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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 [박린의 뷰티풀 풋볼]'슛돌이 스승' 유상철 "강인이 상처받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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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3-22 02:00 조회2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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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스페인으로 건너가 프리메라리가 5대명문팀 발렌시아에 입단한 이강인. 그는 이름처럼 강인하게 잘 성장해 2019년 A대표팀에 뽑혔다. [중앙포토]

 
한국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의 평가전(22일 오후 8시 울산문수경기장)을 앞두고,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18세 이강인(발렌시아)이다.  
 
스페인 발렌시아 미드필더 이강인은 A대표팀에 첫 발탁됐다. 만약 볼리비아전에 출전할 경우엔 역대 세번째 어린나이에 A매치에 나서는 한국선수가 된다.  
 
이강인은 여전히 베일에 싸인 선수다. 2011년 스페인으로 건너 갔는데, 소속팀 발렌시아가 어린선수 보호 차원에서 이강인의 인터뷰를 자제시킨다. 이강인 측근은 “강인이가 4년 전까지도 한국말이 좀 어눌했는데 요즘 많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이강인을 보기 위해 지난 19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는 기자 70여 명이 몰렸다.  

대표팀에 합류한 이강인이 1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강인을 가장 잘아는 ‘축구인’은 유상철(48)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이다. 유상철은 2007년 TV예능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감독으로 ‘축구천재’ 이강인을 지도했다. 당시 이강인은 또래 5명을 제치며 ‘메시 놀이’를 했다. 한 발로 공을 정지시킨 뒤 몸을 360도 돌려 상대를 따돌리는 마르세유 턴을 선보였다. 
 
“그 연령대에 그렇게 공을 차는 아이는 처음 봤다. 마치 성인축구선수를 축소해 놓은 것 같았다. 강인이는 왼발 킥, 드리블 등 내가 가르치는걸 스펀지처럼 빨아 들였다.”
 

날아라 슛돌이 시절 크로스바 챌린지에 나선 유상철(오른쪽)과 이강인(가운데). [KBS N스포츠 캡처]

당시 유 위원은 이강인과 아크 부근에서 골대 맞히기 내기를 했다. 유 위원은 두 번 중 한 번만 성공시킨 데 비해 꼬마 이강인은 왼발킥으로 두번 모두 크로스바를 맞히면서 유 감독에게 굴욕을 안겼다.
 
유 위원은 “난 밑져야 본전이었지만 재미삼아 했다. 여섯살에는 웬만해선 크로스바까지 공을 날리기도 쉽지 않다. 난 강인이가 못맞힐 줄 알았다. 난 한 번 성공해 면을 세우긴했지만, 강인이는 두번 다 맞혔다. 감각적인걸 타고났다”고 전했다.  
 
유 위원은 2008년 서울 잠실에 위치한 축구교실 ‘유비사커’에서 이강인을 계속해서 지도했다. 유 위원은 “강인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TV 촬영은 어려워졌다. 그래서 축구교실에서 가르쳤다”고 했다.
 

2002년 월드컵 폴란드전에서 골을 터트린 유상철. 멀티플레이어 유상철은 유비라 불렸다. [중앙포토]

 
월드컵에서 벨기에, 폴란드를 상대로 골을 넣었던 유 위원은 “난 재능을 타고나지 않았지만 노력을 많이 했다. 다만 축구가 싫어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면서 “축구를 처음 접하는 시기에 어른들이 승리만 강조한다면 흥미를 잃을 수 있다. 그래서 강인에게 특별한 전술이 아니라 창의력을 강조했다. 어른들이 생각할 수 없는걸 생각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축구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도우려 했다”고 했다. 덕분인지 이강인은 이름처럼 강인하게 잘 자랐다.  
 

스페인 프로축구 발렌시아 1군으로 승격한 이강인. [발렌시아 인스타그램]

 
이강인은 1월 30일 스페인 국왕컵에 출전해 2골에 기여하면서 1군으로 승격했다. 유 위원은 “대견하다. 어릴때 스페인으로 건너가 현지인이 아닌데도 1군까지 올라갔다. 아직 주전은 아니지만 현지에서 높게 평가한다는건, 그만큼 가능성이 있다는거다. 단지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이강인의 하이라이트 영상들을 챙겨봤다는 유 위원은 “아무래도 긴장한 모습이 보이긴 했다. 하지만 속된 말로 볼을 까지게 차지 않았다”며 “시간은 많다고 본다. 경기에서 활약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거다. 단 몇 분이라도 기회가 오면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했다. 

K리그 감독 시절 유상철. 유상철은 대전과 전남 지휘봉을 잡고 많은 유망주를 길러냈다. [중앙포토]

 
A매치 124경기(18골)에 빛나는 유 위원은 1994년 3월5일 미국과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유 위원은 “대학을 갓 졸업하고 대표팀에 처음 뽑혔다. 쟁쟁한 선배들과 볼을 차 긴장됐다. 그래도 선배들이 예뻐해줬다”고 회상했다. 
 
유 위원은 “강인이가 상처받을까 걱정된다”는 말을 세차례나 했다. 그는 “내가 대표팀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신문과 방송으로만 기사를 접했다. 하지만 강인이가 어린 나이에 인터넷 댓글을 통해 상처받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며 말을 이어갔다.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2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남자 축구 A대표팀 손흥민(앞)과 이강인이 훈련 중 미니 게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 위원은 “모든 분들이 강인이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일거다. 하지만 관심과 부담을 주는건 다르다. 강인이가 대표팀 경기에 나갈수도, 못나갈수도 있다. 만약 경기를 못했을 경우 나쁜 댓글을 본다면 앞으로 대표팀에 올 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유 위원은 “강인이가 어리지만 본인이 슬기롭게 넘겨야한다”면서도 “강인이를 좀 더 보호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잘하면 높은 곳으로 올렸다가, 못하면 밑바닥까지 내려 버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스페인 발렌시아 미드필더 이강인.[이강인 인스타그램]

 
유 위원은 ‘날아라 슛돌이’ 시절 이강인을 품에 안고 “말 잘듣지, 볼 잘 차지”라고 칭찬했다. 그러자 꼬마 이강인은 “볼이 뭐에요?”라고 물으며 품에 안겼다. 
 
유 위원은 “강인이는 어릴적부터 착했다. 막 나서거나 그러지 않았다. 단 축구장 안에서는 지는걸 싫어했다”면서 “8세 이후로 만나지 못했는데, 강인이가 명절이면 안부 문자를 꼬박꼬박 보내온다”고 했다. 
 
‘슛돌이 스승’ 유 위원은 볼리비아전이 열리는 울산문수경기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유 위원은 “강인이가 외국에서 오래 생활해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차 한 잔하면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강인이가 경기날 정신없이 바쁘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유상철은 11년 만에 재회하는 ‘슛돌이’ 이강인이 어떻게 성장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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