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지식리뷰] ‘어쩌다 미국 대통령’된 지정생존자, 실존했을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3-27 22:00 조회1,088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https://joinsmediacanada.com/data/file/channel/0_BnwYNfmU_429a1252-140b-43a1-bf07-676b7ed62082.jpg)
정치적 야망이 없는 톰 커크먼은 지정생존자가 된 후 우연히 미국 대통령직을 맡게 된다. [사진 넷플릭스]
━
지정생존자의 조건
아무나 지정생존자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법령에 따라 대통령 승계 순위에 있는 인물 중에서 선택된다. 1순위 부통령, 2순위 하원의장, 3순위가 상원 임시의장이다. 그다음은 각부 장관으로 국무부-재무부-국방부-법무부-내무부-농무부-상무부-노동부-보건복지부-주택도시개발부-교통부-에너지부-교육부-보훈부-국토안보부… 이런 순서로 넘어간다.
명단을 보면 눈치챘겠지만 커크먼(도시개발부)은 꽤 후순위다. 계승 서열 13위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매우 매우 희박한 인물인 셈이다. 지정생존자가 되어도 앞 순위 12명이 몰살당해야만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드라마에선 이런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 하지만 커크먼이 지정생존자로 지명됐다는 설정 자체는 설득력이 있다.
지정생존자는 서열과 인지도가 낮은(당연히 상대적으로 낮다는 뜻) 인물이 낙점되는 경우가 많다. 지정생존자를 지명하는 행사 중 대표적인 것이 대통령이 매년 초 의회에서 정견을 발표하는 연두교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연두교서에서는 서니 퍼듀 농무부 장관(9위), 올해에는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15위)을 각각 지정생존자로 지명했다.
━
냉전이 만든 미국적 상상
지난 2월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AP, Pool 연합뉴스]
다만 1980년대까지는 지정생존자에 대한 기록이 없었고 정부의 관행쯤으로 여기는 경향이 짙었다고 한다. 그러나 2001년 9.11 테러가 분수령이 됐다. 대규모 살상의 테러 위협이 현실이 되면서 제도 자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이 시기 이후 지정생존자로 지명받았던 인물은 자신의 경험에 대해 철저히 '노코멘트'로 일관하며 보안을 유지해오고 있다 .[2]
━
최악의 상황은 없었다
이처럼 지정생존자로 대통령이 된 사례는 없었지만 '정부요인 몰살'이라는 극적 설정은 드라마 소재로는 적격이다. 미국 내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에서도 리메이크작이 촬영 중이며 상반기 tvN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다만 지정생존자 제도가 없는 한국의 상황에 맞춰 설정이 조금 바뀐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 궐위 때 승계가 아닌 권한대행 체제로 간다. 이 경우에도 60일 이내 대선을 치러야 한다(공직선거법)고 정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당시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을 맡았고, 대선을 거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것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그래서 리메이크작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 서열 14위 박무진 환경부 장관(지진희 분) 이야기로 변주될 예정이다.
참고자료
[1] 미국 대통령계승법
[2] 워싱턴포스트 2016년 10월 20일 기사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