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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전 FBI 국장 메모, "트럼프가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조사 중단 요구"

한국중앙일보 기자 입력17-05-16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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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Photo/Susan Walsh)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Photo/Susan Walsh)<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러시아 게이트 조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백악관 회의에서 코미 전 국장에게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대한 연방정부의 수사를 중단하라(shut down)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NYT는 트럼프와 미팅 직후 코미가 작성한 이와 같은 메모를 읽었다는 두 사람의 진술을 확보해 이 같이 보도했다. 둘의 만남은 플린 전 보좌관이 러시아 내통 의혹 건으로 사임한 다음날 이뤄졌다.
 
메모에 따르면 트럼프는 "나는 당신이 이쯤에서 그만두길 바란다(I hope you can let this go)"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요청은 대통령이 법무부와 FBI의 지난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내통 의혹에 대한 수사에 직접 개입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NYT는 강조했다. 
 
코미 전 국장은 미팅이 끝나자 마자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상세하게 기록했다. 관련자 증언에 따르면 이 메모는 코미 전 국장이 대통령의 부적절한 개입을 인식한 내용을 문서화한 일련의 자료 중 일부다. FBI 요원의 기록은 법정에서 확실한 증거로 폭넓게 지지된다. 
 
코미는 메모의 존재를 FBI 고위급 직원 및 가까운 동료들과 공유했다. NYT는 메모의 복사본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것을 읽은 코미의 동료 중 하나가 기자에게 내용을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해당 메모는 기밀로 분류돼 있지는 않다.
 
증언에 따르면 코미는 트럼프의 말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나는 당신이 이 일을 멈출 수 있도록 당신의 길을 명확히 볼 수 있길 바란다. 플린을 내버려둬. 그는 좋은 사람이야. 나는 당신이 이쯤에서 그만두길 바란다."
 
메모에 따르면 트럼프는 플린이 나쁜 일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코미는 트럼프에게 수사 축소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채 단지 "그가 좋은 사람이라는 데에는 동의합니다"라고만 답했다고 한다. 
 
백악관은 이 메모에서 언급한 일에 대해 부인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대통령이 플린이 우리 나라를 지키기 위해 봉사한 무고한 사람이라는 시각을 반복해서 표현했다면 코미 국장이나 다른 누구에게라도 어떤 조사이든 중단하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우리의 법 집행 기관과 모든 수사를 최대한 존중한다. 이것(메모)은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의 대화에 대한 정확한 서술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FBI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NYT에 따르면 코미 국장은 일부 기밀로 분류된 것을 포함해 대통령과 이뤄진 모든 전화 통화와 미팅에서 비슷한 메모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코미 전 국장이 법무부에 이 같은 메모의 존재 여부를 알렸는지는 분명치 않다. 
 
트럼프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FBI는 플린에 대한 수사를 지속했다. 플린에 대한 수사는 그와 러시아·터키 간의 금전적으로 연루된 부분이 있는지에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코미 전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 임기 10년의 FBI 국장이 중도 해임된 건 미국 역사상 두 번째다. 대통령에게는 FBI 국장의 해임권이 있기는 하지만, 수사의 독립을 위해 존중해주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의 해임 사유를 여러가지 갖다 붙였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코미 국장의 갑작스런 해임이 지난 대선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유력하다.  
 
이번에 보도된 문제의 대화가 일어난 날, 코미 전 국장은 다른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들과 함께 테러리즘의 위협에 대한 브리핑에 참여했다. 회의가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만 남겨놓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에게 방을 나가도록 했다. 코미의 측근에 따르면, 단 둘만 남은 뒤 대통령은 언론 매체에 정보를 흘린 걸 비난하면서 코미 국장에게 기밀 정보를 기사화한 기자들을 감옥에 집어넣을 생각을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후 화제를 플린 전 보좌관으로 돌렸다고 한다.
 
당시 FBI 고위 관계자들은 이같은 트럼프의 언급이 수사에 개입하려는 행위라고 판단했지만 대화 내용은 비밀에 부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담당 직원에게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 수사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서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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