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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빈센조’ 똘끼 충만 전여빈은 어떻게 혹평을 호평으로 바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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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3-07 02:00 조회1,7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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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빈센조’에서 홍차영 변호사 역을 맡은 전여빈. [사진 tvN]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의 기세가 놀랍다.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하더니 화제성 조사에서도 SBS ‘펜트하우스 2’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최근 시즌 2 제작을 확정 지은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물론 JTBC ‘괴물’, OCN ‘타임즈’ 등 같은날 시작한 신작들까지 가세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상황에서 승기를 잡은 것.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까지만 해도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 출신 빈센조 역의 송중기를 앞세운 장르물을 기대한 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박재범 작가의 전작 ‘열혈사제’(2019)와 ‘김과장’(2017)을 잇는 블랙코미디로 보다 넓은 시청 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는 골치 아픈 추리물과 개연성 부족한 막장극 사이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민경원의 심스틸러]
악마의 혀, 마녀의 집요함 홍차영 변호사
낯선 캐릭터 “어색하다” 반응 쏟아졌지만
뚝심 있게 밀고 나가 ‘착붙’ 호응 이끌어내
‘멜로가 체질’ ‘죄 많은 소녀’로 연기력 인정
뒤늦게 도전했지만 성장 돋보이는 학구파

극을 이끌어가는 캐릭터도 반전의 연속이다. 빈센조는 이탈리아에서 알아주는 냉철한 전략가였지만 한국에 돌아와서는 공항 입국장에서부터 택시기사에게 사기를 당하는 등 허술한 구석이 제법 많은 편. 빈센조와 함께 앞장서서 금가프라자를 지켜낼 줄로만 알았던 법무법인 지푸라기 대표 홍유찬 변호사(유재명)는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어수룩하기 그지없어 보이던 우상의 인턴 변호사 장준우(옥택연)는 바벨그룹의 실세 회장으로 드러나면서 새로운 빌런의 탄생을 예고했다. 모든 캐릭터가 전형성을 조금씩 비껴가면서 극에 신선함을 불어넣는 동시에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였다.  
 

극 중 아버지 홍유찬 변호사(유재명) 사무실이 있는 금가프라자 사람들과 함께 있는 모습. [사진 tvN]

법무법인 우상에서 인턴과 사수로 만난 장준우(옥택연)과 홍차영. [사진 tvN]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것은 전여빈(32)이 맡은 홍차영 캐릭터. ‘악마의 혀와 마녀의 집요함을 지닌 탑티어급 변호사’라는 인물 설명처럼 제아무리 하나밖에 없는 아버지라 해도 재판장에서 상대편 홍유찬 변호사로 만나면 사정없이 공격을 퍼붓는다. 우상 한승혁 대표(조한철)에도 거리낄 것이 없는데 새로 영입된 남부지검 출신 최명희 변호사(김여진)에게 당할쏘냐. 자신의 적이라고 판단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원하게 발라버리는 그야말로 ‘본 적 없는’ 낯선 캐릭터다. 그 때문에 첫 회 방송이 나가고 나서 “말투가 어색하다” “하이톤이 거슬린다” 등 너무 오버하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 반응도 있었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캐릭터와 ‘착붙’이라는 호평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열혈사제’ 초반 현란한 말빨과 남다른 전투력을 겸비한 박경선 검사 캐릭터를 맡았던 이하늬가 겪은 성장통과도 비슷하다. 박 검사가 위에서 까라면 까고 필요할 땐 바짝 엎드릴 줄 아는 사회화된 편이라면, 홍 변호사는 내키지 않으면 들이받고 힘과 권력이 부족하면 어떻게든 손에 넣고야 마는 똘기와 독기로 똘똘 뭉친 캐릭터다. 전여빈은 “촬영장에 가면 초반엔 살짝 쑥스럽다가 조금 지나면 텐션이 확 바뀌어있다”며 “평소 모습과 다른 홍차영의 리듬이 몸에 배는 게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밝혔다. 이제 어떻게 하면 보는 이들도 그 리듬감에 완벽하게 빠져들게 할 것인가가 관건인 셈이다.  
 

‘멜로가 체질’에서 이은정(전여빈)을 돌보기 위해 하나둘 모여살기 시작한 친구들. [사진 JTBC]

극 중 다큐멘터리 PD와 CF 감독으로 만난 두 사람은 묘한 방식으로 서로를 위로한다. [사진 JTBC]

다행히 전여빈은 이 분야의 전문가다. 첫 드라마 주연작인 JTBC ‘멜로가 체질’(2019)의 시청률은 1%대에 그쳤지만 종영 후에도 꾸준히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사람이 ‘인생 드라마’로 꼽는 작품이다. 그가 연기한 다큐멘터리 PD 이은정이란 인물은 천우희가 맡은 드라마 작가 임진주나 한지은이 분한 드라마 제작사 마케팅 PD 황한주에 비해 훨씬 복잡한 캐릭터였지만 가장 깊은 여운을 남겼다.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가 여전히 곳곳에서 보이는 환각에 시달리지만 이를 피하는 대신 자신에게 남겨진 상처를 인정하고 천천히 극복해 나가면서 독특한 위로를 건넸다. 누군가 욕하면 더 심한 욕으로 갚아주는 겉모습과는 전혀 다른 속사정임에도 그는 찬찬히 시청자들을 이해시키는 데 성공했다.  
 
2015년 영화 ‘간신’으로 데뷔 이후 첫 주연작 ‘죄 많은 소녀’(2018)에서도 마찬가지. “서른까지만 해보고 안되면 포기하려” 하던 차에 오디션에 통과한 그는 같은 반 친구의 죽음에 가해자로 몰리고 끝없는 의심과 고통에 시달리다 자신을 가해하는 영희 역을 소화하면서 ‘괴물 신인’ 타이틀을 얻었다. 감독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캐스팅을 반대했지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시작으로 대종상 신인여우상까지 10여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으니 가히 ‘반전의 명수’라 할 만하다. 하긴 어릴 적 편찮으셨던 할머니와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의사를 꿈꿨던 소녀가 입시에 실패해 배우로 전형하게 된 것 자체가 반전이다. 한창 방황하던 스무살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지 않았더라면 또 다른 방식으로 마음을 치유하는 연기에 대한 꿈도 움트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영화 ‘죄 많은 소녀’에서 여고생 영희 역을 맡은 전여빈. [사진 CGV 아트하우스]

이제 막 날개를 펼친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도 그 때문이다.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입학 후 연기를 처음 접했지만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다고 조급해하는 대신 무용ㆍ실용음악ㆍ회화ㆍ문예창작 등 다른 학과 전공 수업을 청강하며 기본기를 다지고자 한 사람이라면 지금껏 보여준 모습보다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훨씬 더 많지 않을까. 더구나 그는 장진 감독과 만나기 위해 연극 스태프로 일하고 감독 문소리가 만든 단편 영화를 보고 “저와 작업해달라”며 먼저 러브콜을 보내는 행동력까지 갖췄다. 배우로서 가진 강점으로 “지금 못나고 부족해도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꼽고 “시간이 지나도 편하고 익숙해지는 대신 날것같이 새로운, 녹슬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힐 줄 아는 이라면 곧 더 큰 날개를 달게 되리라 믿는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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