에 열을 올렸다. 당시엔 유격수를 놓고 다툰 경쟁자 이학주에게도 먼저 손을 내밀어 팀 분위기 적응을 도왔다. 김상수는 “더블플레이 때 방향도 다르고, 어색했다.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 나는 삼성 2루수”라고 말했다. 지난달엔 수비로만 시상하는 주간시상식에서 최초로 두 포지션(유격수·2루수)에서 1위에 오른 선수가 되기도 했다.
두 살 터울 남동생 이야기를 꺼내자 김상수는 "기분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동생은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으로 유명해진 가수 우디(본명 김상우)다. 경북예고에서 음악을 전공한 우디는 형을 위해 서울 진학도 포기했다. 우여곡절 끝에 오디션을 통해 보이그룹 '엔트레인'으로 데뷔했지만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하지만 형은 동생의 음악 활동을 위해 경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군복무를 마친 뒤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해 차트 1위에 올랐다.
우디는 3월 31일 삼성 홈 경기에선 시구자로 나와 돈독한 우애를 뽐내기도 했다. 김상수와 동료 구자욱의 등장음악도 우디가 만들어준 곡이다. 김상수는 “동생이 고생을 많이 했다. 이제 자리를 잡는 것 같아 흐뭇하다. 새 등장음악을 만들어주기로 했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며 웃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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