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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특별기고] 6월의 시 - 현충일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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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6-08 12:22 조회3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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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 초롱에 개똥불 밝히고
남몰래 외로움을 키우던
아들아,
청보리 익히는 바람결에
역사의 늪은 깊어만 가는데,
 
꽃다운 너희들의 순결한 피와 흰 뼈 묻힌
6월의 산야에 귀 기울이면
들려오는 소리
잊어서는 안 된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뼈를 깎는 그 소리
오장이 떨려 말할 수 없어
 
보릿고개 허기를 샘물에 동동 타 마시고
청올치 질긴 가닥으로 살았던
우리네 목숨
삐비꽃 피는 언덕에서
속절없이 바람만 불어온다 한 들
누구라도
풀꾹새 우는 뜻을
눈물로 새겨듣지 않으랴
 
초여름 보리누름에 오금이 쑤셔
밭둑길 내닫던
아들아,
개구리 논배미 물꼬 터놓고
눈물 고인 목울대 씻어내어도
아물길 없는 그 날의 아픔
 
 
아카시아 꽃자리 메꾸며
차오르는 나이
언젠가
그 언젠가 돌아와 서야 할
그대들의 자리
 
벼가 자라고 있는 들녘에 서면
살아있는 목숨이 그저 부끄러워!
 
 
권천학(權千鶴) 시인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5:25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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