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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학 | [다니엘 한의원의 체질 칼럼] 같은 姓 (성), 다른 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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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니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8-09 14:09 조회3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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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을 얼마 앞둔 어느 날 저녁, 집에 오니 바로 다음날 ‘모처’로 오라는 전화가 왔다고 한다. 어 이런 법도 있나… 어찌 하룻사이로 가족과 사회로부터 생이별을 시키지… 그런데, 그러려니 별 대수롭지 않게 바로 짐을 꾸리고 다음날 청량리로 가 보니, 이미 꽤되는 인원이 어슬렁어슬렁거리며 잡담을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주어진 표를 받아보니, 경상북도 영천으로 되어있다. 말로만 듣던 군대, 그리고 군대 가는 길. 그 때가 1월 초. 몸도 추운데 막상 군대에 가려니 마음까지 그렇게 추울수가 없다. 영천이 어드메고.

 

추운 석달을 아둥바둥 그리고 아득바득 훈련을 받으면서 이곳 저곳에서 불평이 새어 나왔지만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편하다. 경쟁도 없고 인간갈등도 없고, 살아가면서 늘 도사리고 있는 고민거리도 신기할 정도로 사라져버린 군대사회는, 몸은 좀 고되어도 마음이 그렇게 가뿐할 수가 없다. 살면서 그렇게 마음이 새털처럼 가벼웠었을 때가 있었을까.

 

그 때 ‘ㄱ’ 이라는 성씨를 가진 점잖은 훈련병을 알고 지낼 수가 있었다. 나이는 네살이 많은 두 아이 아빠. 참 친절하다. 말도 하대를 하지 않고. 그간 살아온 날 들에 대해서 서로가 이런저런 한담을 나누는데 격이 없다. 석달 훈련기간 휴식할 때 몇 번을 만나면서, 사람이 친절하면서 곧고 자기 주관이 좀 뚜렷하다는 강한 인상을 느끼게 한다. 그 때 ‘ㄱ’이라는 성씨를 처음으로 눈여겨 보았다.     

 

강원도 화천의 사창리라는 걸쭉한 이름을 가진 고을 전방 병원에 배치를 받고 가 보니, 거기에 ‘ㄱ’이라는 성씨의 행정 장교가 있었다. 같은 부대에 있지만 대면할 기회가 별 없었는데, 하루는 어떤 계기로 인사를 나눈 후 비교적 가깝게 지내면서, 영천에서 만난 똑같은 성씨의 ‘ㄱ’ 훈련병을 떠올리게 한다. 어, 어찌 저리 성격이 비슷할까… 같은 성씨라서 그럴까. 친절하면서 뭔가 올곧으면서 별 타협하지 않는다는, 그리고 좀 까다롭다고나 할까.

 

카나다에 이민온 얼마 후 어떤 이를 알고 지내면서 군대에서 보았던 그 두사람과 비슷한 이미지가 떠올려진다. 어.. 혹시, 이 사람의 성씨도 ‘ㄱ’이 아닐까. 아닌게 아니라, 그의 성씨 역시 ‘ㄱ’이다!

 

필자가 지끔껏 만난 몇 사람의 ‘ㄱ’이라는 성씨의 사람들은 (흔치 않는 성이다.) 좀 놀랄 정도로 그 성향에서 비슷함을 공유하고 있다. 위에서 말한대로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어둡지 않으면서 친절하다. 더불어 자기 주관이 뚜렷하면서 뭔가 곧은 느낌을 갖게 한다. 그러면서도 좀 까다롭다. 뭐라고 할까, 조선시대의 선비, 그 중에서도 ‘고지식한 선비’라고 하면 어떨까. 눈발 날리는 추운 날 초가집에서 땔감과 찬거리를 찾아 분주히 왔다갔다하는 아내를 뒤로하고 온기없는 방에서 상 하나 놓고 글을 읽는 선비라 하면 어떨까.

 

그 때 그런 생각을 했다. 같은 ‘피’를 나눈 혈족에는 어떤 동일한 ‘성향’이 흐르고 있지 않을까 하는. 그렇다 해도 이를 모든 성씨에 적용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한국의 대표적 3대 성씨인 김. 이. 박씨는 그 표본이 너무나 많아 어떤 동일한 성향을 추리기가 쉽지 않다. 필자의 경험 (느낌)으로는 좀 덜 흔한 성씨, 예컨대 ‘ㄱ’씨, 그리고 ‘ㅈ’씨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면 ‘ㅇ’씨에서 어떤 공통된 성향을 발견하게 된다.

