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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미친듯 힘들면” CNN 스타앵커가 털어놓는 고통에 지지 않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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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12-05 10:15 조회4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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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슨 쿠퍼앤더슨 쿠퍼가 지난 9월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행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있었던 존재가 없어지는 건 슬프다. 상실은 고통을 수반해서다. 자연스러운 상실이 아닌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제아무리 인기와 돈이 많은 이라도 그렇다. 앤더슨 쿠퍼처럼.


쿠퍼는 21세기에서 악플에서 자유로운 몇 안 되는 저널리스트다. CNN의 간판 앵커인 그는 전 세계 전쟁이며 자연재해 현장을 발로 뛰고, 강자에겐 날카로우면서도 약자에겐 따스한 특유의 시선, 또박또박 발성과 발음으로 55세가 된 지금까지 정상을 지키고 있다. 미국의 내로라하는 명망가 밴더빌트 가(家)가 모계이고, 예일대를 졸업했다.


모든 걸 가진 것 같은 쿠퍼에겐 그러나 상실의 상처가 많고도 깊다. 그가 열 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것이 불행의 시작. 21세엔 그의 친형인 카터가 그와 그의 어머니 눈앞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카터는 “제발 그러지 마”라고 절규하는 어머니 글로리아 밴더빌트를 똑바로 바라보며 자택에서 몸을 던졌다. 그리고 약 3년 전엔 그 어머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뉴스 진행자로서는 냉철함의 대명사인 그가, 지난달 이색적인 실험을 했으니, 자신의 상처와 그 치유법을 다룬 팟캐스트다.

앤더슨 쿠퍼와 어머니 고(故) 글로리아 밴더빌트. [중앙포토]앤더슨 쿠퍼와 어머니 고(故) 글로리아 밴더빌트. [중앙포토] 

반응은 뜨겁다. 약 400만명이 그의 팟캐스트를 들으며 지난달 미국에서 제작된 팟캐스트 중 청취율 1위를 기록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NYT는 최근 그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쿠퍼를 처음 보면 타인과 거리를 두고 싶어하고 지나치게 냉정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그런 그가 팟캐스트에선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낸다”며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나 원치 않는 이별 또는 이혼 등, 모든 종류의 상실을 겪고 있는 이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퍼는 NYT에 “(형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으로 인해) 나는 일반 사람들과 예를 들어 칵테일 파티에서 흥겨운 대화를 하는 법에 서툴러졌고, 분쟁이며 전쟁 같은 괴로운 곳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며 “그런 현장의 사람들은 나와 같은 ‘상실의 언어’를 말하고 있었고, 그 안에서 나는 동질감과 이해를 얻었다”고 말했다.


쿠퍼는 팟캐스트에서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이야기할 뿐 아니라, 청취자들의 사연도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한다. 그는 NYT에 “힘든 일을 겪거나, 고통스러운 취재 현장에 있으면서 더 이상못 견디겠다는 생각이 들 때, 나는 내 감정을 보도하듯이 스마트폰에 녹음한다”고 말했다. 감정을 무시하거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감정을 객관화하는 셈이다. 일종의 상처 치유 저널리즘이다. 이번 팟캐스트는 그 과정을 청취자들과 공유하고, 그들도 함께 치유의 과정으로 초대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 팟캐스트를 제작하면서 가장 치유를 받은 이는 다름 아닌 쿠퍼 자신이다. 그는 팟캐스트 1회 마지막에서 울음을 터뜨린다. 그는 NYT에 “중년 남자가 우는 게 볼썽사납다는 생각에 그 부분을 삭제하려다가 마음을 고쳐먹었다”며 “나는 평생 아픔을 겪은 이들을 인터뷰하며 그들의 아픔을 나눠달라고 해왔는데, 나라고 예외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고 전했다. CNN이 제작한 이 팟캐스트의 시즌1은 종료된 상태로, 그는 시즌2 제작을 고려 중이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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