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편한 신발’ 스케쳐스 열풍… '중년 뉴발' 뭐길래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월드뉴스 | ‘발 편한 신발’ 스케쳐스 열풍… '중년 뉴발' 뭐길래

박소영 기자 입력24-04-01 08:29 수정 24-04-01 08:3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본문

여성 몸매 관리 운동화로 인기를 얻은 스케쳐스의 ‘쉐이프 업스’모델. [사진 스케쳐스]


중년들 사로잡은 ‘스케쳐스’


지난해 8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검은색 스케쳐스 운동화를 신고 있는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애착 신발’인 듯”이란 글과 함께. 확인해 보니 실제로 2022년부터 최근까지 재판에 출석할 때면 으레 이 운동화를 신었더군요. 수십만 건 조회 수를 기록한 이 글엔 “아버지가 신는 신발” “중년의 뉴발란스” 같은 댓글이 수백 개 달렸습니다.


스케쳐스의 시작은 1992년입니다. 로버트 그린버그(80)가 아들 마이클(57)과 함께 199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맨해튼비치에 설립했습니다. 나이키(1964년)·아디다스(1949년)·뉴발란스(1906년)·푸마(1948년) 같은 브랜드랑 ‘연식’이 꽤 차이 나죠. 그런데도 지난 30여 년 동안 고속 질주해 왔습니다. 현재 전 세계 180여 개국에 5000여 개 매장이 있고, 지난해 매출 80억 달러(약 10조7000억원)를 기록했죠.


가발·시계 등을 팔던 그린버그는 1983년 LA기어로 운동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에어로빅 붐에 맞춰 여성용 에어로빅 운동화를 출시해 성공을 거뒀죠.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인기가 떨어지면서 사실상 회사에서 쫓겨납니다.


하지만 이들 부자는 불과 사흘 만에 다시 운동화 사업을 하기로 합니다. 스케쳐스를 세우고 10대와 여성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만들기로 했죠. 나이키·아디다스 등이 꿰차고 있던 남성 운동화 시장 대신,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틈새시장을 노린 겁니다. 그렇게 1990년대 ‘크롬 돔(Chrome Dome)’이 탄생합니다. 투박하고 낡아 해진 듯한 스타일의 이 신발은 당시 ‘그런지 룩’에 빠진 1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답니다.


이후 기능성 운동화에 주력한 스케쳐스는 2009년 여성용 몸매 관리 워킹화 ‘쉐이프 업스(Shape Ups)’로 대히트를 칩니다. 특유의 둥그런 바닥 모양으로 허리·엉덩이·종아리 근육의 긴장을 유도해 ‘걷기만 해도 몸매 관리가 된다’고 광고했죠. 하지만 2012년 과대광고 소송에 휘말렸고, 소비자·규제기관 등과 4000만 달러(약 533억원)에 합의하면서 인기가 뚝 떨어졌습니다.


그렇게 또 실패하나 했지만, LA기어 때와는 달랐습니다. 축적된 기능성 운동화 노하우를 총동원해 ‘고(Go)’ 시리즈를 내놓죠. 바로 이재용 회장이 애용하는 그 모델입니다. 가격이 70~80달러(9만~11만원)로,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린버그는 “쉐이프 업스 소송은 끔찍했다. 대부분 주저앉았겠지만 난 포기하지 않았다. 차를 후진해 코스를 변경하기로 했고, 성공했다”고 당시를 회고하더군요.


한국에서는 진출 초기 ‘발 편한 신발’로 알려졌고 덕분에 비교적 빨리 자리를 잡았습니다. 스포츠의학 전문가인 은승표 코리아정형외과 원장은 “발이 편하려면 아치를 살려주는 ‘깔창’과 적당히 푹신한 ‘쿠션감’이 있는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스케쳐스도 깔창과 쿠션감, 두 가지 조건에 사활을 걸었답니다. 주요 기능성 운동화 제품명에 아예 ‘아치핏(아치에 맞는)’ ‘쿠셔닝(쿠션감 있는)’을 넣었더라고요.


