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 “인양 시기 고의 지연은 불가능 … 하루 인건비만 3억 넘게 불어”
한국중앙일보 기자
입력17-03-24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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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인양·구난업체 코리아샐비지의 류찬열(63) 회장의 말이다. 상하이샐비지가 세월호 인양업체로 최종 선정된 건 19개월 전(2015년 8월)이다. 23일 세월호가 순식간에 수면에 떠오르자 일각에선 ‘해양수산부 등 정부가 정치적으로 인양 시기를 조절했다’는 ‘음모론’이 흘러나왔다. 19년 동안 선박 인양 업종에 종사해 온 류 회장은 “상하이샐비지가 인양 시기를 조절한다는 건 완전히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단언했다.
상하이샐비지는 류찬열 회장에겐 경쟁사다. 류 회장은 세월호 인양 입찰에 기술평가 부문 최고점을 받았던 네덜란드 스미트(SMIT)사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다. 하지만 보증금이 부족해 실격 처리되며 상하이샐비지가 최종 선정됐다.
류 회장은 인양 시기를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들었다. 우선 상하이샐비지가 인양 공법(크레인 공법→탠덤 리프팅)을 바꾸면서 3개월이 흘러갔다. 류 회장은 상하이샐비지가 크레인 공법 기술력 확보를 위해 투입한 돈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어떤 기업이 인양을 늦추려고 그렇게 거액을 포기하겠나”고 되묻는다.
그에 따르면 상하이샐비지는 흥우산업이 보유한 (크레인 공법용) 플로팅 도크를 빌리는 데 10개월 동안 약 50억원을 지급했다. 또 이걸 개조·시운전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50억원이 들어갔다고 한다. 상하이전화중공업(ZPMC)에서 1만2000t급 리프트 크레인을 대여하는 비용이나, 세월호가 들어갈 140m 길이 박스(조금구·약 100억원 추정)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인력도 큰 요소다. 류 회장에 따르면 인양 작업에 참여한 인력 350여 명의 한 명당 일당은 98만원 안팎이다. 작업이 하루만 지연돼도 인건비가 매일 약 3억4300만원씩 불어난다. 또 인양 전문가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바지선에 가설치된 컨테이너 2개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350여 명이 묵기엔 턱없이 비좁다. “수중작업 인력은 대변이 마려울까 봐 3일 정도는 식사를 최소한으로 섭취하면서 일할 정도입니다. 일부러 작업을 지연시키는 건 상상할 수도 없어요.”
모론 대로 한국 정부가 손실을 보전하기로 밀약하고 인양 일정을 늦춰 달라고 상하이샐비지에 요구했을 수 있을까. 중국 현지 상황을 볼 때 불가능하다는 것이 류 회장의 판단이다. 입찰 때 또 다른 중국 국영 기업인 옌타이샐비지가 입찰가로 960억원을 제안했다. 815억원(상하이샐비지)에 비해 적정 가격이어서 중국 측이 입찰 업체를 조정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상하이샐비지가 저가 입찰을 고집하면서 1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입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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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 공법=선체를 크레인으로 끌어올린 뒤, 플로팅도크(floating dock )에 얹어 운반하는 방식.
◆탠덤 리프팅(tandem lifting)=유압으로 66개의 인양 줄을 잡아당겨 선체를 끌어올린 뒤, 반잠수식 선박에 얹어 운반하는 방식.
」◆탠덤 리프팅(tandem lifting)=유압으로 66개의 인양 줄을 잡아당겨 선체를 끌어올린 뒤, 반잠수식 선박에 얹어 운반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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