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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배구 | 난세에 나타난 영웅 허수봉, 현대캐피탈 챔프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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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3-19 02:00 조회3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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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리그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우리카드에 승리한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뉴스1]

난세에 영웅이 등장했다. 21살 신예 허수봉(1m97㎝)이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을 챔프전으로 이끌었다.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2승제) 2차전. 경기를 앞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오전 훈련을 끝낸 뒤 주포인 크리스티안 파다르가 허리를 다쳐 출전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문성민과 전광인이 레프트로, 허수봉이 (파다르 자리인)라이트로 출전한다"고 했다. 문성민도 무릎이 좋지 않아 공격을 많이 시도해야 하는 라이트에 허수봉을 배치한 것이다.
 
과감하지만 위험이 따르는 선택이었다. 1세트 초반만 해도 허수봉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8개의 공격 시도 중 한 개만 득점으로 연결됐고, 첫 서브에선 범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1세트 막판부터 날아올랐다. 특히 22-22, 23-24, 24-24, 25-26에서 연속으로 공격득점을 올렸다. 24-24에서 성공한 공격은 아슬아슬했으나 비디오 판독을 통해 득점으로 인정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 접전에서 32-30으로 승리했다.
 
2세트부터는 허수봉이 지배했다. 허수봉은 강서브로 에이스 2개를 따내면서 8-4를 만들었다. 공격에서도 펄펄 날았다. 우리카드는 주포 리버맨 아가메즈의 공격이 막히면서 힘없이 무너졌다. 3세트에선 더블스코어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경기를 끝내는 득점도 허수봉이 올렸다. 블로킹 1개, 서브득점 4개를 포함해 양팀 통틀어 최다인 20점(공격성공률 62.5%)을 올렸다. 프로 데뷔 후 개인 최다득점을 봄 배구에서 올렸다. 2연승을 거둔 현대캐피탈은 정규시즌 챔피언 대한항공이 기다리는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에 진출했다. 현대캐피탈 팬들은 허수봉의 이름을 연호했다.
 

허수봉을 끌어안고 기뻐하고 있는 세터 이승원. [연합뉴스]

최태웅 감독은 "위기를 맞았지만 선수들이 분발했다. 경기 전 선수들에게 '국내 선수끼리 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오는 게 아니다. 힘을 보여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허수봉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최 감독은 "허수봉이 기대 이상으로 잘 했다. 올시즌 여러 포지션을 소화했는데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고 평했다.
 
허수봉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경기 직전에 파다르가 다친 걸 들었다. 코치님들이 '(네가)미칠 때가 됐다'고 격려하셔서 겁 없이 뛰었다. 이렇게 잘 할지 나도 몰랐다"고 웃었다. 1세트 막판 고비에서 연달아 공이 올라온 것에 대해선 "공을 계속 올려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세터 이)승원이 형한테 올려달라고 했다. 경기에 몰입해 점수판도 잘 안 봤다"고 했다. 경기 도중 문성민과 대화를 자주 나눈 허수봉은 "형이 '왜 이렇게 잘하냐'고 하길래 '아니에요'라고 말했다"고 미소지었다.
 
시즌 초 원래 포지션인 레프트에서 교체로 자주 나서던 허수봉은 신영석과 김재휘가 다쳤을 땐 미들블로커로 나섰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선 낯선 라이트로 출전했다. 허수봉은 "어느 포지션이든 준비하고 있다. (최)민호, (신)영석이 형이 돌아온 뒤엔 센터 연습은 안 하고 있다. 아무래도 센터보다는 양날개 포지션이 자신있다"고 했다.
 

허수봉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는 문성민. [뉴스1]

허수봉은 최태웅 감독이 전략적으로 영입한 기대주다. 경북사대부고 3학년 때인 2016년 10월 드래프트에 나와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됐다. 하지만 허수봉은 대한항공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았다. 이미 트레이드를 하기로 약속한 상태에서 대한항공이 지명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허수봉은 곧바로 진성태와 맞트레이드돼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2시즌 동안 거의 백업으로만 나선 허수봉은 '경기를 자주 못 나갔는데 프로행을 후회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한 번도 없었다"고 대답했다.
 
최 감독은 "큰 신장에 리시브가 가능한 레프트였다. (은퇴한)이경수(1m97㎝) 이후 그런 신장에서 리시브를 하는 선수가 없었다"며 "하지만 솔직히 이렇게까지 빨리 자랄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김호철 국가대표팀 감독도 엄지를 세웠다. 김 감독은 "파다르가 빠지면서 오히려 국내 선수들에게 골고루 공이 돌아갔다. 그래서 더 좋은 경기가 됐다. 허수봉의 활약도 정말 대단했다"고 칭찬했다. 
 
현대캐피탈은 22일부터 정규시즌 챔피언 대한항공과 격돌한다. 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문성민, 전광인 등 주축 선수들은 부상 때문에 제 컨디션이 아니다. 파다르의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하지만 허수봉은 자신만만했다. 그는 "오늘 경기 전 광인이 형이 나서서 우리끼리 할 수 있다. 해보자는 말로 격려했다. 챔프전에서도 계속 미치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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