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 [여행의 기술]비상구 자리 원하면 3시간 전엔 공항 가야
한국중앙일보 기자
입력17-03-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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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좌석을 고를 때는 늘 선택 장애가 발동한다. 화장실 갈 때 옆사람 눈치 볼 일 없는 비즈니스·퍼스트 클래스 승객은 고민 없겠지만 일반석(이코노미 클래스)은 좌석에 따라 여행의 질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몸을 움츠려도 옆자리로 신체 일부가 넘어오는 거구, 혹은 코골이 아저씨와 10시간 이상 비행하길 원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물론 옆자리에 누가 앉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그나마 편한 자리, 그러니까 ‘비행기 명당 좌석’을 고르는 데도 요령이 있다.
비행기 좌석 구조부터 살펴보자. 인천~뉴욕 노선을 오가는 대한항공 A380 기종을 보면 퍼스트 12석·비즈니스 94석·일반 301석으로 이뤄져 있다. 퍼스트 클래스는 앞뒤 좌석간 거리가 210㎝, 좌석의 좌우 폭은 67㎝다. 비즈니스 클래스는 각각 188㎝, 55㎝다. 좌석을 뒤로 젖히면 180도 기울어진다.
일반석은 좌석 간격 83~86㎝, 좌우 폭 45㎝다. 물론 A380은 ‘하늘 위 호텔’로 불리는 기종이어서 다른 비행기보다 좌석이 넓은 편이다. 그럼에도 일반석은 협소하다. 무궁화호 일반실, 멀티플렉스 극장의 앞뒤 좌석 간격이 약 1m인 걸 감안하면 좁아도 많이 좁다. 다리에 피가 통하지 않는 ‘이코노미 증후군’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기내에 빈 자리가 많다면 출구가 닫힌 뒤 승무원에게 허락을 받고 자리를 옮길 수 있다. 운이 좋다면 가운데 4자리를 혼자서 차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운만 바랄 일은 아니다. 얼마든지 좋은 자리를 서둘러 꿰찰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일반석 최고의 명당은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는 비상구 옆 좌석이다. 항공권 예약과 동시에 인터넷이나 항공사 콜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하나 비상구 좌석을 출발 24시간 전부터 내주는 항공사도 많다. 이 경우 공항에 일찌감치 도착해 요청해야 한다. 아무나 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15세 이상에 신체가 건강하며 승무원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긴급 탈출 상황에 승무원을 도와야 한다는 항공법 때문이다. 최근에는 비상구 좌석에 추가 요금을 받는 항공사도 많아졌다. 그러나 비상구 좌석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니다. 기내 비디오를 보는 건 조금 불편하다. 스크린이 앞좌석 뒤쪽에 붙어 있는 게 아니라 의자 손잡이 쪽에서 올라온다. 눈높이보다 한참 아래쪽에 화면이 있어서 자동으로 거북목이 된다. 영화 한 편 보고나면 목이 뻐근하다.
중앙 칸막이 뒤쪽, 즉 벌크헤드 좌석도 넓은 편이다. 단, 이 자리는 유아 동반 승객에게 우선 배정한다. 유아용 간이침대도 이용할 수 있다. 발은 쭉 뻗을 수 있을지 몰라도 컨디션 안좋은 아이가 옆에서 내내 울면 잠을 한숨도 못잘 수도 있다. 식사를 빨리 하고 싶다면 기내 주방 바로 뒤편, 착륙 후 신속히 내리고 싶다면 최대한 앞쪽 자리를 찜하시라.
피해야 할 자리도 있다. 엔진 소음이 심한 날개 쪽 창가, 의자가 덜 젖혀지는 칸막이 앞, 번잡한 화장실 옆, 음식을 준비하는 기내 주방 쪽은 피하는 게 좋다. 말썽꾸러기나 울보 아이가 곁에 있다면 괴롭다. 이에 착안해 이색 좌석을 만든 항공사도 있다. 스쿠트항공은 ‘스쿠트 인 사일런스’ 좌석을, 에어아시아엑스는 ‘저소음 구역’을 운영한다. 이 자리에 12세 이하 어린이는 앉을 수 없다. 추가 비용 약 2만원을 내야 한다.
