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캐나다 한 중간에서] 작은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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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문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1-29 14:53 조회1,208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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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녀는 짜장 하고 탕수육을 시켰다
언뜻 보기엔 구두쇠 작전 같지만
아주 알찬 주문이다
보통 각자 하나씩 시키는데
분명 남기기 때문이다
남자가 알차다
한 3인분은 될 법한 탕수육이
산처럼 싸여있기 때문이다
남자는 짜장면을 여인에게 나눠준다
소스도 듬뿍 퍼 준다
여인은 얼굴에 묻을 것을 잔뜩 염두에 두고
짜장면을 갈기 갈기 여러번 자른다.
푹 십자로 두어번 긋고 마는 우리랑은 다르다.
과연 입가에 하나도 묻지 않고 오물 오물 먹을 수 있다.
아항
이제 첫 만남에는 십자 말고 갈기 갈기 여러번 짜르는 걸로 ..
그러나 저런 첫 만남은 언제였을 까.
일어서고 나오는 데 탕수육은 산 아래로 밀려나 있고
짜장면은 아주 깨끗하게 소스 조차 비워 있었다.
나도 누군가를 만난다면 짜장소스도 하나도
남기지 않고 탕수육은 폭탄 맞은 산처럼
푹 가라 앉게 맛나게 살뜰하게 먹고 싶은
작은 소망이 솟구쳐 오른다.
비내리는 자욱한 벤쿠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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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ariman님의 댓글
safari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비내리는 자욱한... 언제나 꿈틀 거리는 글 좋아합니다. 오늘은 꼬량주라도 한잔 섞여있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