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린의 뷰티풀 풋볼] 포체티노의 용감한 축구, 그 선봉에 선 손흥민 > 스포츠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스포츠

해외야구 | [박린의 뷰티풀 풋볼] 포체티노의 용감한 축구, 그 선봉에 선 손흥민

페이지 정보

작성자 중앙 작성일19-05-29 02:00 조회509회 댓글0건

본문

동료 공격수 요렌테(왼쪽), 포체티노 감독과 함께 환호하는 손흥민. 다음 달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리버풀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 [로이터=연합뉴스]

 
“to infinity and beyond(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7·아르헨티나) 감독이 인터뷰에서 자주 인용하는 문구다. 영화 ‘토이 스토리’에 나오는 우주비행사 버즈 라이트이어의 대사다. 포체티노 감독은 “만약 하늘에서 뭔가를 얻고 싶다면, 달과 함께 꿈을 꿔야 한다”고 말한다. 토트넘은 포체티노 감독과 함께 ‘한계를 넘어 그 이상’을 꿈꾸고 있다.
 
토트넘은 다음 달 2일 오전 4시(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리버풀(잉글랜드)과 2018~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토트넘을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으로 이끈 포체티노 감독. [토트넘 인스타그램]

리버풀은 올 시즌 이적료 1억6500만 파운드(약 2488억원)를 쏟아 부었다. 반면 토트넘이 지출한 금액은 ‘0파운드’, 선수 보강도 ‘제로’였다. 토트넘은 주전 공격수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17경기나 빠졌는데도 리그 4위를 차지했다. 웸블리 스타디움을 임시 홈구장으로 쓰다가 새로 지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옮기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널, 도르트문트, 아약스 등 강팀들을 잇달아 꺾었다. 창단 136년 만에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토트넘은 역사적인 우승을 꿈꾸고 있다.
 
영국에서 발간된  『포체티노 인사이드 스토리』에 따르면 포체티노 감독은 “늘 용감하게 나서라. 나는 용감한 축구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의 지론대로 토트넘은 항상 최전방부터 압박을 펼치며 상대를 두렵게 만든다. 이런 전술에 가장 적합한 공격수가 바로 손흥민이다.
 

중앙일보가 발간한 2002 FIFA 월드컵 공식가이드에 소개된 포체티노

아르헨티나 머피에서 농장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포체티노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중앙수비수로 활약하면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2002년 월드컵 잉글랜드전에선 수비 도중 마이클 오언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한 적이 있는데, 이는 나중에 오심으로 밝혀졌다. 현재는 살이 쪄서 푸근한 인상이지만, 선수 시절엔 장발을 휘날리던 꽃미남이었다.
 

9일 열린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직후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기뻐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 [AP=연합뉴스]

포체티노는 뛰어난 ‘전술가’지만 ‘로맨티시스트’이기도 하다. 포체티노는 지난 9일 아약스와의 4강 2차전에서 버저비터 골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포체티노 감독은 “어머니는 나를 ‘요로나(llorona·스페인어로 울보)’라고 불렀다. 차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볼 때도 눈물을 흘린다. 만약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다면 일주일간 눈물을 흘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진심으로 선수를 대하면서 그들의 마음을 얻는다. BT스포츠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포체티노 감독은 아약스와의 4강 2차전에서 승리한 직후 관중들의 박수를 외면한 채 손가락으로 토트넘 선수들을 가르켰다. ‘자신이 아닌 선수들이 해낸 것’이란 의미였다.
 

토트넘 손흥민(왼쪽)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지난해 1월 2018 평창겨울올림픽 장갑을 끼고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며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함께 응원했다. [토트넘 페이스북]

 
손흥민은 2015년 9월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면서 “토트넘은 내가 좋아하는 공격적인 축구를 펼친다. 포체티노 감독 밑에서 더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2013년 사우샘프턴 감독 시절부터 공격수 손흥민을 원했다. 그러다 손흥민이 2015년 8월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포체티노 감독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손흥민은 입단 초기인 2016년 여름까지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당시 손흥민이 감독실을 찾아가 “독일로 돌아가고 싶다”고 고백하자 포체티노는 “난 널 믿는다”고 붙잡았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선수 계약 때마다 선수 어깨에 손을 얹는 똑같은 포즈를 취한다. 자세를 바꾸면 선수들이 질투할까봐라고 이유를 밝혔다. 포체티노 감독의 세심함이 담겨있다. [토트넘 소셜미디어]

신태용 전 대표팀 감독은 포체티노를 굉장히 인간적인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신 감독은 “포체티노를 만나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한국 속담을 들려줬더니 그는 ‘미스터 손(흥민)이 달라졌다. 팀을 위해 희생하고 성숙해졌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지난해 6월15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만난 박지성. 박지성은 맨유 소속이던 2008년 5월 그 경기장에서 열린 첼시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전명단에서 제외됐다. 박지성은 바르셀로나와 4강전에서 맹활약했지만 관중석에서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박지성은 경기장이 10년전과 비교해 많이 달라져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농담을 건넸지만 표정에서는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박지성은 2008~09시즌과 2010~11시즌 바르셀로나와 결승전에는 선발 출전했다. 모스크바=박린 기자

한국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한 건 박지성(38)에 이어 손흥민이 두 번째다. 그러나 박지성은 맨유 소속이던 2008년 5월,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엔 출전 명단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박지성은 바르셀로나와의 4강전에선 맹활약했지만 결승전엔 나서지 못했다. 관중석에서 팀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해리 케인을 등에 업은 손흥민. 챔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인대를 다쳤던 케인은 최근 정상 훈련을 시작했다. 만약 케인이 결승전에 선발로 나선다면, 맨시티와 8강전에서 3골 몰아친 손흥민 또는 아약스와 4강전 2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루카스 모우라가 벤치 대기할 수도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은 결승전에 선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챔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인대를 다쳤던 토트넘 공격수 케인이 최근 정상 훈련을 시작했지만 현지에선 손흥민이 선발로 나와 케인 또는 루카스 모우라와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손흥민은 포체티노 감독과 함께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손흥민은 어떤경기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임한다고 했다. 박지성 형이 결승에서 뛰는것을 보면서 나도 언제가는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토트넘 인스타그램]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스포츠 목록

Total 563건 3 페이지
게시물 검색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