좌석을 고르기 전에 싯구루(seatguru.com)라는 웹사이트에 들러보자. 전 세계 모든 항공사의 좌석 지도와 기내 서비스, 비디오 시스템, 전기 콘센트 유무 등의 정보가 있다. 좋은 좌석과 나쁜 좌석을 색깔로 표시해뒀고, 이용자가 남긴 탑승 후기도 볼 수 있다. 비즈니스 좌석은 부담스럽지만 일반석은 못 견디겠다면 ‘프리미엄이코노미’ 좌석을 추천한다. 일반석과 비즈니스 클래스의 중간에 해당하는 좌석으로, 일반석보다 40% 가량 공간이 넓고 가격이 1.5배 비싸다. 영국항공·에어프랑스 등이 먼저 선보였고,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도 도입 예정이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일반석은 좌석 간격 83~86㎝, 좌우 폭 45㎝다. 물론 A380은 ‘하늘 위 호텔’로 불리는 기종이어서 다른 비행기보다 좌석이 넓은 편이다. 그럼에도 일반석은 협소하다. 무궁화호 일반실, 멀티플렉스 극장의 앞뒤 좌석 간격이 약 1m인 걸 감안하면 좁아도 많이 좁다. 다리에 피가 통하지 않는 ‘이코노미 증후군’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기내에 빈 자리가 많다면 출구가 닫힌 뒤 승무원에게 허락을 받고 자리를 옮길 수 있다. 운이 좋다면 가운데 4자리를 혼자서 차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운만 바랄 일은 아니다. 얼마든지 좋은 자리를 서둘러 꿰찰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일반석 최고의 명당은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는 비상구 옆 좌석이다. 항공권 예약과 동시에 인터넷이나 항공사 콜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하나 비상구 좌석을 출발 24시간 전부터 내주는 항공사도 많다. 이 경우 공항에 일찌감치 도착해 요청해야 한다. 아무나 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15세 이상에 신체가 건강하며 승무원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긴급 탈출 상황에 승무원을 도와야 한다는 항공법 때문이다. 최근에는 비상구 좌석에 추가 요금을 받는 항공사도 많아졌다. 그러나 비상구 좌석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니다. 기내 비디오를 보는 건 조금 불편하다. 스크린이 앞좌석 뒤쪽에 붙어 있는 게 아니라 의자 손잡이 쪽에서 올라온다. 눈높이보다 한참 아래쪽에 화면이 있어서 자동으로 거북목이 된다. 영화 한 편 보고나면 목이 뻐근하다.
피해야 할 자리도 있다. 엔진 소음이 심한 날개 쪽 창가, 의자가 덜 젖혀지는 칸막이 앞, 번잡한 화장실 옆, 음식을 준비하는 기내 주방 쪽은 피하는 게 좋다. 말썽꾸러기나 울보 아이가 곁에 있다면 괴롭다. 이에 착안해 이색 좌석을 만든 항공사도 있다. 스쿠트항공은 ‘스쿠트 인 사일런스’ 좌석을, 에어아시아엑스는 ‘저소음 구역’을 운영한다. 이 자리에 12세 이하 어린이는 앉을 수 없다. 추가 비용 약 2만원을 내야 한다.
좌석을 고르기 전에 싯구루(seatguru.com)라는 웹사이트에 들러보자. 전 세계 모든 항공사의 좌석 지도와 기내 서비스, 비디오 시스템, 전기 콘센트 유무 등의 정보가 있다. 좋은 좌석과 나쁜 좌석을 색깔로 표시해뒀고, 이용자가 남긴 탑승 후기도 볼 수 있다. 비즈니스 좌석은 부담스럽지만 일반석은 못 견디겠다면 ‘프리미엄이코노미’ 좌석을 추천한다. 일반석과 비즈니스 클래스의 중간에 해당하는 좌석으로, 일반석보다 40% 가량 공간이 넓고 가격이 1.5배 비싸다. 영국항공·에어프랑스 등이 먼저 선보였고,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도 도입 예정이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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