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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주호석 칼럼] 재외 한국인 그리고 일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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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호석 작성일17-12-15 09:19 조회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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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뉴욕 맨해튼에 살고 있어 뉴욕을 자주 방문한다. 뉴욕에 갈 때마다 매번 딸과 사위가 문화 예술 이벤트를 참관할 수 있도록 미리 예약을 해준다. 그 덕에 뉴욕이 금융 뿐 아니라 문화예술분야에 있어서도 세계적인 도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해 가을 뉴욕에 갔을 때는 맨하탄 북쪽 헛슨강가 언덕위에 있는 Fort Tryon Garden 내의 Cloisters Museum을 방문, 아주 희귀한 박물관을 관람한 적이 있다.  그 박물관은 1920 년대초 록펠러 가문에서 거액의 자금을 출연하여 건물을 짓고 유물을 사들여 완성한 다음 뉴욕시에 헌납한 박물관이다. 건물이 미국에서 보기 드문 고딕식의 중세 유럽풍인데다 소장된 유물도 대부분 12-13세기 경 유럽에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얼마 전에는 뉴욕에 갔을 때는 뉴욕 Japan Society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인 사진작가 히로시 스 기모토(Hiroshi Sugimoto)의 작품 전시회를 볼 기회가 있었다. 현대 사진의 거장으로 불리는 아티스트 히로시 스기모토는 몇 년 전 한국의 리움미술관에서 사진전시회를 열어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세계적인 사진작가이자 아티스이다.

 

'Gates of Paradise' 라는 제목으로 개최하고 있는 이번 뉴욕 사진전은 Japan Society가 올해 창립 1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전시회라고 한다. 작품내용은 일본이 사상 처음으로 서양문화와 접촉하게 되었던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가 그 당시 일본인이 방문했던 유럽 각 지역의 역사적인 현장을 카메라에 담은 것들이었다. 즉 지난 1582년 일본의 한 사무라이 가문에서 4명의 소년을 서양문물 견학차 유럽에 파견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그 소년들이 방문했던 견학 코스를 작가가 직접 답사하면서 촬영한 사진들이다.

 

사진전이 열리는 Japan Society 갤러리에는 동양인 뿐아니라 상당히 많은 백인들이 매우 진지한 모습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다. 일본이 사진작가의 작품을 통해 서양인들에게 그들의 역사를 간접적으로 알리는 현장이었고 일본에 관심있는 서양인들이 과거 일본 역사의 단편을 사진을 통해 배우는 현장이기도 했다. 일본인들은 그들이 이미 수백년 전부터 서양문화와 교류해왔음을 스기모토 사진전을 통해 알리고 있는 듯 했다.

 

2층에 있는 갤러리로 향하기 전 그 건물의 1층에는 Japan Society에서 개최하는 각종 이벤트를  포스터나 팜플렛 등의 형태로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었다. 특히 일본어를 가르치는 랭귀지 코스를 연중 개설하고 있었는데 미국인들을 비롯한 상당히 많은 타민족 사람들이 그 과정을 통해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또 제법 넒은 룸에는 동서양 어린아이 20여명이 할로윈데이 코스튬을 입고 재미있게 놀이에 열중하고 있었다. 일본인들이 운영하는 문화공간에서 어릴 때부터 일본문화 체험을 하며 자라는 서양아이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어 일본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리라는 것은 뻔한 이치다.

 

짧은 시간 스기모토 사진전시회를 둘러보면서 필자는 밴쿠버에 살면서 수도없이 자주 가져봤던 의문을 뉴욕에서 다시 상기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왜 재외 일본인들과 재외 한국인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그토록 다를까 하는 의문이다. 밴쿠버 한인사회와 일본사회간의 하늘 땅 차이만큼이나 다른 모습이 뉴욕에서도 판박이처럼 그대로 재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밴쿠버 킹스웨이에 있는 니케이센터는 밴쿠버 지역 일본인들의 구심점 역학을 하는 문화예술 중심 공간으로서 여타의 어느 소수민족 문화센터보다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문화시설이자 거주공간이다. 2차대전 종전후 캐나다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았던 캐나다 거주 일본인들이 한참뒤 캐나다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은 돈을 종잣돈으로 하여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아 건립한 것이다. 한 때 엄청난 박해속에 인간이하의 대우를 받는 삶을 살았던 일본인들이 그에 대한 보상금으로 받은 돈을 각자 챙기지않고 그들의 구심점이 되는 문화센터를 건립하는데 희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존경심이 우러나지 않을 수 없다. 

 

니케이센터는 문화센터(Japanese Canadian cultural centre), 박물관(Nikkei National Museum), 커뮤니티센터 그리고 시니어 하우스 등으로 나뉘어 운영되는데 Japanese Canadian 문화를 모든 캐네디언들에게 이해시키고 알리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캐네디언 그리고 타민족 사람들에게 알리고 홍보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또 노인들이 거주하는 시니어하우스는 일본 노인들은 물론 비일본계 노인들까지 수용할 수 있는 시설로서 워낙 시설이 훌륭하고 시니어들을 위한 유익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밴쿠버에서 손꼽히는 모범적인 시니어 하우스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 우리 한인사회의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한인회 그리고 한인회관은 어떤 모습인가. 부끄럽고 창피하여 차마 비교를 한 다는 것 자체가 언감생심이라 하지 않을 수없다. 시설의 외적인 모습은 차치하고 건물 소유나 운영을 놓고 쌈박질하고 소송이나 하면서 대다수 한인들의 관심밖에 나 있는 게 우리 한인회 그리고 한인회관의 자화상 아닌가. 그런 처지에 어떻게 니케이센터가 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의 역사와 문화예술을 타민족 사람들에게 알리고 전파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필자가 뉴욕 Japan Society 에서 사진전을 관람하며 굳이 밴쿠버의 일본커뮤니티와 한인커뮤니티를 비교하여 떠올린 것은 뉴욕의 한인사회도 밴쿠버 한인사회와 한 치도 다르지 않고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인회가 회장자리를 놓고 쌈박질과 소송전을 벌이는 게 밴쿠버 한인사회와 똑같고 한인회관 운영과 관련하여 비리가 끊이질 않고 있는 게 판박이 그대로였던 것이다. 어디 그런 모습이 밴쿠버와 뉴욕 한인사회 뿐인가. 세계 주요 도시의 한인커뮤니티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똑같이 추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과거 역사를 생각하면 일본인들을 존경하기는 커녕 미워할 수밖에 없지만 한국의 재외동포 커뮤니티를 그들의 그것과 비교하여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부끄럽기 짝이없고 그들이 존경스럽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주호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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