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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배구 | [김기자의 V토크] 무섭도록 강해진 에이스,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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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2-05 02:00 조회2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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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영이는 클러치 능력이 있다."
 
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전을 마친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랬다. 이날 경기는 이재영의 해결사 능력이 절정에 달한 경기였다. 이재영은 경기 초반 침묵했다. 1세트엔 22개의 공격을 시도해 4개만 성공시켰다. 2세트엔 7득점을 올렸지만 범실이 4개나 됐다. 3세트엔 8점을 올렸으나 4세트엔 다시 1점에 그쳤다. 그 사이 경기는 2-2, 풀세트로 향했다. 5세트는 이재영의 독무대였다. 이재영은 팀 전체 득점의 절반이 넘는 8점을 올렸다. 승점 2점을 챙긴 흥국생명(16승7패, 승점48)은 2위 기업은행(14승9패, 승점43)과 격차를 벌렸다.
 
이재영의 이날 기록은 28득점, 공격성공률 36.98%로 아주 좋진 않았다. 하지만 '영양가'는 만점이었다. 5세트 7-9에선 네 차례 연속 공격 득점을 올려 승부를 뒤집은 장면이 백미였다. 적장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이재영이 경기 중반 범실을 범하는 등 잘 막고 있었다. 하지만 5세트 페인트 2개를 내준 게 뼈아팠다"고 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 승부를 가른 건 '강타'가 아닌 '연타'였다. 이재영은 7-9에서 올라온 토스를 가볍게 밀어넣었다. 직선 라인을 지키던 고예림이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코스. 장소연 해설위원은 "치고 나갈 수 있는 기업은행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칭찬했다. 8-9에선 직선 공격이 막히자 대각선으로 때려 동점을 만들었다. 9-9에선 다시 한 번 살짝 밀어넣었고, 다시 코트에 떨어졌다. 이정철 감독은 "대비가 안 됐다. 상대가 패턴을 바꿨는데 아무래도 이재영의 폼이 크니 수비수들이 뒤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알면서도 당했다"고 아쉬워했다.
 
철저히 계산된 플레이였다. 이재영은 "처음엔 직선 공격을 시도했는데 예림 언니가 엔드 라인 쪽에 서 있었다. 내가 때리는 척 하면 점수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력 분석 영상을 보고 '한 번 해봐야지'란 생각을 했는데 잘 먹혔다. 두 번째 페인트 때도 자신있었다. 한 번 했기 때문에 또 연타를 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고 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로 추락했던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선수 베로니카 톰시아와 김세영, 김미연의 가세로 두터운 선수층을 만든 덕분이다. '에이스' 이재영의 성장은 '화룡점정'이다. 이재영은 "사람들이 '에이스, 에이스' 하니까 에이스처럼 팀의 중심이 되고 싶어졌다"고 했다. 육체적, 심리적으로 지쳤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재영은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난 배구가 전부다. 배구에 모든 걸 쏟고 싶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승부처에서 때려야 하는 부담감도 즐기고 있다. 이재영은 "중요한 상황에서 오히려 나한테 공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있어서"라며 "5세트에도 페인트를 넣기 전에 (조)송화 언니한테 공을 달라고 했다. 우리 팀 수비가 좋은데 그런 연결을 득점으로 내면 분위기가 더 좋아진다"고 웃었다.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1위를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 아직 7경기나 남았고, 넘을 산도 많다. 당장 하루만 쉬고 6일에는 적지 김천에서 도로공사와 싸워야 한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기업은행전을 마치자마자 버스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재영의 표정은 환했다. "밥 두 공기 먹고 일찍 자려구요. '힘들다' 생각하면 힘들고, 안 힘들다고 생각하면 안 힘들어요. 오늘 이겨서 힘든지 모르겠어요." 2016-17시즌 정규리그 MVP에 올랐던 이재영보다 지금의 이재영이 더 '강하다'고 느껴졌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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