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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12-27 09:53 조회7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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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의 역사

예측의 역사

마틴 반 크레벨드 지음

김하현 옮김

현암사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예측해 보려는 시도는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하는 특성 중 하나다. 『예측의 역사』는 생존과 번영에 직결된 인류의 미래 예측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집대성해 놓았다. 미래학자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유발 하라리의 스승인 마틴 반 크레벨드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역사학 교수가 집필했다.


고대와 중세의 미래 예측은 주로 샤머니즘, 유대교의 예언자, 그리스로마시대의 신탁, 해몽 등 자연이나 신, 영(靈) 등의 힘을 빌려 행해졌다. 눈앞에 보이는 것을 상세히 관찰하고 이를 이용해 규칙을 만들고 다시 그 규칙을 이용해 미래에 대한 결론을 끌어내는 예측 방법 중 가장 먼저 등장해 가장 오래 지속한 방법은 점성술이다. 16세기 프랑스 점성가인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은 사실 틀릴 때가 많았다고 한다.


패턴을 이용해 다가올 사건을 예상한 원조는 기원전 5세기 투키디데스라 할 수 있다. 『군주론』으로 유명한 니콜로 마키아벨리도 비슷한 부류다. 그는 모든 역사는 기본적으로 권력을 향한 투쟁이라고 생각하고 왕자와 그들의 참모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역사서를 쓰고자 했다. 마키아벨리는 권력의 속성과 권력에 굶주린 자들, 이들이 권력을 얻고 유지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이 절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봤다.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 다섯 번째 대국을 마친 이세돌 9단. AI는 미래 예측에도 활용된다. [뉴스1]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 다섯 번째 대국을 마친 이세돌 9단. AI는 미래 예측에도 활용된다. [뉴스1] 



역사적 패턴이 반복된다는 생각과 역사가 순환한다는 생각은 현재에도 건재하다. 『서구의 몰락』을 쓴 오스발트 슈펭글러와 『역사의 연구』 저자 아널드 토인비는 각자의 방식으로 문화나 문명의 발달을 지배하는, 그러므로 미래 예측에 사용될 수 있는 법칙을 탐구하고자 했다.  『강대국의 흥망』을 쓴 폴 케네디는 국가의 크기가 국가 방어에 쓸 수 있는 자원의 양을 능가할 때 나타나는 현상을 ‘제국적 과잉 팽창’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현재 미국의 쇠퇴를 제국적 과잉 팽창과 연관 짓는 사람도 많다.


18세기 말 산업혁명은 역사를 순환이 아닌 변화의 관점에서 보게 된 계기가 됐다. 역사적 변화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그러므로 미래 예측에도 필요한 핵심 열쇠로 변증법을 처음 지목한 사람은 19세기 초반 독일의 철학자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이다. 헤겔의 제자 마르크스는 헤겔의 이론을 거꾸로 뒤집어 버렸다. 생각이 행동을 추동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활동 즉 경제활동이 생각을 추동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의 하나는 트렌드 파악이다. 트렌드는 또 다른 현대 용어인 외삽법을 낳았다. 외삽법(extrapolation)은 과거의 추세가 장래에도 그대로 지속하리라는 전제 아래 과거의 추세선을 연장해 미래의 일정 시점에서의 상황을 예측하는 기법이다. 집적회로의 트랜지스터 수와 컴퓨팅 파워가 약 18개월마다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 ‘무어의 법칙’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이 밖에도 현대에 들어와서는 여론조사, 전쟁게임,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다양한 예측 시스템이 발달했다. 수학적 계산과 과학적 법칙에 기초한 통계 모델과 그 모델을 구성하는 알고리즘은 오늘날 우리가 미래 예측에 사용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AI가 나의 미래를 알려줄 시대가 열릴까.


지금 한국에선 내년 3월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될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엔 점집을 찾는 대선 후보도 더러 있었다고 한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예측의 역사』가 그 답을 줄 순 없지만 미래의 일에 관심이 많은 독자의 호기심은 충족시키고도 남을 것이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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