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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순응형 개, 야생형 늑대…성향 다른 인재 상황에 맞게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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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12-22 12:58 조회7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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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배우는 생존 이치


자연에서 배우는 생존 이치 일러스트자연에서 배우는 생존 이치 일러스트 

연말연시엔 시간의 물결이 바뀐다. 썰물처럼 한 해가 밀려가고 밀물처럼 또 다른 미래가 밀려온다. 회사에서는 사람들까지 바뀐다. 얼마 전 만난 한 대기업 팀장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올해는 큰 파도가 치고 있습니다.” 이동 폭이 크다는 뜻이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새로운 사람들을 통해 대응하려는 것이다.


순응형, 시키는 일 잘 처리해


조직을 오랫동안 이끌어 본 이들에 따르면 조직에는 두 가지 유형의 인재가 있다. 순응형 인재와 야생형 인재.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뜻이다. 둘 다 조직에 필요하지만 행동 방식은 상당히 다르다. 순응형 인재는 대체로 정해진 일이나 시키는 일을 잘 한다. 일을 시켜 놓고도 안심이 안 돼 지켜봐야 하는 수고로움이나 불안함이 없다. 마무리까지 잘 하니 든든하다.


야생형 인재는 반대다. 이들은 시키는 일이나, 해왔던 일을 반복하기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 하고 새로운 일을 좋아한다. 알아서 해보라고 나름 ‘자유’를 주어야 역량을 발휘한다. 한 최고경영자(CEO)의 말을 빌자면 “손 안에 있으려 하지 않는다.” 당연히 든든한 마음이 덜 든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마음에 들었다 안 들었다 할 때가 많다.” 이 세상의 상사들은 대체로 말 잘 듣는 부하를 좋아하는 까닭이다.


갈수록 흔들림이 심해지는 불확실성 시대에는 어떤 인재가 필요할까? 둘 다 필요하지만 아무래도 야생형 인재의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듯하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시키는 일을 잘 하는 사람보다 알아서 잘 하는 도전적인 유형이 낫기 때문이다. 각 기업의 인사에서도 이런 흐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대부분의 조직들이 순응형 인재들을 우선하다 보니 야생형 인재 수용에 서투르다. “말을 안 듣는다”며 눈 밖에 두는 일이 흔하다. 당연히 설 자리가 없어져 튕겨져 나가고 만다. 붙어 있어도 기를 펴지 못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들을 수용하려면 먼저 이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알아야 다가설 수 있고 능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흥미롭게도 이 두 유형은 같은 조상에서 분기한 개와 늑대의 차이와 아주 비슷하다. 오랜 시간 다른 환경에 적응하다 보니 달라진 것인데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그저 비유이니 혹시나 곡해하는 일이 없기를)


개와 늑대는 둘 다 사회적이라 놀이를 상당히 좋아하지만 다른 점도 뚜렷하다. 개는 공을 던져 주면 즐겁게 쫓아가서 물어 온다. 놀이라는 걸 안다. 물어 와서 다시 던지라는 몸짓까지 한다. 늑대에게 이러면 어떨까? ‘다시 가져올 걸 왜 던져? 이상한 사람이네.’ 이런 눈으로 멀뚱멀뚱 쳐다볼 것이다. 실제로 꿈쩍도 하지 않는다.


같이 뒹굴며 놀 때도 개들은 한계를 넘지 않는 편이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는 걸 안다. 늑대들의 놀이는 실전 훈련처럼 상당히 거칠다. 늑대들에게도 지위 고하가 뚜렷하고 엄격하게 지켜지지만 놀 때는 거의 동등하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진짜 몸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의사소통 방식 역시 다르다. 개들은 짖는 걸로 인간과 소통한다. 늑대는 짖지 않는다. 어릴 때는 약간 짖기도 하지만 곧 사라진다. 이들의 소통 수단은 귀나 꼬리 등을 이용한 소리 없는 메시지다. 사냥에서는 짖는 것보다 이런 방식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울링 같은 긴 울음소리는 원거리 의사소통을 할 때나 집단의 단합이 필요할 때 낸다.


야생형, 지시에 쉽게 안 따라


가장 큰 차이점은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다. 인간과 상호보완 관계를 이뤄 오며 여기에 적응한 개들은 난감한 상황을 만나면 인간을 쳐다본다. ‘이런 일이 있는데 어떻게 할까요?’ 이런 뜻이다. 늑대는 대장을 슬쩍 쳐다본 후 별다른 지시가 없으면 스스로 해결하려 한다.


조직에서도 비슷하다. 야생형 인재는 늑대들이 그렇듯 실제적이고 생산적인 일이 아니면 지시해도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자기 생각이 있다. 상사와 친해져도, 순응형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잘 지키는 반면, 야생형은 ‘같이 놀려고 한다.’ 순응형의 시각으로 보면 야생형이 상사에게 던지는 농담은 아슬아슬하기 짝이 없다. 문제가 생기면 순응형은 상사의 의중을 타진하지만 야생형은 해결한 다음 보고하는 편이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보고하는 순응형과 달리, 야생형은 스스로 해결한다. 순응형은 ‘나를 따르라’ 하면 따르지만 야생형은 뜻이 맞아야 따른다. 당연히 어떤 일을 하게 하려면 지시가 아니라 설득이 필요하다. 이걸 왜 (그것도 열심히) 해야 하는지, 왜 이 회사를 군말 없이 다녀야 하는지 가능한 한 명확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많은 이들이 묻곤 한다. “개와 늑대 중 누가 더 똑똑해요?” 누가 더 똑똑할까. 사실은 질문이 잘못됐다. 둘은 성향이 다르기에 잘 하는 분야가 따로 있다. 누가 더 똑똑한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끄는 사람이 똑똑해야 한다. 성향에 맞게 대할 줄 알아야 하고 상황에 맞게 쓸 줄 알아야 한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고 하듯 인재도 마찬가지다.


서광원 인간자연생명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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