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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아름다워지기시작했다 한때멋있고의지되고힘이세었던남자는 처음의시절꼬추발랑내밀며기저귀채워달라고 제몸을맡기던아기처럼 뻔뻔스럽게 옷을벗어던지고있다 겨울의헐벗은나무처럼최초의모습으로. 너무도착하게 너무도소처럼 커다란눈망울을굴리고있다 아기를책임지면서시작된드센여자의 독한성실성을따라가지못하고 마라톤에실패한남자가아름다워지고있다 노을처럼아침점심일다마치고 이제가야지하며손을툭툭털며.. 최초의모습으로아름다워지고있다 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산이거기있었으므로 그시무어산에는 파아란하늘과 새하얀눈뿐이었다 자연이만들어놓은흰눈위에서 스키를타는사람들 미끄러지지않기위해서 발밑에아이젠을깔고하염없이 눈길을오르는사람들 자연은도전이아니라화합인것을 화합하기위해서올라가는것을 한발짝만잘못건드리면와장창몸에 흰눈이섞이며떨어져나갈낭떠러지를걸으며 이위험한곳을왜올라가는지조악거리기도한다 내가이런위험한곳을완전정복했노라고 남들에게자랑하려고가는건지 더높은곳의경지를만끽하려고가는건지도 모르게올라가기만한다 왜난오르는건지모르면서 올라가다보니까산이날계속불렀고 나는어떤힘에의해끌려가는것같았다 산이거기있었으므로 올…
시는 화들짝 놀래는 것이다마음이 사물에 놀라그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다무심코 구부려 자고 있는 사물의쇠락한 잠을 깨워풍선처럼 바람을 집어 넣고생명을 주고 같이 옆에서 잠도 자는 것이다추억의 사물도 그렇고추억의 기억도 그렇고잊혀진 옛 사랑도 거리를 떠돌고 있다시는 작은 것을 사랑하는 일이다그냥 스쳐 지나갈 작은 풀잎을 보는 일이다작은 꽃잎옆에서 두런 두런 이야기 하며푸념도 사랑도 외로움도 혹가다기쁨도 웃어제끼며 모두 얘기하는 일이다그리하여가장 반짝이는 하나햇살에 비추어 야금 야금 깨물어 먹거나저 강물에 띄워 보내는 일이다윤문영[이 게시…
가끔세상에서젤필요한것은어린아이같은순진한마음이다 세상을살아가면서지식과경험은늘지만어린아이와같이 즐거우면웃고슬프면우는그런직접적인마음이 점점사라지게된다 난사람을만날때순수한가아닌가,순진한가안한가를본능적으로본다 그것은자기가소지하고있는성질,즉본질을 잃고사는가알고사는가에깊은연관이있다 우리는어렸을때알았던친구를아주오랜만에만났거나친했던친구를몇년만에만나도 바로어제만났던친구처럼대하게된경험을갖고있을것이다. 반대로매일만나도낯설게느껴지는사람이있다 바로순진한마음으로그를대했는가아닌가에 전적으로달려있다 순진하지않은마음으로그를대했다면그관계는오래가기어렵다 순진…
방금 아니 계속 당신을 생각 했어요 생각 만으로는 부족해요 그런데 무엇을 해야 할까 순간이 모여 영원이 되고 영원을 쪼개 당신에게 갑니다 그러다 보면 영원 안에 있는 내가 가만히 숨쉬고 당신을 기다립니다 가슴이 벅차다는 것은 당신이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순간을 만질수 있다니 가슴이 뛰는 것을 만질수 있다니 당신이 그렇게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모든 다가오는 감정을 사랑하자 아쉬움 허전함 섭섭함 지친 그리움 나이가 들면서 우린 감정에 약한지 모르겠다 이유는 수습할 수 있을 까에 대한 면역력 결핍때문 즐거움 기쁨은 수습할 필요도 없이 마음에 환한 도장을 찍는다 그러나 슬프거나 힘들 때 수습은 나이 먹은 만큼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가능하면 기쁜일 행복한 일을 찾는지도. 아 그러나 슬픔이여 와라 질겅질겅 씹다가 단물 빠지면 버리는 껌처럼 희끄무…
세월에는 두께가 있다그 두께에 지쳐 가끔씩 단내가 인다말이 혀를 깨물고하고 싶은 말은 깊은 가슴 속에 들어가흐르는 세월의 두께가 된다세월은 물같다 강같다 하지만내 세월은 두께가 있다참지 못할 단내가 입속에서 둥그렇게맴돌고 세월은 두께로 가슴을 또 친다그냥 가라고 얼음판 깨고 흐르는 강처럼흘러야 한다고그냥 흐르라고이것이 세월이 주는 반반함이라고.가슴을 평평하게 하는 세월이라고.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세월에는 그림자가 있고세월의 햇살도 있다.새파랗게 젊은 날의 정체 모를 방황 고뇌그리고 혼자라는 외로움그림자 가득 실고 여기 까지 왔다.세월은 차곡 차곡 흘러인생의 아름다움도 주었다.우리가 알았으므로비록 얼굴이 늙수그레 변해 버렸지만우리가 알았으므로사랑한다는 것이 뭔지혹 지나가다 훅 불어 주는 바람에도고마움이뭔지알았으므로.아직도 모르는 그리움 껴 안고, 아 어머니.가슴에 언제라도 오시게 그리움 자리햇살로 치워 놓는다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선물을 싼다.선물이란 얼마나 좋은 이름인지선물을 쌀 때 가슴이 뛴다선물은 아무에게나 주는 것이 아니다가슴이 고여 가슴을 주는 것이고그중 고마움이 깊어 전하여 주는 것선물은 주고 다시 받을 생각을 안하는 넘이다만일 다시 보답이 오면 몇 갑절 기분이 업 업 되지학창 시절 새학기가 시작 되면종이 냄새가 진동하는 교과서를 참으로열심히 쌌다흰 테이프 알록 달록한 포장지교과서 마다 내 이름 석자를 굵게 쓰고나에게 한 해를 선물하는 마음으로교과서를 쌌다..한 해 같이 할 사람들 한테물끄러미 선물을 쉬임없이싸고 싶은 날이다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
이상하게이유없이가슴이뛸때가있다 살아가는이유다 살아야할이유가 이유없이안개꽃처럼피어오를때 까닭없이먼저네가보고싶다 어렷을적추운겨울, 아침에일어나면 밤새꽁꽁얼었던세수대야에가득들어있는얼음은 지금생각해보면그리움같았다 항상무심코지나가지만그세수대야앞에서 기지개를펴고하품을했다 매일의일상이모여단단한그리움이되었다 밤새잠이못들고바람소리차가운겨울이 몰래나가철세수대야에그리움을얼리고있었다 아주펄펄끓는뜨거운물을부어야녹는그리움 아슴하게그겨울이지나가고 세수대야의견고한얼음이녹는다 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