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 외국 검은 돈 밴쿠버 카지노로 몰린 까닭
밴쿠버 중앙일보 기자
입력18-06-27 18:28
수정 18-06-28 16:10
관련링크
본문
1350만 달러를 모두 20달러 뭉치로 가져와
카지노업계 “신고해도 당국 반응 전혀 없어”
캐나다 국내와 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벌어들인 돈을 카지노를 통해 출처를 흐리게 해 세탁하는 방법을 당국이 여러 차례 알아챌 수 있었음에도 안일한 근무로 이를 미리 적발하지 못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 심지어 당국에 위험 사실을 알렸어도 대응이 전혀 없었다는 증언도 있었다. 자금 세탁에 이용된 카지노의 직원들도 수상한 낌새를 알면서도 이를 못 본 척했다는 결과도 함께 나왔다.
27일 BC주 법무부가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당국은 범죄 조직이 불법으로 모은 돈을 카지노에서 노름용 칩으로 바꾼 후 이를 다시 현금화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세탁할 때 이를 신속히 파악하고 단속할 능력이나 기술이 부족했다. 범죄조직은 캐나다, 특히 BC주의 이런 허점을 미리 파악하고 밴쿠버에서 자금 세탁을 주로 해온 것으로 판명됐다. 이들은 카지노에서의 환전 외에도 고가 자동차와 주택을 사고팔아 영수증을 확보한 후 거액의 자금 출처 증명을 요구받을 때 이 영수증들을 증거로 제출하기도 했다.
공개된 보고서를 작성한 책임자는 밴쿠버로 유입된 불법 자금은 주로 아시아에서 흘러온 돈이며 마약 거래를 통해 모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국내로 들어온 돈은 자금 세탁을 거쳐 부동산을 사는 데 쓰였으며 이런 범죄 수법을 ‘밴쿠버 모델’로 이름 붙이기도 했다.
2015년 7월 리치몬드 리버락 카지노에서 한 방문자가 135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모두 20달러 뭉치로 가져와 환전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데이빗 에비 법무부장관이 지난해 이를 수사하라고 지시했고 수사를 바탕으로 보고서가 작성됐다.
카지노 업계는 미심쩍은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이를 당국에 성실히 알렸다며 공범 취급을 받는 데 대해 거부반응을 보였다. 업계는 수상한 자금 흐름이 보이면 경찰뿐 아니라 해당 정부 기관에도 알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무리 신고를 해도 당국은 전혀 나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고 업계는 털어놨다.
BC주보다 카지노 사업이 훨씬 방대한 미국 네바다주에서는 BC주에서 보인 자금 세탁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고 업계는 전했다. 이들은 범죄 의심 사례를 신고하는 카지노 직원에 대한 신변 보호 등 지원이 충분해야 보다 활발한 정보 제공이 이뤄질 것이라며 제도의 개선을 요구했다.
밴쿠버 중앙일보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