 

자, 성씨가 어떤 동일한 성향을 대변한다면, 인간관계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세상살이를 조금 수월하게 할 것 같다. 상대방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이다. 상대방의 성향과 취향을 미리 알면 그와 갈등을 겪을 경우가 월등이 줄고 더불어 피차에 좋은 관계성을 갖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의 관심사는 단연코 체질이다. 그 세 사람의 체질은 모두 동일할까. 공교롭게도 필자는 세사람 아무도 체질감별을 하지 않았다. 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그들의 체형과 성향으로 볼 때 지금 생각하면 한 사람은 태양인 또 한 사람은 소양인 그리고 또 한 사람은 태음인이다. (물론 필자의 추측이다.) 그리고 그동안 필자를 방문한 ‘ㄱ’성씨의 환자들 체질을 보니 모두 동일한 체질이 아니다. 그러고 보면 ’피’ (DNA)가 체질을 결정하지 않는 것 같다. 정말 체질은 무엇으로 결정되는 것일까. (물론 가족내에서의 체질은 100 % 유전된다.)

 

같은 성씨의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의 체질이 공통된다면 소위 의학계에서 주된 화제요 관심사인 ‘맞춤형 의료’로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다른 성씨의 두 사람이 같은 체질인 경우도 많다.

 

필자는 최근 또 다른 ‘ㄱ’이란 성씨의 두 사람을 진료하면서 피가 사람의 체질을 결정하는 것이 아님을 확인한다. 한 사람은 소음인, 또 한 사람은 소양인. 이를 팔체질로 분화할 때 수양인과 토양인이다. 수양인의 장기의 구조는 신대비소 (신장이 크고 비장 <위장>이 작다)요 토양인의 장기의 구조는 신소비대다. 장기의 구조가 정 반대이기에 반대되는 양상이 여러가지다. 음식이 상당히 다르다. 수양인은 인삼이나 닭고기가 좋은 반면에 토양인은 몹시 해롭다. 토양인은 탕수육이나 보쌈 (돼지)을 맛나게 먹을 수 있지만 수양인은 위장이 자칫 ‘빵꾸’날 수 있다. 토양인은 반신욕을 하면서 개운함을 느낄 수 있지만 수양인은 오히려 기력을 소진시킨다.

 

이 두체질의 성향도 정반대다. 토양인은 哀怒之氣 (애노지기:슬픔과 분노)에 커다란 타격을 받지만 수양인은 喜樂之氣 (희노지기)에 민감하고 빠지기 쉬워 오히려 장부를 상할 수 있다. (사람이 즐거워하고 기뻐하면 건강할 것 같지만, 극단적인 즐거움이나 기쁨은 실상 장부를 상한다.)

 

소양인이 애노지기에 민감한 것은 그만큼 명랑하다는 것이다. 소양인은 매사 긍정적인 편이고 쉽게 웃고, 쉽게 화를 내고, 쉽게 선심쓰고, 쉽게 후회하고 그러다가 쉽게 잊어버린다. 사람이 격정적인 것 같지만 끝이 오래 가지 않고 단순한 편이다. 그러니, 이런 사람 상대하는 것이 좀 쉬우랴. 그래서 잘 속고 손해를 잘 본다. 실속이 없다. 마누라한테 눈총받기 딱 좋은 체질이다.

 

수양인은 그런 토양인의 반대라고 해 두자. 사람이 매사 조직적이고 꼼꼼하고 의심이 많고 별 손해보려 하지 않으려 하고 완벽주의자라 할 수 있다.

 

같은 성에 다른 체질. 그리고 다른 성에 같은 체질. 그럼에도 같은 姓에는 (특히 흔하지 않은) 어떤 독특한 개성이나 성향의 기질이 흐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체질을 떠나, 사람의 피 (DNA)에는 인간의 지력이 미치지 못하는 무엇인가가 있음이 틀림없다. 그리고 그 안에 온갖 오만 인간군상의 기조가 담겨있음은 신비가 아닐 수 없다. 피 안에 생명이 담겨져 있고, 독특한 기질이 내재되어 있다고 하며, 그 피가 다음 세대 그리고 또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고 하니, 그래서 생명과 사람마다의 독특한 개성 (기질)이 끊임없이 전달되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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