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 홈런 감잡은 강정호와 추신수…문제는 타격 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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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4-18 02:00 조회31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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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한 강정호는 2회 초 디트로이트의 선발 매슈 보이드의 빠른 공(시속 148㎞)을 때려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지난 6일 신시내티전 이후 8경기 만에 나온 안타였다. 강정호는 이어 1-0으로 앞선 4회 초 보이드의 초구 빠른 공(시속 146㎞)을 잡아당겨 시즌 2호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이후 13일 만에 나온 홈런이다.
강정호는 개막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콜린 모란(27)에 주전 3루수를 빼앗길 위기에 몰려 있다. 이날 멀티 히트를 쳤는데도 타율은 0.143이다. 반면 모란(타율 0.308, 홈런 2개)의 성적은 강정호보다 훨씬 좋다.
어려운 상황에서 홈런을 터뜨리긴 했어도 강정호의 타격에는 여전히 우려가 남는다. 홈런을 때리긴 했지만, 강정호의 레그킥(오른손 타자가 중심이동을 위해 왼발을 높이 드는 동작)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왼발을 너무 일찍 드는 바람에 동작이 잠시 끊겼다. 공이 가운데로 몰린 덕분에 홈런이 됐다.
힘을 100% 발휘하지 못했는데도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는 건 강정호의 파워가 아주 뛰어나다는 방증이다. 음주운전 사고로 2년 동안 빅리그에서 뛰지 못한 동안 강정호는 겨우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힘을 더 키웠다. 이 과정에서 타격폼을 바꿨다. 로드(Load) 포지션(총알을 장전하는 것처럼 힘을 모으는 자세)을 간소화한 것이다.
지난 1월 강정호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 따르면 그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레그킥을 상당히 줄였다. 그뿐만 아니라 끝이 하늘을 향했던 배트를 어깨에 걸치듯 눕혔다. 근력이 강화됐으니 간결한 스윙으로 정확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보였다.
그러나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만들어진 타격 자세를 단번에 바꾸는 건 쉽지 않았다. 강정호가 시범경기에서 홈런 7개(메이저리그 1위)를 터뜨렸지만, 폼은 계속 오락가락했다. 정규시즌에는 투수들이 강정호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강정호의 자세가 안정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강정호는 긴 공백 탓에 상대 배터리와의 수 싸움에서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원래 변화구보다 빠른 볼에 강한 타자였다. 올 시즌에는 유인구 승부가 유난히 많다. 시즌 삼진율이 42.9%(42타수 18삼진)나 된다. 바깥쪽 변화구에 헛스윙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강정호가 홈런을 때린 이후 상대 투수의 공 배합이 눈길을 끈다. 보이드는 6회 초 변화구만 5개(슬라이더-슬라이더-슬라이더-슬라이더-커브)를 던져 강정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9회 초 디트로이트 왼손 불펜투수 블레인 하디도 공 7개(체인지업-커브-체인지업-체인지업-포심 패스트볼-체인지업-체인지업) 중 변화구를 6개나 던지면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결론적으로 강정호에겐 변화구 공략이 숙제라는 이야기다.
추신수는 1년 전 강정호와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과거 레그킥 없이 허리 회전력으로 타격했던 그는 지난해 시범경기 때부터 “꼭 해보고 싶은 폼”이라며 이동 발(왼손 타자 추신수의 오른발)을 들기 시작했다. 임팩트 순간 상체를 일으키는 버릇 때문에 땅볼이 많이 나오는 단점을 극복하려 한 것이다.
새 타격폼 덕분에 추신수는 지난해 전반기 90경기에서 타율 0.293, 홈런 18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발 드는 높이가 줄어들면서 홈런을 3개 추가하는 데 그쳤다. 타율은 0.264로 떨어졌다. 추신수는 지난해 12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2019년에도 레그킥을 하겠다. 시행착오를 겪었으니 오른발 높이를 적절히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추신수는 올 시즌 꾸준히 안타를 만들면서 출루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시즌 첫 홈런도 날렸다. 1년 전 이맘때와 달리 추신수는 오른발을 조금만 든다. 움직임은 줄였지만, 베테랑인 그는 충분히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내고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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