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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민들레로 여민 봄날-이승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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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승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4-05-17 11:49 조회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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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돈 (시인, 캐나다 한인문학가협회 회원)


민들레로 여민 봄날

                                     


기다림도 힘이 되곤 할 땐

누군가 뿌리치고 간 온기조차

봄이라 다 일러주고 싶다


스스로 터득하거나 길들지 못한

세상이란 넓은 이치 때문에

눈을 뜨고서도 못 보았던 날들은 

더는 봄이라 부르지 말자


혼자서 골몰해선 도무지

마음조차 때론 읽을 수 없어

날마다 나를 가볍게 여민 뒤로만

세상 밖으로 보낼 수 있었다


부질없는 허물은 귀로 걸러두고

머리 위로 낳은 자식들아


긴 겨울 네게 줄 당부의 말도 

올 한해 염려밖에 없고

나중 일들은 또 바람에게 맡기자


멀리 등 떠밀릴수록 이마엔

가파른 경험이 쌓일 테고

깊게 치유된 상처 난 가슴일수록

견고한 기쁨들이 고여든다


그런 후면 우리들 함께 보낸

기다림의 마른 봄날 역시

슬픔뿐이었다고 단정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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