은 원장은 오래 서서 수술하는 의사 등도 스케쳐스를 많이 신는다고 설명했습니다. 2020년 방영된 인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도 여자 주인공이었던 신경외과 의사가 이 운동화를 신는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8월 스케쳐스는 세계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영혼의 단짝’이라 불렸던 해리 케인이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으로 옮기면서 스케쳐스 축구화를 착용하기로 했거든요. 그것도 종신 계약으로요.


스케쳐스를 신은 케인은 이번 시즌(2023~2024) 리그 득점 1위를 달리고 있고, 이런 활약에 힘입어 스케쳐스 축구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현재로서는 스케쳐스와 케인이 ‘윈-윈(win-win)’한 모양새죠.


스포츠 마니아들은 나이키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이야기를 떠올리더라고요. 나이키는 1980년대 에어로빅 붐을 쫓아가지 못하면서 주춤했는데요, 조던과 영구 계약을 맺고 내놓은 농구화 ‘에어 조던’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넘버원’이 됐습니다. 스케쳐스도 케인의 발을 잡고 나이키 턱밑까지 쫓아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게시물 검색
Total 22,033건 1 페이지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뉴스 제목
캐나다 [The 많은 뉴스] 조류독감 확산에 "살균 우유 마셔야"
▶클릭을 하면 'The 많은 뉴스'를 볼 수 있습니다.■조류독감 확산에 美 "살균 우유 마셔야"...캐나다도 검사 강화■삼림업계 대기업 '캔포', BC 북부 수백 개 일자리 감축■6년 전 임신한 加여성, 英법원에 양육비 청
05-10
밴쿠버 밴쿠버 하늘에 오로라… 이번 주말 확률 "10점 만점에 9점"
태양폭풍 덕에 이번 주말 밴쿠버서 오로라 볼 수 있을 듯美 "매우 드문 G4급 지자기 폭풍 예상"...워싱턴주 남부까지 관측 가능이번 주말 강력한 태양폭풍이 지구에 도달하면서 밴쿠버를 비롯한 광범위한 지역에서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05-10
캐나다 사이버 공격 속 BC주정부 "하루 15억 건 '무단 접속 시도'"
정부 "개인정보 유출 증거 없어"...야당은 정보 은폐 비판BC주 정부 웹사이트와 네트워크가 연일 해킹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하루 평균 15억 건의 무단 접속 시도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증가한 수치
05-10
캐나다 "감전 위험"… 아마존 캐나다서 판매된 USB 충전기 10만개 리콜
판매 중단하고 폐기 권고아마존 캐나다에서 판매된 USB 충전기 수만 개가 감전 위험으로 전국적으로 리콜됐다.캐나다 보건부는 11일 소비자 제품 권고문을 통해 'Power-7 USB 벽면 충전기 모델 US2018'을 리콜한다고 밝혔다. 회색 줄무늬가 있는
05-10
밴쿠버 랭리에 긴급 1차 진료 센터 개원
12~24시간내 건강문제 당일진료1차 진료 제공자 없어도 이용가능염좌, 절단, 고열 등 적합 증상604-514-7477 전화예약 가능프레이저 헬스 10번째 UPCC랭리와 인근 지역 주민들이 새로 문을 연 랭리 긴급 1차 진료 센터(UPCC) 에서 팀 기반의 긴급 1차
05-10
캐나다 커피 한 모금에 녹는 팀 호튼스 뚜껑에 보수당 의원 '뚜껑 열려'
팀 호튼스가 일부 매장에서 새로운 뚜껑을 시험 도입하자 보수당 의원이 반발하고 나섰다. 온타리오주 의원 리안 루드는 "입에서 녹아내리는 웃기는 종이 뚜껑"이라며 "팀 호튼스가 이 뚜껑을 없애기 전까진 이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팀 호
05-10
밴쿠버 BC주 올 여름 '사상 최악의 가뭄' 전망
