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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배구 | [김기자의 V토크] 김호철 대표팀 감독 "도쿄 올림픽, 꼭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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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작성일19-01-28 09:47 조회1,0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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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감독은 "올림픽 출전권을 꼭 따내는 게 올해 목표"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 주까지 하동에 있었지. 이번 주? 순천에 가요." 김호철(64)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요즘 프로팀 감독 시절보다 더 바쁘다. 국가대표 팀은 '비시즌'이지만 젊은 유망주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15일까지 경남 하동에서 어린 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대학과 프로선수는 물론 만 20세 이하 청소년대표, 만 18세 이하 유소년대표까지 함께 모여 훈련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이후 대표팀 경기가 없는 동안 젊은 선수들을 돌아보고 키우기 위해서다.
 
김호철 감독은 "강성형 청소년대표 감독, 임도헌 대표팀 코치, 강수영 유소년대표 감독과 함께 선수들을 지도했다. 재능이 있고, 미래가 있는 선수들을 함께 가르치면서 지도자들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물론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도 끌어올리는 것도 목표"라고 했다. 김 감독은 "올해 유소년, 청소년 대표팀이 세계대회에 나선다.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합동훈련이 끝난 뒤에도 쉴 틈은 없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미래국가대표세터양상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방 초·중·고교를 돌아다니면서 세터 유망주들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하고 있다. 현역 시절 이탈리아 리그에 진출할 만큼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던 김 감독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김 감독은 "나를 아예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 함께 간 (김)사니는 최근까지 선수 생활을 해서인지 잘 알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1박2일씩 한 학교에 가서 지도했다. 그런데 시간이 짧았다. 다음부터는 아예 인근 서너학교를 모아 더 긴 기간 진행하는 게 효율적일 것 같다"고 했다.

김호철 감독은 현역 시절 세계 무대에서도 손꼽히는 세터였다. 양광삼 기자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지난해 2월 국가대표팀 전임감독제를 도입했다. 김호철 감독은 초대 사령탑에 올랐다. 그런 김 감독이 프로 시즌에 어린 선수들을 찾아다니는 건 대표팀이 장기적으로 나아지게 만들기 위한 계획이다. 김 감독은 "어차피 대표 선수들은 프로리그 시즌이 있는 동안엔 모일 수가 없다. 지금 대표팀엔 20대 후반, 30대 초반 선수들이 많다.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기"라며 "4년 뒤, 8년 뒤를 바라보고 선수들을 확인하고 육성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김호철호의 2018시즌 점수는 냉정하게 봤을 때 'C' 정도다. 월드리그를 대체해 창설된 발리볼 네이션스리그 초대 대회에선 1승14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1부리그 잔류가 보장되는 '핵심' 팀이 아니었던 한국은 2부 격인 '챌린지컵'으로 강등됐다. 2진급 선수들이 나선 아시아배구연맹컵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어찌 보면 가장 중요했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선전을 펼치며 결승까지 올랐으나 결국 아시아 최강 이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에 머물렀다. 김 감독은 "금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했고, 보람도 느낀 것 같다"고 돌이켰다.
 
물론 전혀 소득이 없는 건 아니다. 김 감독 부임 후 대표팀에서 꾸준하게 기용한 정지석은 이제 V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선수로 성장했다. 소속팀과 달리 대표팀에선 라이트로 뛰는 서재덕도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우뚝 섰다. 김호철 감독은 "지석이는 코트 안에서 집중력이 좋은 선수다. 재덕이는 확실히 레프트보다는 라이트 쪽에 강점이 있다. 대표팀에서 그 위치를 맡으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에선 조편성도 좋았고, 어려운 경기들을 잘 풀었다. 냉정하게 봤을 때 일본, 중국, 대만, 카타르의 전력도 우리와 대등한 게 사실"이라며 "결승까지 진출한 것은 만족한다. 선수들 분위기가 좋아 이란전을 기대했는데 조금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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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미래도 밝지 않다는 것이다. 세대교체가 진행된 것도 아니고,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특례를 받지 못한 선수들은 곧 입대해야 한다. 김호철 감독은 "냉정하게 말해 대표팀에 뽑을 만한 대학생 선수들이 없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땐 김요한, 문성민이 대학생이었고, 전광인·서재덕도 대학생 때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금은 그 정도 레벨의 선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예전과 달리 고졸 후 프로에 직행하거나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프로에 가는 선수들이 늘었다. 하지만 프로에선 뛰지 못한다. 경험을 쌓지 못하기 때문에 대학에 가는 것만 못한 상황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그래서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을 기회를 대표팀에서 만들 계획이다. 국제대회 중 비중이 낮은 대회는 프로 저연차, 대학 선수들로 꾸려 경기 감각과 경험을 쌓는 것이다. 1진급 선수들에게도 휴식을 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해 여자배구 대표팀이 주전급 선수들 위주로 시즌을 치르다 실패한 것과 대조적이다.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예선 대만전에서 작전지시를 내리는 김호철 감독. [연합뉴스]

내년엔 2020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2000 시드니 대회 이후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우리로선 20년 만의 기회다. 올림픽 티켓을 딸 수 있는 기회는 두 번 주어진다. 8월에 열리는 대륙간 예선과 11월 또는 내년 1월 열리는 지역 예선이다. 대륙간 예선은 세계랭킹 상위 24개 팀을 6개조로 나눈 뒤 각 조의 1위 팀에게 출전권을 준다. 24위인 한국은 미국(세계랭킹 2위), 벨기에(12위), 네덜란드(15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여기에서 올림픽 티켓을 따지 못하면 대륙별 지역예선을 노려야 한다. 지역예선도 1위만 도쿄행이 가능하다.
 
김호철 감독은 대륙간 예선은 2진으로 나설 계획이다. 김 감독은 "프로리그가 끝나는 4월에는 무조건 선수들을 부르지 않을 생각이다. 소속팀에서 부상을 치료하고, 쉬는 게 더 낫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대륙간예선 1위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신 허수봉, 임동혁 등 프로에서 많이 나가지 못하는 선수들과 대학생들을 불러 경험을 쌓을 계획이다. 챌린지컵도 나가지 않기 때문에 이 기간에 국내에 해외 팀을 초청해 평가전을 치를 계획인데 이때도 이 선수들을 내보내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이 선수들이 자라야 4년 뒤, 8년 뒤도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진짜 싸움은 10월 또는 내년 1월에 열리는 대륙간예선이다. 김 감독은 "아시아 지역예선에 올인할 생각이다. 충분한 휴식과 부상 치료 등 시간을 준 뒤정예 멤버를 9월에 부를 계획이다"라며 "V리그 일정조정과 소속팀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처음부터 주전 선수들을 부르지 않는 것"이라며 "올림픽 무대에 나가는 것이 이번 해 최대 목표"라고 밝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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