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 600분 중 저출산 논의 2분뿐 … ‘한 주제로 맞짱토론’ 늘려야
한국중앙일보 기자
입력17-03-23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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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토론은 검증이다
![대선후보 선출을 앞두고 TV토론회에 나선 각 정당의 경선 후보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최성·문재인·안희정 후보. [사진 송봉근 기자], [뉴시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3/24/85d777e0-190c-4129-a98d-623d9e5b62a1.jpg)
대선후보 선출을 앞두고 TV토론회에 나선 각 정당의 경선 후보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최성·문재인·안희정 후보. [사진 송봉근 기자], [뉴시스]
일자리 대책조차 토론시간이 600분 중 27분에 그쳤다. 27분 중 6분은 문재인 후보가 제안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와 관련한 논란이었다. 그간 토론회를 별러온 이재명 후보는 1차부터 “정부 중심의 일자리 정책은 한계”라고 지적하면서 문 후보를 공격했다. 문 후보는 “공공 부문은 ‘마중물’일 뿐”이라고 받아쳤지만 정작 이 문제를 심층토론으로 끌고 가지 못했다. 그만큼 정책 준비가 안 됐다는 평가다. 반면 민주당은 대연정 논란에 57분을 썼다. 매번 질문과 답변 패턴이 똑같았다. 문재인·이재명 후보가 대연정 주장을 공격하면 안희정 후보는 “왜곡”이라고 항변하는 선이었다. 그런 얘기를 후보들은 57분이나 되풀이했다.
![대선후보 선출을 앞두고 TV토론회에 나선 각 정당의 경선 후보들. 자유한국당 홍준표·김진태·이인제·김관용 후보. [사진 송봉근 기자], [뉴시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3/24/990da6ad-fee3-46fb-9180-d04e1adee459.jpg)
대선후보 선출을 앞두고 TV토론회에 나선 각 정당의 경선 후보들. 자유한국당 홍준표·김진태·이인제·김관용 후보. [사진 송봉근 기자], [뉴시스]
안 후보 캠프의 이철희 의원은 “대선이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조기에 치러지기 때문에 정치 논의가 많은 것은 당연하지만 정책이 사라진 본말 전도의 토론회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 보기 힘든 정책 검증=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당 토론에서도 정책 검증은 보기 힘들었다. 20일 토론에서 안철수 후보는 상대를 검증하기 위한 주도권 토론 시간을 자신의 교육·산업정책을 소개하는 데 썼다. 손학규 후보에게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과제”를 물은 뒤 손 후보의 대답과 무관하게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는 말로 마무리하는 식이었다. 박주선 후보에게도 자신의 교육정책을 설명한 뒤 의견을 물어 박 후보 측에선 “자기만 돋보이기 위해 질문하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의 한 대선주자 캠프 관계자는 “지지율 소수점 후보까지 참여시켜 기계적 균형을 맞추려니 토론 자체가 안 된다”며 “최성 후보는 기탁금 4억원을 내고 자기 광고를 하려고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후보는 토론회에서 “나를 검색어 1위로 만들어줘 감사드린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대선후보 선출을 앞두고 TV토론회에 나선 각 정당의 경선 후보들. 국민의당 박주선·손학규·안철수 후보. [사진 송봉근 기자], [뉴시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3/24/43e2f9d0-d5bc-488a-b2e2-9430bc5a8b74.jpg)
대선후보 선출을 앞두고 TV토론회에 나선 각 정당의 경선 후보들. 국민의당 박주선·손학규·안철수 후보. [사진 송봉근 기자], [뉴시스]
4차 토론회의 사회를 맡았던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큰 주제만 정하고 현장에서 스스로 대처해야 하는데 미리 만든 정답을 시간까지 맞춰 읽으니 토론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대선후보 선출을 앞두고 TV토론회에 나선 각 정당의 경선 후보들. 바른정당 유승민·남경필 후보. [사진 송봉근 기자], [뉴시스]](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3/24/0beab46b-5521-4e21-8c30-ce5a773b9b34.jpg)
대선후보 선출을 앞두고 TV토론회에 나선 각 정당의 경선 후보들. 바른정당 유승민·남경필 후보. [사진 송봉근 기자], [뉴시스]
이유는 반복되는 포맷 때문이란 지적이다. 민주당의 6회 토론회는 방송국만 바꾼 ‘재방송’에 가까웠다. 매번 1분의 자기 소개, 1분30초씩의 주제 토론, 10분의 주도권 토론을 거쳐 시간에 쫓긴 30초간의 마무리 발언으로 끝났다. 문 후보 측 신경민 TV토론본부장은 “같은 말만 반복되다 보니 언론 보도에서도 정책은 사라지고 네거티브만 남는다”며 “후보만 탓하기 전에 토론회 자체의 재설계를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강태화·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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