내륙 강줄기 위성사진 작년보다 더 가늘어하천예보센터장 "처음 겪어보는 일"BC주가 또 다시 무더위와 가뭄을 맞게 될 경우 "처음 겪어보는 상황"을 맞이 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브 캠벨 BC주 하천예보센터장은 BC주의 가뭄이 2022년
05-10
캐나다 석유업계 CEO 91% 3-5년간 유가 고공행진 전망
설문응답자 대다수 텍사스유 최소 마화 75달러 유지에 동의캐나다 에너지 업계 경영진 10명 중 9명은 향후 3~5년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75달러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ATB캐피털마켓이 지난 4월 5일부터 18일까지 석유가스 탐사개발사, 에너지서비
05-10
밴쿠버 '파인 & 글렌'에서 꿈꾸던 라이프 스타일을 현실로!
Onni 그룹, 편의시설 가득한 코퀴틀람 중심가에 현대적 설계 아파트 선보여코퀴틀람 센터 중심부에 위치한 대규모 하이라이즈 아파트 단지 '파인 & 글렌'이 분양을 앞두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 부동산 개발 업계를 선도하는 Onni 그룹이 파인
05-10
캐나다 써리 학부모들 "예산 삭감에 학교 프로그램 줄줄이 폐지" 분통
교육청 "재정난 탓"...교사노조 "교육에 투자해야" 목소리써리 교육청이 내년도 예산 부족으로 각종 학교 프로그램과 서비스 축소에 나선다. 주정부 지원이 없는 사업은 모두 폐지될 처지다. 저소득층과 이민자 가정의 5세 이하
05-10
밴쿠버 이번 주말 밴쿠버 볼거리ㆍ먹거리ㆍ즐길거리(5월 10-12일)
■밴쿠버 해양박물관 오픈하우스- 아프로 밴 커넥트와 공동 주최, 5월 11일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3시- 무료 입장(기부금 $5 권장)- 스토리텔링, 공예, 드럼 세레모니, 대화형 워크숍 등 다양한 활동 마련- Vancouver Maritime Museum - 19
05-10
캐나다 물푸레나무 '암' 천공 딱정벌레, BC주 첫 발견
전문가 "장작 이동이 주된 전파 경로"...연방정부 이동 제한 조치물푸레나무를 죽이는 파괴적인 외래종 잎벌레가 BC주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캐나다식품검사청(CFIA)은 최근 밴쿠버에서 에메랄드 애쉬보어(천공 딱정벌레, Emerald Ash Borer
05-10
캐나다 간호사 41만9천 명, 의료 최전선에서 국민 건강 지킨다
심장질환부터 정신건강까지...100여 개 전문 분야서 특화된 서비스 제공캐나다의 간호사들이 의료 서비스의 최전선에서 국민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약 41만9천 명의 간호사가 현장에서 환자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
05-10
캐나다 4월 고용 9만 명 증가...실업률은 6.1%로 변동 없어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등 일자리 늘어...임금 상승률은 둔화캐나다 고용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4월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이 9만 명 늘어나며 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실업률은 6.1%로 변동이
05-10
밴쿠버 '헛간창고 집 판매에 포함 안돼' 주법원 판결
61만5천 달러 주택 거래 과정서 논란..."계약서에 포함 여부가 쟁점"BC주의 한 여성이 61만5천 달러에 주택을 구매하면서 창고 소유권을 두고 판매자와 다툼을 벌인 사건에서 주법원이 판매자 손을 들어줬다.메간 스미스 씨는 매물 사진에 나왔고 직접
05-10
밴쿠버 페북 마켓플레이스 거래 중 노인에 후추 스프레이 범행 용의자 체포
