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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 언제나 거인들의 곁을 지켰던 고 최효석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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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4-05 02:00 조회3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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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덕후'. 고(故) 최효석 해설위원은 자신을 항상 그렇게 표현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어린이 팬이었고, 야구가 좋아 하던 일도 그만두고 부산으로 내려가 롯데 경기를 중계하는 라디오 해설위원까지 됐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 갈매기'였다. 부산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 서울에 올라왔지만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했다.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영입된 이후 야구의 매력에 완전히 빠지고 말았다. '둠씨의 취미생활'이란 개인 블로그에서 야구 이야기를 풀어냈다. 수도권 경기는 현장에서, 지방 경기는 TV로 본 뒤 감상평을 올렸다. 하루 2만~3만 명이 그의 글을 읽었다. 그게 계기가 되어 이성득 해설위원의 '자이언츠 네이션' 집필을 돕고, 영화 '나는 갈매기' 코디네이터로도 참여했다.
 
2010년 그는 직업을 포기하고 무작정 부산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닥치는 대로 야구 관련 일을 했다. 수입이 거의 없어 공과금을 못내 추운 겨울에 가스가 끊긴 적도 있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롯데를 사랑하는 그를 모두가 사랑했다. 그리고 다행히 부산 MBC와 인연이 돼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게 됐다.
 
2011년 해설위원이 된 뒤 그는 거의 모든 롯데 경기를 중계했다. 선수 출신이 아니기에 남들보다 더 야구를 공부했고, 더 열심히 중계 준비를 했다. 최 위원은 "경기 중 선수 출신만 설명할 수 있는 상황이 있다. 난 그걸 할 수 없다. 대신 '팬들이 뭘 궁금해할까'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방송 뿐만은 아니었다. 개인 방송, 팟캐스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롯데 이야기를 전해줬다.
 
롯데 선수들에게 그는 '좋은 형'이었다. 성적이 나쁜 선수에겐 위로와 격려를 건넸고, 좋은 선수에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인 선수부터 베테랑 선수까지 차별하지 않고 깍듯하게 인사를 하며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지난해 4월 5일. 최효석 위원은 대전 한화-롯데전 중계를 앞두고 어지럼증을 느껴 쓰러졌다. 응급처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이동했지만 세상을 떠났다. 향년 45세. 롯데 구단은 이튿날 사직 LG전을 앞두고 고 최효석 해설위원을 추모하는 영상을 상영한 뒤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롯데 선수, 팬들도 그와의 이별을 슬퍼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롯데는 마침 최효석 위원의 1주기를 맞는 날 사직구장에서 홈 경기를 치른다. 지난 8년간 경기가 있는 날엔 하루도 빠짐없이 들렀던 그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잊지 않고 다시 떠올릴 수 있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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