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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패럴림픽 외면, 막장 드라마 … 시청자 위해 중간광고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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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1-06 22:00 조회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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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없는 지상파 중간광고 <하>

 

‘콘서트 7080’이 3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됐다. KBS는 ‘젊은 방송이 되겠다’며 공공성 높은 프로그램들을 최근 폐지했다. 시청자 복지를 내세우는 지상파가 공적 역할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 KBS]

지상파 이익단체인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9월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을 재차 요구하며 ‘시청자 복지’와 ‘방송산업 경쟁력 제고’를 내세웠다. ‘시청자 복지’는 지상파가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하거나 UHD 주파수 무상 할당을 요구할 때도 내걸었던 명분이다.
 
하지만 지상파 스스로 앞장서 시청자 복지를 훼손한 사례가 적지 않다. 매년 국민들로부터 6000억원 넘는 수신료를 받는 KBS는 최근 “젊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겠다”며 공공성 짙은 프로그램을 대거 폐지했다. 중장년층 가요 프로그램으로 사실상 유일했던 ‘콘서트 7080’, 소비자 권익 프로그램 ‘소비자 리포트’, 20년간 방송된 ‘시청자 칼럼, 우리가 사는 세상’, 18년간 방송된 정보 프로그램 ‘VJ특공대’, 22년간 방송된 유일한 근대사 배경 시대극 ‘TV소설’이 폐지됐다. ‘콘서트 7080’의 한 애청자는 시청자게시판에 “이제 중장년층 시청자는 추억조차 소비할 수 없는 세대냐”며 “14년간 사랑받고 있는 프로그램을 폐지하지 말아달라”고 글을 올렸다.
 
‘KBS 수신료 폐지’ 요구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오는 단골 청원 중 하나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80년대에도 수신료 거부 운동이 있었는데 지금도 수신료를 못 내겠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며 “지상파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신뢰가 있다면 이러한 목소리가 나오겠냐”고 반문했다. 지난해에는 지상파 3사 모두 재허가 심사에서 ‘탈락’ 점수를 받는 초유의 사태까지 일어났다.
 
지상파 3사는 지난 3월 평창동계패럴림픽 중계 때도 큰 비판을 받았다. 당시 10일간 치러진 패럴림픽을 중계하기 위해 지상파가 처음 편성한 시간은 KBS 25시간, MBC 18시간, SBS 30시간이었다. 개최국이 아닌 영국 민영방송사 채널4가 100시간을 편성한 것과도 비교된다. 각계의 비판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도 “국내 방송의 중계가 외국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상파는 뒤늦게 추가 편성에 나섰지만 처음 계획보다 약 50%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달 개최된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은 공영방송 KBS마저 중계를 거의 하지 않았다. 이문희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사무차장은 “지상파가 주장하는 공공성은 자신이 필요할 때만 꺼내 드는 명분”이라며 “KBS는 간혹 공영방송이라 믿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상파와 유료방송사 사이의 재송신료 다툼은 시청권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블랙아웃’ 사태까지 초래한 바 있다. 지상파는 유료방송사로부터 지상파 채널을 재송신하는 데 따른 대가를 꾸준히 인상해왔다. 이에 반발하는 유료방송사와 지상파의 다툼 와중에 전파 송출이 중단되거나, 중단될 위기가 거듭됐다. 논란이 반복되자 방통위는 지난 5월 직권으로 분쟁 조정 절차를 개시할 수 있도록 방송법개정안을 의결한 상태다. 지상파는 2014년도 브라질 월드컵 중계 과정에서는 전례에 없던 ‘추가 비용’을 요구하며 일부 유료방송사에 모바일 송출을 중단시켰다.
 
지상파가 중간광고 도입의 또 다른 명분으로 내세우는 ‘방송산업 경쟁력 제고’도 안일한 콘텐트 제작 방식이 더 문제란 지적이 나온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지상파는 제작비가 없어서가 아니라 관료적 성격을 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문화적 취향이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라며 “중간광고가 도입된다고 이러한 문화가 달라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드라마만 해도 신규 방송사들이 기존과 차별화된 웰메이드 작품으로 높아진 시청자 눈높이에 맞춰가는 동안 지상파는 진부하고 선정적인 소재를 답습해왔다. 패륜, 기억상실증, 출생의 비밀 등은 일일극을 중심으로 여전히 지상파에 반복해 등장하는 코드다. 청소년시청 보호시간대(평일 오전7시~오전9시, 오후1시~오후10시)에 방송되는 드라마임에도 지나친 폭력이 묘사되기도 한다. 지난 2일 KBS2 일일극 ‘끝까지 사랑’에서 극 중 인물의 손목을 작두에 집어넣고 자른다며 협박하는 장면이 나왔던 게 가까운 예다. 방송사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미니시리즈는 KBS ‘러블리 호러블리’(1.0%), MBC ‘위대한 유혹자’(1.5%), KBS ‘오늘의 탐정’(1.7%) 등 올해만 벌써 7편의 1% 대 시청률 드라마가 등장했다. 대부분 허술한 극본, 개연성 없는 전개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지상파가 중간광고의 도입 필요성을 강변하기에 앞서 자체적인 변화가 실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방통위 종합감사에 나와 “지상파에 구조조정하도록 설득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상파에서 이에 호응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상태다. 김민기 숭실대 광고홍보학 교수는 “변화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중간광고는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될 것”이라며 “자기 혁신과 공공성에 대한 노력,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1·2부 쪼갠 뒤 광고 … 지상파, 이미 꼼수 중간광고

 
지상파는 지난해 4월부터 법령의 허점을 이용해 유사 중간광고를 하고 있다.  
 
프로그램 하나를 1·2부로 쪼갠 뒤 각각을 “완결 형식을 갖춘 별개 프로그램”이라 주장하며 중간에 광고를 삽입한다. 이름도 중간광고가 아닌 ‘PCM’(프리미엄광고)라고 부르고 있다.  
 
방통위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 교수는 “입법 취지에 어긋나는데도 방통위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편법 중간광고를 하며 중간광고 도입을 주장하는 게 떳떳한 행동이냐”고 반문했다.  
 
지상파에 정식으로 중간광고가 도입되면 분량 기준으로 나눠 삽입됐던 PCM과 달리, 중요 순간에 광고가 삽입되며 시청권 침해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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