경찰 "1년 넘게 수사 끝에 증거 확보"...7월 재판 예정지난해 1월 노스밴쿠버에서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 거래 도중 노인 여성에게 후추 스프레이를 뿌린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11일 성명을 통해 지난 3일 밴쿠버 한 주택에서 수색
05-10
밴쿠버 ‘새 열차 냄새’ 차세대 스카이트레인 공개
스카이트레인 최장 최대 수송력 열차5량 672명, 4량 533명 수용열차 길이 및 내부 디자인 개선LCD 화면, 스트립 표시등 등 신기능트랜스링크가 스카이트레인의 엑스포선과 밀레니엄선에 투입될 차세대 마크 V 열차의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디자인은 2021년 언론에 공
05-10
밴쿠버 비트코인 6만 달러 날린 'SIM 스와핑' 피해자, 통신사 상대 소송 좌절
BC고등법원 "중재 절차 먼저 거쳐야" 판결에 아쉬움 남겨써리 거주 세페르 타마셉푸어 씨가 교활한 'SIM 스와핑' 사기로 6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도난당했지만 BC고등법원은 최근 판결에서 피해자가 통신사를 상대로 한 소송을 기각했다
05-10
캐나다 6년 전 임신한 加여성, 英법원에 양육비 청구 나서
영국 남성의 '완전한 실수'를 '최악의 악몽'으로 만든 BC 법원 BC주에 사는 여성 E.S. 씨가 영국에 거주하는 G.W. 씨를 상대로 과거 6년치 양육비 10만 달러 이상을 요구하는 법원 명령을 받아냈다. 이는 E.S. 씨가 영국 법원에
05-10
캐나다 삼림업계 대기업 '캔포', BC 북부 수백 개 일자리 감축
캔포의 잇단 발표로 BC 북부 지역사회 타격BC주 삼림업계의 대기업 캔포(Canfor)가 9일 프린스조지에 위치한 노스우드 펄프 공장의 생산라인을 축소하고 베어레이크의 폴라 제재소를 영구 폐쇄하며 휴스턴 시설 재투자 계획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으로 기존 4
05-10
캐나다 조류독감 확산에 美 "살균 우유 마셔야"...캐나다도 검사 강화
美 젖소 H5N1 감염 사태에 양국 정부 "식품 안전 조치 철저" 미국에서 젖소 사이에 조류독감이 발생하면서 캐나다와 미국 정부가 시중에 유통 중인 우유를 검사해 살균 등 식품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H5N1에 감염된 미국
05-10
캐나다 술 취한 것처럼 비틀… '좀비' 바이러스 감염 너구리 기승
개 홍역 바이러스(CDV) 감염 시 이상행동 보여전문가 "접근 말고 당국에 신고해야"캐나다 전역에서 너구리를 '좀비'로 만들 수 있는 바이러스가 수년간 창궐하고 있다. 개 홍역 바이러스(CDV)에 감염된 너구리를 만났을 때 대처 방법을
05-09
캐나다 32년된 시민권 박탈된 여성..."정부 실수로 책임 져야"
이민난민시민권부, 30여 년 전 실수 인정"시민권 재신청 비용은 자가 부담 해야"온타리오주 에이잭스에 사는 한 여성이 32년 만에 캐나다 시민권을 박탈당했다. 이민난민시민권부(IRCC)는 30여 년 전 자신들의 실수였다고 인정하면서도 시민권을 되찾기
05-09
밴쿠버 ICBC, 보험 가입자들에게 110달러 환급... 2년간 보험료도 동결 예정
400만 달러 규모의 환급으로 360만 명의 주머니가 두둑해진다 ICBC가 올해 보험 가입자들에게 110달러씩 환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CBC는 5월 말부터 360만 명의 보험 가입자들에게 환급금을 지급할 계획이며, 이는 ICBC에 4억 달러의 비용이 들
05-09
밴쿠버 BC주정부 네트워크 겨냥한 '정교한 사이버 공격' 발생...조사 중
데이비드 에비 주수상 "민감한 정보 유출 증거는 아직 없어"BC주 정부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한 정교한 사이버 공격이 최근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비드 에비 주수상은 8일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히고 캐나다 사이버보안센터와 협력해 공격 규모
05-09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