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 장미희거나 이미숙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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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1-08 11:51 조회5,12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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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 드라마에 등장하는 연예인 중 스타일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사람은 중년의 두 여배우 장미희(60)와 이미숙(58)이다. 이들이 보여주는 우아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스타일은 ‘패셔니스타’가 더 이상 젊은 연예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장미희는 KBS 드라마 ‘흑기사’에서 300년간 늙지 않고 불멸의 삶을 사는 ‘장백희’ 역으로 활약 중이다. 그는 빨강·초록·겨자색 등 화려한 색감을 사용하면서 과감하지만 절제된 스타일로 신비로운 캐릭터를 표현해 화제가 됐다. 장백희에 비하면 현실적이지만, 이미숙 역시 MBC 드라마 ‘돈꽃’에서 “이 나라에서 열 손가락에 드는 돈 많은 여자”란 대사로 표현될 만큼 비현실적으로 비치는 재벌가 맏며느리 ‘정말란’ 역을 연기하고 있다. 그는 연기는 물론이고 입고 나오는 옷을 통해 시아버지 회사인 청아그룹을 자신의 아들에게 물려주려는 야망을 품은 야심가인 동시에, 이를 위해 정치인까지 쥐락펴락하는 전략가로 또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잘 관리된 상류층 여성의 모습을 보여줘 호응을 얻고 있다.
각기 다른 스타일로 승부 건 두 명의 ‘쎈 언니’
드라마 ‘흑기사’ 장미희 vs. ‘돈꽃’ 이미숙 스타일
모던한 카리스마 패션으로 새로운 중년 스타일 제시
구조적이고 절제된 우아함(장) vs 고급스럽고 화려한 섹시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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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하지만 절제해서 vs 섹시하지만 고급스럽게
관전 포인트는 고정관념을 깨는 ‘뻔하지 않은’ 스타일이다. 그저 예쁘고 세련되게 잘 차려 입은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기존 드라마에서 흔히 봐왔던 중년 여성의 패션과는 사뭇 다른 다양하고 과감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단순한 디자인이더라도 착용하는 신발과 액세서리에 따라 완전히 다른 옷이 된다. 4회에 입고 나왔던 초록색 캐시미어 코트가 대표적인 예다. 원래 있던 같은 원단의 벨트를 빼고 검정색 가죽 벨트를 매 트렌디한 젊은 감각을 입혔다. 조씨는 “단순한 디자인의 코트에 검정색이나 짙은 갈색의 가죽 벨트를 하면 정돈되고 세련된 느낌이 산다”며 “가장 쉽게 활용해볼 수 있는 스타일링 기법”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1회에서 입었던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낙타털 망토를 두른 모습은 '정말란'을 가장 잘 보여준 스타일로 꼽힌다. 담당 스타일리스트 김성일씨는 “카리스마를 표현할 수 있는 스타일링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길이감이 느껴지는 긴 기장의 옷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길이가 긴 상의와 하의를 동시에 입으면 여성스러우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정말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무릎길이의 원피스 아래 발등을 덮는 길고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를 입는다든지, 긴 길이의 맥시 원피스 위에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외투를 입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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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짧은 커트 vs 바비 인형 같은 긴 머리
장미희는 생머리에 귀가 보일 정도로 짧은 커트 스타일을 10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극마다 역할에 맡게 조금씩 다른 변화를 준다. 젊은 시어머니 역할을 한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는 앞머리를 눈썹 선에 맞춰 잘랐고, 대기업 회장 사모님 역할을 한 ‘장미빛 연인들’에선 양쪽 머리 길이를 다르게 한 비대칭 커트를 보여줬다.
이번 장백희 머리 역시 치밀하고 정교하게 계획한 디자인 의도가 엿보인다. 앞머리 끝을 꼬리처럼 뾰족한 모양으로 만들어 얼굴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게 하고 반대쪽 머리는 광대뼈까지 짧게 올려 잘라 모던한 이미지를 심었다. 그의 머리를 담당한 피트강 원장(피트강 헤어 아티잔)은 “장백희 캐릭터처럼 인자하고 따뜻한 느낌과 동시에 예민하고 날카로운 느낌을 함께 낼 수 있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보는 방향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느낌이 나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강원장에 따르면 남자같이 보이거나 너무 세 보일까봐 짧은 커트에 부담을 느끼는 중년 여성이 많지만 일단 짧은 커트에 도전해본 사람은 자르고 난 뒤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어중간한 웨이브 머리보다 세련될 뿐 아니라, 손질법도 간단해 머리를 감고 말린 뒤 왁스를 약간 바르기만 하면 별다른 손질 없이도 스타일이 잘 살기 때문이다.
긴 머리를 자연스럽게 내릴 때도 있는데 이때도 자연스러운 웨이브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둔다. 미용실에서는 머리를 여러 구획으로 나눠 고대기로 각기 다른 방향의 웨이브를 넣는 방법을 쓴다. 만약 집에서 따라 한다면, 샴푸 후 물기만 제거한 상태에서 머리를 하나로 모아 정수리 위에서 동그랗게 모아 묶는 일명 ‘소라머리’를 했다가 드라이어로 완전히 말린 후 풀면 자연스러운 웨이브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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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꼬리만 살짝 vs 눈 꽉 채운 아이라인
글=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장미희거나 이미숙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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