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 민동필 - 객관적 서술의 시작은 구체적인 설명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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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주에 걸친 칼럼을 통해 필자는 주관적 관점을 내세웠을 때 논쟁 또는 싸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좋다/싫다’, ‘맞다/틀리다’, ‘이것은 이렇다/저것은 저렇다’와 같은 주관적 표현을 배제하고 나면 아마도 당장은 사용할 단어를 찾기 어려워 말문이 막히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주관을 배제한다고 해서 당장 상대방이 상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객관적인 서술이 가능하지는 않음을 뜻합니다. 즉, 객관적 서술방법 또한 능동적인 공부를 통해 익혀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이는 지식 위주의 현재의 교육체제에서는 배우기 어려울 수밖에 없으므로 부모가 이 방법을 익혀 자녀를 이끄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객관적 서술의 기본 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서술에 대해 다루고 일상에서 부모가 이를 익혀 적용함으로서 자녀 또한 객관적인 서술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객관적/구체적 서술에 대해 예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필자는 몇 달 전 수원에 사는 사람들에게 ‘서울은 북쪽에 있다!’라고 가르쳤더니 인천 사람이 ‘서울은 북쪽이 아닌데 왜 북쪽이라고 가르치나!’와 같이 반론을 제기한 예를 들어 ‘배우는 사람의 이해력을 탓하는 교육’을 주제로 칼럼을 게재한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서울은 북쪽에 있다!’라는 서술을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객관적 표현이라면 모든 사람들이 들었을 때 오해를 남기지 않는 서술일 것입니다. 그런데 인천 사람이 서울은 북쪽이 아니라는 반론을 제기한 것으로 비춰 이 표현은 객관적인 표현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즉, ‘서울은 북쪽에 있다’는 말은 수원과 같이 서울에서 남쪽에 위치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만 ‘맞다’고 할 수 있기에 이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주관적 관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장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이번에는 수원 사람들에게 ‘서울은 수원으로부터 북쪽에 위치해있다!’와 같이 이야기 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앞 문장과의 차이는 단순히 수원과 서울의 상대적 위치를 구체적으로 서술했다는 것 외에는 없는 이 말이 수원과 인천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요? 아마도 건성으로 들어 일부분을 놓치지 않았다면 수원 사람도 인천 사람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말은 정확하게 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설명 이며 따라서 객관화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객관화를 시키는 방법은 서로 상대적인 관계에 있는 것들을 빼놓지 않고 구체적으로 서술했을 때 가능해 집니다. 그런데 이렇게 쉬운 방법을 일상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직 두뇌의 발달단계에 있는 자녀들이 글쓰기, 표현 등에서 구체적인 서술을 통해 객관화하는 과정을 스스로 익힌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은 이 방법을 부모, 선생님, 또는 주변에서 접하는 어른들을 통해 보고 듣고 따라하면서 익히려하기에 아이들이 자주 접하는 또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의 구체적/객관적 서술 능력에 따라 아이들이 배우고 익히는 정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부모의 영향은 부모가 생각하는 그 이상일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의견을 묻지 않고 자녀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 해 주는 동시에 자녀들이 부모의 생각을 알아서 부모들이 원하는 바대로 무엇을 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자녀들에게 ‘그걸 꼭 말로 해야 해?’, ‘알아서 할 수 없겠니?’와 같이 자녀들이 부모의 생각을 알아서 맞춰주기를 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자녀들에게 구체적인 설명 없이 자녀가 부모의 생각을 알아맞히기를 바라는 접근법을 통해, 또 자녀가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음에도 자녀의 생각을 이미 다 알고 있다기에 원하는 것을 표현하지 않아도 해 줄 수 있다는 형식의 접근법이 자녀들의 구체적/객관적 서술 능력을 키우는데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자녀들이 구체적/객관적 서술 능력을 키워 갈 수 있기를 원한다면 부모부터 일상에서 구체적인 서술을 생활화 할 것을 필자는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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