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 체중 줄이고 늘리고… 몸부터 달라진 독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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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3-06 02:00 조회16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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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한용덕(54) 감독은 간판타자 김태균(37)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닌게 아니라 까만 피부는 더 까매졌고, 지난 시즌 후반기에 비해 얼굴이 갸름해보였다. 김태균에게 물었더니 특유의 말투로 "뭐 달라진 게 있느냐"고 씩 웃었다. 김태균의 말과 달리 체중 변화는 없지만 근육량이 늘어났다.
김태균은 지난 1월 개인훈련 기간 필리핀으로 건너갔다. 예년이라면 휴식 위주의 운동을 할 때지만 패턴을 바꿨다. 체력을 키우는 데 포인트를 맞췄다. 지난해 잔부상 때문에 데뷔 후 가장 적은 73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친 게 계기였다. 역설적으로 김태균이 부진했지만 팀은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구단 관계자는 "김태균이 수비훈련 때도 다이빙캐치를 시도했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작 김태균은 쉬지 않았다. 절친한 후배 송광민과 함께 숙소 앞 피트니스 센터에 가 운동을 했다. 홍보팀 이한성 과장은 "김태균이 자비를 들여 개인 트레이너를 불렀다"고 귀띔했다. 김태균은 "올시즌엔 지난해보다 오래 가을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몸이 달라진 건 선배들 뿐만이 아니다. 고졸 신인들도 2~3개월 사이 달라진 몸을 만들어왔다. 4라운드에 지명된 신일고 출신 투수 김이환은 마무리 훈련 이후 허벅지가 몰라보게 굵어졌다. 노시환과 변우혁 등 내야수들도 고등학생 티를 벗어난 체구로 오키나와에 합류했다. 한용덕 감독은 "그 전까지는 우리 팀에 큰 선수들이 많지 않았다. 신인 스카우트를 할 때부터 체격이 좋은 선수들 위주로 뽑아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 감독이 웃음을 짓는 건 단순히 몸이 달라져서가 아니다. 선수단의 달라진 분위기 때문이다. 한용덕 감독은 "성적이 좋지 않을 땐 베테랑들이 '내 자리는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안주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선수들이 앞장서서 움직이고 있다. 1년 사이 달라진 모습에 나도 놀랐다"고 했다.
고참들의 노력 덕에 전술적으로도 안정감이 생겼다. 1루수비를 꺼려해 주로 지명타자로 나섰던 김태균은 전지훈련에서 1루를 지키고 있다. 2루수 정근우는 외야수비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태균이 1루를 지키고 정근우가 외야로 가면 이성열을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 있고, 다른 선수를 외야수로 한 명 더 기용할 수 있다. 한용덕 감독은 "고참들이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먼저 애를 쓰고 있다. 감독 입장에선 정말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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