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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onymo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4-11-27 18:58 조회3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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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일찍 지구란 별을 두었지
아침 안개 호수 빗장 열면
숲에 사는 멧돼지 내려와 멱 감고
새들은 널 위해 목을 풀 참이었어
 
그런데 누가 그만 시기한 나머지
한동안 지구정원을 마구 흩뜨려놓았더군
하지만 모든 게 잘못된 건 아니야
 
뭇 신들이 일궈놓은 마른 샘 분별한 뒤
갈증의 의혹 걸러낸 맑은 물만 기를 테니까
 
얼핏 보기엔 좀 우스꽝스러운 금수마저
새 질서 차츰 익혀 온순케 될 무렵엔
더불어 사는 낮은 법도 터득할 거란다
 
그걸 알고 난 여태 기다린 거구
언젠가 바람에 이끌려 파도 타던 너에게
어디선가 홀연 일러준 말 있었댔지
 
아버지의 우주 마련엔 착오 없었고
아들이 다녀가며 섬긴 마음 송두리째
사랑을 으뜸 둔 나라 너도 수긍했잖니.
 
2)
 
더러는 미처 내 말 못 들었다고
훗날 어떤 사람이 변명할지 몰라
그래서 내가 늘 네 집 앞으로
좋은 소식 전령을 보내곤 했지
 
퍽 오래 전 택배로 부쳤던 책 한 권
유포된 세상 언어 그새 늘었지만
유능한 내 일꾼들이 속속 번역 해놓데
 
어때 한 번 내 정원지기로 나서
꿀벌처럼 잉잉 꿈꾸어보지 않을래
 
보수는 자연식품 낮잠 즐겨가며
한 천년 쯤 빼곡 채워줄 거고
견고한 네 믿음이 자라는 걸 봐서
한정 없는 시간까지 리필 될 거야
 
그럼 잘 숙고해 보고선 연락줄거지
팔 걷은 구름 햇살 푸른 폭죽처럼
조만간 지구 기쁨을 환성으로 들려줘
 
이내들 (시조시인)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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