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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태우는일이다 당신은무엇을태우고있습니까 타고있는것에들러붙어같이타고있습니까 자기가만든연료로타고있습니까 아니면두장작나무가붙어더욱큰화력이되어 힘차게기운차게타고있습니까 인생은태우는일입니다 기분좋은연료로태우고있습니까 화나는일에에너지를태우고있습니까 연료는시간입니다 떼어야할연료가많이남아있지않습니다 난로옆에쭈구리고기다리고있는장작나무가 위대합니다 어떤이는아직도기운이펄펄넘쳐 그기운을어디에쓸지살피고있고 어떤이는힘이없이무엇도하기싫은마음에 연료는젖어듭니다 연료가다된사람과 아직더태울게남아있는사람의차이입니다 사랑,그것은태우는일, 마음을태우는일…
사랑한다는것은 가을날낙엽이떨어져도 바람이불어도 네가없어도 휑하니가을한바퀴돌고 떠나는것이다 저녁에지친몸끌어안고 너를껴안고싶은것이다 너를질투하는것이아니라 니가사랑하는것을두배로더 사랑하는것이다 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고양이가비에젖은채도로에누워있다 그옆에한잘못이누워있다 검은껌처럼다닥붙어도로에누워있다 순결한그의흰털사이로비가지나간다 고양이의다리와팔을훔치고 비처럼기럭지길게누워있는고양이의생이지나간다 아무도만져지지않은몸 비가흝다가 잘못의목덜미를낚아채며 제자리에갖다놓는다 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난 가끔 몸서리 치게 그 음악이 듣고 싶다비가 세차게 내리는 데우산은 핑계로 들고철철철 넘치는 비를 맞다가노량진 역 근처 궁전 다방에서 흘러 나오는감미로운 음악을 듣기 위해 비를 피하는 척,옷에 묻은 비를 파닥 파닥 털며 그대로 주저 앉았던 날.몸은 꼼짝없이 마비 되고지나가는 사람들은 유령처럼 보였던 날파란 저녁 과 철철철 흘러내렸던 비와카사불랑카 노래가온 하늘을 덮어 버렸던 날.영화가 끝나고 뒤에 마지막 음악 까지긴 그림자까지 사라질 때 까지몸을 움직일 수 없었던 날움직이면 간신히 맞춘 조각 퍼즐이 마구 흩어 질까바조심히 아팠던 …
비가내차지붕위를두드린다난안에비를피해앉아있지만비소리가들리고비의가는신음이따옴표처럼끊어지다이어지다음표를이어나간다영원히영어rain은비같지않고영원히비는쏘낙비가랑비부슬비다오래도록사용해온언어는정서이며문화이며느낌이다Rain은밝을때도있으나비는항상그모습그대로저울이넘나들지않는똑같은무게이다슬픔의무게,아련한무게,그리움깊이의무게,변하지않는무게,아름다운무게.비는한결하게흐르는것이라서안에있어도결이느껴진다흐르는것은느껴진다반면,흐르지않고멈춰져있는것은느낌이없다수척한꿈자리에서얼굴이긴모습으로깨어났을때몽롱하게느껴지는것은밖에는비가흐르고있었기때문인것처럼.비는그렇게내느낌을온통깨…
시간이 흘러간다흘러가는 모양을 본다네모가 흘러 가고동그라미가비눗 방울 처럼 돌며 흘러 간다어렸을 적 또랑에 물을 고여 놓고빠져 나가지 못하게 흙으로막는 놀이를 했었다흙으로 마구 흐르는 물을 덮었다.비가 오는 날엔 이 놀이가 더 재미 있었다위에서 비가 후두둑 떨어지면차곡 쌓았던 흙물이봇물 터지듯와르르 무너져흐른다점점 신이 나서흙으로 물줄기를 막고터지는 것에손가락 하나 넣어가는 새 구멍을 만든다.그 구멍 사이로숨을 쉬며 흐르는 물 줄기시간이 이처럼손가락 사이로흘러가는 것을 본다아암 흐르는 시간을 막을 수 없지흐르는 물을 담아 둘 수 없…
마음은 항상 줄 지어 있습니다.기다 리는 마음이 줄 서 하품울 하고흥분 된 마음이 앞 다퉈빠른 속도로 톡톡 튀어나와메뚜기 잡듯 그 마음을 잡아 가둡니다.비오는 날,마음은 모두 깊이 잠들고넓은 창에 매달려 있는 방울처럼맺혀 있는 상태로 고대로 잠들고 싶숩니다.마음에 세들어 살고 사는때로는 불청객인또 다른 나는 비오는 날 말끔히 씻겨져뮬방울 되어 대롱이 창가에 머뭅니다.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목련꽃화창하고 길거리주저리주저리꽃잋들피어난다 한꺼번에바뀐자리 목련꽃피다지고지다피고 겨울과봄사이에앓이가있다 앓이를건너야한다 그앓이를 너와나만남사이에사랑과이별이오가듯 겨울과봄사이에앓이라는강이있다 몸이욱신거리고 새로태어나려는만물이서로앞다투어 피적대며몸을부비고있다 몸사이에피어나려는앓이가있다 윤문영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여기에 봄비가 온다봄비는 살며시 내리지봉우리 맺는 꽃나무 다칠 까 바조용히 적시지그러면겨우내 눈발 날리던앙상한 나뭇가지헌껏 입을 벌리고 비를 받아 마시지자기도 봄이 되겠다고물방을이 제 몸에 닿는것을 허락하지너를 순하게 받아 들여헌 몸을 이루겠다 고 속삭이지꽃비를 마셔 자기들만의꽃을 튀우지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꺼멓게 그을러진 방구들연탄 불 떼던 그 시절의 방구들생각이 난다시커멓게 태워진 장판위에는 어머니가학교 갔다 돌아 오면 먹으라고밥 그릇과 국 그릇이조용히 방구들을 지키고 있었다학교가 끝나면 삼삼오오 아이들이호호추위를 불며씻지도 않은 발이노크도 없이 방바닥을 비벼대던 곳,우리들의 방구들이 살며시 고개를 든다겨울 밤.군밤이나 군고구마 까먹으면서엎드려 누워만화책을 침 발라 넘겨보았던연탄가스 중독이 성했던지난 날의 방구들.윤문영[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