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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 박항서, "사실 너무 힘들었다. 베트남 헝그리정신으로 이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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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1-28 09:47 조회4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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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5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돌아갔다. 에이스 꽝하이(왼쪽)는 박 감독은 자신을 자식처럼 챙겨준다고 했다. 아부다비=박린 기자

 
“베트남축구협회 예산이 없어서 태국 방콕을 경유해 베트남으로 돌아간다. 그래도 베트남 정부가 항공기를 섭외해 대기시간을 6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여줬다. 수상도 공항으로 마중나온다더라.”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8강 돌풍을 일으킨 박항서(60) 감독을 지난 25일 아부다비 공항에서 만나 1시간동안 인터뷰를 가졌다.
 
베트남 축구팬들은 인터뷰 도중 끊임없이 박 감독에게 셀카와 사인요청을 해왔는데, 박 감독은 “아임 미팅”이라고 말하면서도 특유의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모두 응했다.

박항서 베트남 감독은 공항에서 베트남 팬들에게 끊임없이 셀카와 사인 요청을 해왔다. 박 감독은 특유의 사람좋은 미소로 흔쾌히 응했다. 아부다비=박린 기자

 
옆에서 지켜보던 골키퍼 당반럼은 “박 감독님은 항상 날 믿어주시고 자신감을 주신다. 그는 내게 감독이자,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8강전에서 지고 다음날 눈을 떴는데 아무 생각이 안들더라. 할일이 없잖아”라며 웃은 뒤 “위상은 무슨 위상. 아시안컵 8강에 동남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남아서 잠깐 언론에 주목을 받은거지. 하루 아침에 올라가겠어”라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박항서 베트남 감독은 공항에서 베트남 팬들에게 끊임없이 셀카와 사인 요청을 해왔다. 박 감독은 특유의 사람좋은 미소로 흔쾌히 응했다. 아부다비=박린 기자

다소 지친 표정인 박 감독은 “사실 너무 힘들었다. 지난달 스즈키컵을 포함해 거의 15경기를 했다”면서 “스즈키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뒤 선수들이 나태해지고 동기부여가 떨어질까 걱정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아시안컵에서 베트남 8강 돌풍을 이끈 박항서 감독. [뉴스1]

 
베트남 돌풍 비결에 대해 그는 “우리 선수들은 목표의식과 자세에서 차이가 있다. 베트남은 1980년대 한국처럼, 부유하지 않지만 헝그리정신이 남아있다. 베트남만이 갖고 있는 정신세계가 있다”고 말했다.“수비할 때는 5-3-2 포메이션이지만 공격할 때는 3-4-3이 된다. 측면이 깊게 올라간다. 내가 오고 특별히 바뀐게 아니라 선수들이 목표의식이 강하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평균 키 1m75㎝인 베트남은 24개 참가국 중 최단신 팀이다. 하지만 베트남 고추처럼 매서운 축구를 펼쳤다.
 
베트남은 조3위로 16강에 올라 요르단을 승부차기 끝에 꺾었다. 박 감독은 “골키퍼에게 승부차기는 심리싸움이니, 상대가 계속 성공하면 타이밍을 끊으라고 해줬다”고 말했다.
 

일본과 아시안컵 8강전을 앞두고 비장한 출사표를 밝힌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뉴스1]

일본과 8강전을 앞두고 박 감독은 “일본과 전쟁이다. 끝까지 싸우겠다”고 통역을 통해 두번이나 거듭 강조했다. 박 감독은 “내가 영어를 잘못하지만 어느정도 듣는건 할 수 있다. 내 메시지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서 두번 말한거다”며 “사실 베트남이 일본한테는 안되지 않나. 그래도 일본에 0-1로 진 뒤 선수들을 모아놓고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더 노력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팬들은 이번대회에 조리장과 동행하지 못한 베트남대표팀을 위해 닭과 쌀을 보내줬다. 한국에서도 응원이 답지했다. 박 감독은 “GS건설 사장이 프로축구 전 FC서울 사장인데, 3일간 베트남대표팀에 불고기와 갈비 등 40인분을 보내주셨다. 베트남 선수들이 김치를 나보다 잘먹는다. 이 이야기는 꼭 써달라”고 당부했다.

24일 일본과 아시안컵 8강전에서 박항서 감독이 득점 기회를 놓치자 아쉬워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인들은 박 감독에 왜 열광하는 것 같은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 감독은 손사래치면서 “내가 인기를 얻어서 무슨 소용 있겠는가. 한국에서 평탄하게 살아왔고 운좋게 성공은 아니고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에서 너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도 된다. 만약 성적이 좋지않다면 한국에 있는 내 가족들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고…”라는 속내를 털어놓기도했다.
 
박 감독은 공항에 오기 전에 한국-카타르 8강전(한국 0-1패)을 현장 관전했다. 박 감독은 “한국 언론들은 몇경기하면…”이라고 말끝을 흐린 뒤 “벤투 감독은 1년은 기다려줘야한다. 선수파악도 아직 안됐고. 그래야 저 사람을 알 수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24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컵 베트남과 일본의 8강전에서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득점 기회를 맞아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박 감독은 향후 계획에 대해 “3월에 아시아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이 있다. 또 6월에는 월드컵 1차예선도 있다. 베트남협회와 계약이 1년이 남아있는데, 준비기간을 짧게 줬다. 들어가서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 도전 이야기를 꺼내자 박 감독은 “난 어차피 외국사람이다. 몇년 계획을 세우고 누가 오더라도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 베트남은 몇몇팀을 빼고 아주 열악하다. 지금 20대 중반선수는 10년 후 은퇴해야한다. 그 때까지 내가 살아있겠나”라고 농담한 뒤 “지금 10세 선수가 10년 후면 20세다. 4년, 8년 뒤 월드컵을 생각한다면 10세 선수들에게 투자해야한다”고 말했다.
 
아부다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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