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 K리그 수퍼매치… 처음 보게 될 '수원의 데얀' VS '최용수 서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중앙 작성일19-05-03 02:00 조회643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나와 있을 땐 파란 유니폼을 입을 거라 생각을 못 했었다. 그 친구의 열정, 욕심, 퍼포먼스를 봤을 때 우리한테 위협적인 건 사실이다."
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수퍼 매치 시즌 첫 경기 미디어데이에 나선 최용수(46) FC서울 감독이 '애제자'였던 데얀(38)을 두고 한 말이다. 지난해 초 서울에서 수원에서 팀을 옮긴 데얀을 최 감독은 처음 적으로 맞닥뜨린다. 2008년부터 8시즌을 서울에서 뛰다 지난해 수원으로 옮긴 데얀은 2019시즌 첫 수퍼 매치에서 또다른 의미에서 뜻깊은 경기를 맞이한다.
데얀은 수퍼 매치의 키워드로 불리는 선수다. 서울에서 7골, 수원에서 1골 등 수퍼 매치에서 총 8골을 넣어 최다 골을 넣었다. 특히 서정원 전 수원 감독처럼 수원에서 서울로 이적하면서 수퍼 매치의 또다른 대형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1월 기자회견에서 데얀은 "수원이 나를 무척 원했고, 기회를 줬다. 난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나와 가족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데얀의 이적은 양 팀 팬들에게도 짙은 여운을 남겼다.
데얀이 수퍼 매치의 키워드, 나아가선 K리그의 대표적인 선수로 뜰 수 있었던 건 서울에서의 활약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그 뒤엔 최용수 감독이 있었다. 2007 시즌 인천에서 K리그 무대에 처음 들어와 이듬해 서울로 옮긴 데얀은 붉은 색 서울 유니폼을 입고 통산 267경기 154골 38도움을 기록하면서 특급 외국인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부터 서울 사령탑에 올라서 꾸준하게 자신에게 신뢰를 보내던 최 감독과 궁합도 잘 맞았다. 최 감독은 평소 입이 마르도록 데얀을 칭찬해왔고, 데얀은 믿음에 부응하면서 함께 K리그 우승(2012),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2013)을 경험했다. 데얀은 2011년부터 3년 연속 K리그 득점왕도 차지했다.
그랬던 데얀과 최 감독은 두 차례 헤어졌다. 2014년과 2015년 데얀이 중국 리그에서 뛰고, 2016년 다시 돌아왔다가 그해 6월 최 감독이 중국 장쑤 쑤닝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또다시 엇갈렸다. 그리고 1년 휴식기를 거쳐 지난해 10월 최 감독이 다시 돌아왔을 때 데얀은 붉은 유니폼 대신 푸른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지난해 두 팀이 스플릿 라운드에서 그룹A(수원), 그룹B(서울)로 나뉘는 바람에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새 시즌에 수원 유니폼을 입은 데얀이 최용수 감독의 서울을 상대하는 장면을 볼 수 있게 됐다.
이번 미디어데이에서 "데얀이 내가 없을 때 몰래 가서 불쾌하다"는 최 감독의 말엔 농담과 진담이 반씩 섞인 느낌으로 들릴 법 했다. 물론 덕담도 빼놓지 않았다. 최 감독은 데얀을 향해 "지금은 적이지만 선수 생활이 끝날 때까지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과 서울의 올 시즌 첫 대결은 어린이날인 5일 오후 4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아직 데얀의 출전 여부는 알 수 없다. 올 시즌 들어 데얀은 K리그1 9경기에서 1골에 그치고 있다. 이임생 수원 삼성 감독은 "전략적인 문제라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수퍼 매치에서 수원 유니폼을 입고 처음 골을 넣었던 데얀은 서울 팬들을 의식해 골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았다. '최용수 감독의 서울'을 상대 팀으로 처음 맞는 데얀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모습으로 수퍼 매치의 또다른 스토리를 써낼까.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