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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 컨트롤 마법사 류현진 “볼넷 주느니 홈런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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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4-29 02:00 조회3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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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이 27일 피츠버그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8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따냈다. 류현진은 삼진 10개를 잡는 동안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AP=연합뉴스]

“볼넷을 주느니 차라리 홈런을 맞는 게 낫다.”
 
LA다저스의 류현진(32)이 지난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 경기에서 시즌 3승을 거둔 뒤 현지 취재진에게 한 말이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온 류현진은 7이닝 동안 8안타(1홈런)를 맞았지만 2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삼진은 2015년 왼 어깨 수술 후 가장 많은 10개를 잡았다.
 
현지 기자들은 류현진에게 “제구력이 좋은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올 시즌 류현진은 27과 3분의 1이닝 동안 타자 107명을 상대하면서 볼넷을 2개만 허용했다.
 
지난 9일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이어 지난 21일 헤수스 아길라르(밀워키 브루어스)에게 내준 볼넷이 전부다. 미국 매체 다저블루는 28일 ‘류현진이 내준 볼넷 2개 모두 풀카운트에서 나왔다. 심판에 따라 스트라이크로 선언할 수 있는 공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류현진은 마운드 환경이 익숙한 다저스타디움에서 더욱 정교한 제구력을 보인다. 지난해 8월 27일 이후 지금까지 홈 경기에서 56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이 기간 류현진은 삼진을 58개나 잡았다. 홈 경기에서 이닝당 1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내면서도 볼넷은 단 1개도 내주지 않았다.
 
류현진의 놀라운 기록은 볼넷 허용률(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할 확률)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는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투수의 제구력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잣대로 쓰인다. 올 시즌 류현진의 볼넷 허용률은 1.9%에 불과하다. 현재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는 사이영상 3회 수상자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다. 올 시즌 39와 3분의 1이닝을 던진 슈어저는 볼넷 5개(볼넷 허용률 3.1%)를 내줬다.
 
왼 허벅지 내전근 부상으로 한 차례 등판을 건너뛴 류현진은 규정 이닝까지 아웃카운트 2개만을 남겨놓고 있다. 다음 등판(5월 2일 샌프린시스코전 또는 4일 샌디에이고전)을 마치면 류현진이 슈어저를 제치고 볼넷 허용률 1위에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은 “초등학교 때부터 볼넷보다 홈런을 맞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올 시즌 매 경기 홈런(6개)을 맞는 건 좋지 않다. 그러나 볼넷은 공짜로 출루를 허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안 좋다. 볼넷이 많은 경기는 안 좋게 흘러간다. 그래서 제구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여러 외신은 류현진의 이 코멘트를 비중 있게 전했다.
 

류현진의 ‘짠물 피칭’

류현진은 다저스에 입단했던 2013년부터 컨트롤이 매우 뛰어난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볼넷 허용률이 2013년 6.3%, 2014년 5.0%를 기록했을 때다. 지난해 4.6%였던 이 수치가 올해는 1.9%까지 낮아졌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단연 톱클래스다.
 
어렸을 때부터 류현진은 볼넷을 내주면 아버지 류재천 씨로부터 야단을 맞았다고 한다. 안타를 맞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공을 4개 이상 던진 뒤 타자를 출루시키는 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27일 피츠버그전 6회 초 류현진은 강정호(32) 타석 때 커터를 던지다 좌전안타(상대전적 3타수 1안타)를 맞았다. 몸쪽으로 붙였다면 더 위협적이었겠지만, 가운데로 몰렸다. 류현진은 “풀카운트라서 (볼넷을 주기 싫어서) 스트라이크를 던진 공인데, 정호가 잘 쳤다. 홈런을 안 맞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이 피츠버그와의 경기에서 기록한 최고 스피드는 시속 147.7㎞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의 투구는 빠른 편이 아니다. 그렇다면 정확한 컨트롤을 앞세워 정면승부를 피하는 투구를 할 법도 하다. 그러나 류현진의 피칭은 매우 공격적이다. 그는 “투수가 홈런을 무서워하면 공을 못 던진다. 도망 다니는 투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구력이 아무리 좋아도 류현진처럼 볼넷 허용률이 극단적으로 낮기 어렵다. 제구력은 기본이고 배짱과 전략적 선택이 뒷받침된 것이다. 실투가 되어 홈런을 맞더라도 스트라이크존을 과감하게 공략하는 게 류현진의 피칭 철학이다.
 
다저스 포수 오스틴 반스는 27일 경기를 마친 뒤 “(위기에 몰려도 류현진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오늘 4가지 구종(포심패스트볼·컷패스트볼·커브·체인지업)의 제구가 모두 잘 됐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피츠버그 타자들의 타구는 대부분 소프트 콘택트(빗맞은 타구) 된 것”이라고 칭찬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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