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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단독] 90세 모친 “문재인은 예측 가능한 사람입니더”

한국중앙일보 기자 입력17-05-09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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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당선인이 2016년 12월 25일 어머니 강한옥 여사와 함께 성당에 가고 있다. [사진 문재인 캠프]

문재인 당선인이 2016년 12월 25일 어머니 강한옥 여사와 함께 성당에 가고 있다. [사진 문재인 캠프]

지난달 23일 부산시 영도구 남항동의 자택에서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의 어머니 강한옥(90) 여사와 막내 여동생인 문재실(55)씨를 만났다.
 
강 여사는 함경남도 함흥시청 농업과장을 지낸 남편 고 문용형씨와 1950년 경남 거제로 피란 온 실향민이다. 문 당선인이 7세 때 부산으로 이사한 무렵부터는 강 여사가 사실상 생계를 책임졌다. 문 당선인은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 “어머니가 끄는 연탄 리어카를 뒤에서 밀면서 자립심을 배웠다”며 “가난 속에서도 돈을 최고로 여기지 않게 한 어머니의 가르침은 살아오는 동안 큰 도움이 됐다”고 적었다.
 
강 여사는 기자에게 “아들은 예측 가능한 얩니더. 만에 하나 (대통령이) 된다 캐도 마음 변할 사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초심이 변할 수도 있는데 그땐 어떻게 조언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다음은 강 여사와의 문답.
 
문재인(64) 당선인이 과거 인권변호사 시절 어머니 강한옥(90)씨와 함께

문재인(64) 당선인이 과거 인권변호사 시절 어머니 강한옥(90)씨와 함께

아들의 초심이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 아들, 지갑이 얇으면 얇은 대로, 두꺼우면 두꺼운 대로 사는 사람이라.”
 
 
어떤 아들이었나.
“잘난 사람은 세상에 많지만…. 재인이, 참 착하거든. 말로 다 표현 못해. 저래 가지고 세상 살겠나 싶었는데. 어릴 때부터 장애인에게 관심 두고 도와주고 그랬어. 고시에 붙었어도 덜 (사회적으로) 환영받는 사람들에게 더 호의를 베풀고. 데모한 젊은 사람들, 어려운 사람들 돈 안 받고 변호해 주고 그랬거든. 하여튼 내가 ‘저렇게 착한 사람이 어디 있노’ 했지.”
 
 
아들의 학창 시절은.
“고3 때(경남고) 버스 종점에서 학교까지 족히 10리는 될 거다. 친구가 무거운 가방을 들고 가니까 가방 들어다 준다고 거기(버스 종점)에서 기다리고 있더라고. 걔가 인정이 풍부한 거라. 지가 점찍어 놓은 애들하고만 친구하는 게 아니라 다 친구라.”
 
 
형제들에게는 어땠나.
“하루는 내가 밖에 나갔다 오니까 동생(문재실씨)을 등에 업고 앉아서 공부하고 있는 기라. ‘와 아를 업고 앉아 공부하노’ 그랬더니 ‘혼자 있는 게 불쌍하지 않아요. 엄마는 (나갈 거면) 아를 데리고 나가든가, 혼자 있는 게 안됐잖아요’라고 하더라.”
 
 
어릴 때 어떻게 교육했나.
“우리는 매 한 번 안 때리고 내버려 뒀거든. 대체로 순해서, 저절로 바르게 자라서 고맙지. 그런 데다 주변에 송기인(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신부님처럼 좋은 분들 만나서…. 재인이 주변에 도와주시는 분들 감사하고.”
 
 
아들이 처음 정치한다고 했을 때 어떤 생각을 했나.
“정치하면 고생이 뻔한데. (가족 중에) 아무도 하라고 했던 사람이 없었지.”
 
 
뉴스는 자주 챙겨 보나.
“뉴스는 잘 안 봐요. 보면 마음 아파….”
 
강 여사는 “그렇게 착한 일을 많이 했는데. 지금쯤 되면 뭘 하든 하고자 하는 일이 술술 저절로 풀릴 줄 알았는데…. ‘이상하다’ 그렇게 생각했지…”라며 잠시 말을 멈췄다. 그러면서 “손자, 참 착한데 사람들이 공격을 해가…. 본성이 착해요. 제 아버지 닮아서는”이라고 말했다. 문 당선인의 아들 준용씨는 대통령선거 내내 공공기관 특혜 채용 논란에 휩싸여 타 정당의 공격을 받았다.
 
 
대선후보의 가족으로서 힘들지 않나.
“고생도 즐거운 고생이 있고 나쁜 고생이 있는 거라. 우리는 즐겁게 받아들이니까. 아들이 힘든 일 하니까 조용히 있는 게 또 도와주는 거라. 가짜 진주로 된 쪼만한 목걸이 하나 있는 것도 안 차고 다녀요. 시계·반지도 안 하고. 말 나올까 봐.”
 
이때 문재실씨가 “초라하게 다니면 아들이 잘 안 챙긴다꼬 말 나옵니더”라고 하자 강씨는 “아. 그런가?”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난 2010년 3월 부산의 한 성당에서 진행된 문 당선인의 딸 다혜(34)씨 결혼식 때 강씨(가운데)가 문 당선인 부부와 함께 찍은 기념사진.

지난 2010년 3월 부산의 한 성당에서 진행된 문 당선인의 딸 다혜(34)씨 결혼식 때 강씨(가운데)가 문 당선인 부부와 함께 찍은 기념사진.

요즘 생활은 어떻나.
“막내딸 덕분에…. 야랑 같이 대화하니까 치매 걱정 안 해도 되는 거라. 우리 식구들은 다 그렇지만 내가 모르는 것까지 챙겨 주는 그런 딸이야.”
 
 
며느리(문 당선인 부인 김정숙씨)에 대해 말해 달라.
“우리 며느리, 착하고 시원시원한 게 우리 식구들하고는 좀 대조적이지. 재인이가 며느리랑 자주 찾아와요.”
 
 
아들 내외 집에 이사하는 건 어떤가.
“이사를 가고 싶어도 여기 성당이랑 동네 천지가 다 아는 사람이고, 내 인생이 여기 있어가. 딴 데 가면 불편해서….”
지난 2004년 7월 문재인 당시 청와대 사회문화수석이 금강산 온정각에서 열린 제10차 이산가족 상봉단에 참석했다. [사진 공동취재단]

지난 2004년 7월 문재인 당시 청와대 사회문화수석이 금강산 온정각에서 열린 제10차 이산가족 상봉단에 참석했다. [사진 공동취재단]

실향민으로 왔을 때 어땠나.
“공산군이 다리를 폭파시켜 친정은 같이 못 내려왔어. 피란 와서 명절을 맞았는데 갈 곳도 없고 고향 생각이 간절하데. 달밤에 눈물이 나더라고, 가족들 다 거기 있지, 요즘도 옛날 생각이 많이 나. 잊혀지지 않는 게 고향이라.”
 
 
문 후보가 당선되면 남북 관계가 좋아지지 않을까.
“남북이 왕래는 못할망정 편지나 왔다 갔다 했으면 좋겠다 싶어.”
 
김포그니 기자 pogn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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