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배구 | 외길에서 만난 30년 지기, 김종민 VS 차상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중앙 작성일19-03-13 02:00 조회300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도드람 2018~19 V리그 프로배구 정규시즌이 11일 막을 내렸다. 5개월간의 열전 끝에 남녀부 6개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남자부에선 디펜딩챔피언 대한항공이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고,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가 2,3위를 차지했다. 여자부에선 흥국생명이 2년 만에 정규리그 챔피언에 올랐고, 도로공사와 GS칼텍스가 포스트시즌에 나선다.
봄 배구의 시작은 15일 열리는 2위 도로공사와 3위 도로공사의 GS칼텍스가 벌이는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이다. 공교롭게도 두 팀 사령탑은 초·중·고 동기동창이다. 울산중앙중과 마산중앙고 시절까지 함께 배구를 했다. 김종민 감독은 인하대, 차상현 감독은 경기대로 진학하면서 엇갈렸지만 나란히 한 팀을 이끄는 지도자로 성장했다. 12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두 사람은 대결을 앞둔 맞수임에도 절친답게 웃음꽃을 피웠다.
김종민 감독이 "3위 먼저 얘기하라"며 가볍게 도발하자 차상현 감독은 "건방지다"며 "단단히 준비하라"고 선전포고를 했다. 김종민 감독이 "내가 생일이 빨라 형"이라고 너스레를 떨자 "겨우 4일 차"라고 차 감독이 맞받아쳤다.
김종민 감독은 "내가 축구를 먼저 해서 차 감독보다 늦게(초등학교 6학년 때) 배구를 시작했다. 그때도 키가 큰데다 지금 모습과 비슷해 처음 만났을 때 모습이 기억난다"고 했다. 차상현 감독은 "제가 한참 배구를 잘 할 때였다. 공도 던져줬고, '저리 가라'고 하면 저리 갔다. 참 많이 컸다"고 당시를 떠올리자 김종민 감독은 "뭘 가르쳐줬냐"고 웃으며 "차 감독이 일요일 연습에 빠져서 다음날 선배들에게 많이 혼났다"고 응수했다.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두 사령탑은 피 튀기는 경쟁을 벌였다. 6라운드 마지막 대결에서 이긴 팀이 봄배구를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 맞붙은 것이다. GS칼텍스가 세트 스코어 2-1로 앞서다 도로공사가 3-2로 역전승했다. 도로공사는 이날 승리로 일찌감치 2위를 확보했고, 정규시즌을 마친 GS칼텍스는 초조하게 4위 IBK기업은행의 결과를 기다렸다.
공교롭게도 기업은행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상대는 도로공사였다. 상황에 따라 도로공사의 손에 의해 플레이오프 파트너가 결정될 수도 있었다. 김종민 감독은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차상현 감독을 놀려주려고 했다. 그런데 KGC인삼공사가 IBK기업은행을 이기는 바람에 빨리 결정이 나버렸다. 오히려 우리만 바라보면서 더 많이 준비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차상현 감독은 "'선수들에게 좋은 마음으로 기다리게 하자'고 했는데 다행이었다"고 웃었다. 김 감독은 "차상현 감독이 우리에게 진 뒤 '마지막 경기에 주전 넣으라'고 엄포를 놓았는데 그 전에 확정이 돼서 안도했다"고 포스트시즌 일정이 짧아 마지막 게임에 주전선수를 내기 어려울 수 있었다.
그렇지만 양보할 생각은 전혀 없다. 차상현 감독은 "시즌 초반 도로공사가 좋지 않아서 빨리 탈락시키면 봄 배구를 편하게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선수들에게 그런 얘기를 할 때마다 졌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집착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신나게 놀아보자'고 칠판에 썼다"고 했다. 김종민 감독은 "차 감독이 집착해야 한다"고 운을 띄운 뒤 "올시즌은 주전 5명이 빠진 채 비시즌을 준비하고, 외국인선수까지 다쳐 초반이 어려웠다. 파튜도 아직 100%는 아니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 잘 싸워보겠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